[뉴스 스나이퍼 sniper] 86. 참된 교육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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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나이퍼 sniper] 86. 참된 교육의 비결은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19-08-30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랑은 그리움이다. 더욱이 지난 시절의 사랑은 그리움의 농도를 더욱 고밀도(高密度)로 만드는 기저(基底)로 작동한다.

[사랑 하나 그리움 둘 - 그 시절, 단비와 같은 사랑, 서둔야학의 추억](저자 박애란 & 출간 행복에너지)은 호롱불 밝히며 달밤을 지새우던 지난 시절의 아름다운 동화와 같은 추억의 모자이크로 꾸며진 책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야학을 알까? 야학(夜學)은 '밤에 공부함'과 함께 '야간 학교(야간 학습을 위한 시설과 체계적인 교과 과정을 갖추고 있는 학교)'를 줄여 이르는 말이다. 모든 것이 풍요한 지금과 달리 보릿고개 시절의 지난날엔 야학이 있었다.

이와 같은 어둠의 시대를 경험한 저자가 전하는 '서둔야학'의 이야기는 특히 베이비부머들의 심금을 울리는 장맛비로 다가온다. 돈이 없어서 정규학교엔 가지 못 했지만 대안으로 밤마다 산길을 헤치고 공부하러 가던 학생들…….

그들을 기다려 사랑과 정성으로 헌신한 앳된 선생님들의 이야기는 물질만능주의가 지배하는 현실에 따가운 회초리로 등장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이자 목적'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 "나와 서둔야학과의 인연은 19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54년 전의 인연이 지금까지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서둔야학 선생님들은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생들로 가난하여 정규학교에 못 간 농대 인근의 청소년들에게 야간에 공부를 가르쳐 주셨다.

가난으로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는 부모님들을 대신하여 사랑과 관심을 쏟으셨으며 황폐해진 야학생들의 마음을 문학과 음악으로 곱게 가꿔 주셨다. 수업을 가르친 후에는 대부분이 여학생인 우리가 염려되어 꼭 집까지 데려다주셨다.

1965년도에는 배움의 보금자리를 서울대 농대 연습림 한 귀퉁이에 손수 지어 주셨다. 그런 다음 호롱불 대신에 전기를 끌어와 전깃불을 밝혀 주셨다. 1967년에는 바닥에 까는 멍석 대신에 책, 걸상을 손수 만들어 주셨다.

소풍을 갈 때는 병약해서 잘 걷지 못하는 학생을 업어서 왕복 20리 길을 데려다주기도 하셨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와 선생님들을 좋아했던 나로서는 최고의 선생님들을 만나게 된 셈이었다.

나는 우리의 배움터가 새로 지어졌을 때, 전깃불이 처음으로 들어왔을 때, 책걸상이 처음으로 들어왔을 때마다 감격했었다. 대학생으로서 낮에는 당신들의 공부를 하시고 밤에는 우리 공부를 가르쳐 주신 후라 엄청 피곤하실 텐데도 밤 10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도 위험하다며 꼭 집까지 데려다주시던 선생님들에 대한 고마움이 뼈에 사무쳤었다.

'언젠가는 이 이야기를 꼭 글로 써서 세상에 널리 알릴 거야! 반드시!' 결심하고 또 결심했었다.(후략)" = '교사는 있으나 스승은 없다'는 말이 있다.

이는 옛 스승들처럼 학생들을 바른 길로 인도한다거나 일일이 관리하며 내 자식처럼 대해주는 스승은 사라졌고, 대신 '월급쟁이'가 되어 마치 기계처럼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만 있다는 풍자의 아픈 송곳 표현이리라.

아무튼 진정 스승의 길을 달렸던 서둔야학의 선생님들은 후일 소위 SKY대학의 명망 높은 교수님들로 변모했다는 사실의 강조에서 필자는 문득 서울대 출신의 아이들이 오버랩 되어 흐뭇했다.

또한 저자가 서둔야학 선생님들로부터 받은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고자 서울대 농대에 연구발전기금으로 적지 않은 금액을 쾌척했다는 부분 또한 평소 매사 자신만만한 저자만의 특이성과 당찬 기개까지 발견할 수 있어 마음까지 넉넉했다.

4월 28일자 디지털타임스의 [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에서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 "(전략) 흔히들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룬 성취를 표현한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이러한 성취가 많은 국가 중에 하나였다. 1960년 초반 100달러도 안됐던 1인당 국민소득은 1977년 1000달러, 1995년 1만 달러를 거쳐 지난해에는 3만 달러를 넘어서게 되었다.

말 그대로 '다이나믹 코리아'(Dynamic Korea)의 신화이다. 하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계층을 이동하기 힘들어지면서 역동성이 사라지고 있다.(중략) 10여 년 전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사다리 걷어차기'(Kicking away the ladder)라는 책에서 "현재 선진국들은 과거 경제발전을 도모하면서 보호관세와 정부 보조금을 통해 산업을 발전시켜놓고, 지금에 와서는 후진국에게 자유무역을 선택하고, 보조금을 철폐하라고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한때 외국의 지적재산권을 상습적으로 침해했던 국가들이 이제는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해 처벌요구 목소리를 높이면서 사다리를 걷어차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선진국의 위선이라는 게 장 교수의 설명이다.

사다리 걷어차기는 우리 사회 내부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계층이동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정책들을 펴면서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고 사회정의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립형사립고·외국어고등학교의 폐지정책이 그러하다. 사회지도층들은 자신의 자녀들을 자립형사립고, 외국어고를 졸업시킨 뒤 로스쿨과 의대에 보냈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사고와 외고에 구태여 자녀를 보낼 필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후략)" =

위와 같은 인사가 최근 정부 고위직 임명에 적격이다, 아니다 하여 급기야 민심까지 둘로 쪼개졌다. 외톨이로 전락한 외교부터 수습하는 것만으로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거늘 오히려 국민들을 반으로 갈라 줄을 세우고 있으니 학생들은 과연 뭘 보고 배워야 하나?

여하간 "(참된) 교육의 비결은 학생들을 존중하는 데 있다"고 한 미국의 철학자 랄프 왈도 에머슨의 명언처럼 우리의 교육도 이를 본받았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고된 야학을 통해 33년간 교사로 근무한 저자의 특이한 이력,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관의 부드러움, 현재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저자의 여장부다운 행보는 학생들에게도 그윽한 산사의 풍경과 아울러 널찍한 삶의 거울로도 작용할 수 있는 책이기에 일독을 권한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홍경석-작가-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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