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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이승현 山君(산군)법률사무소 변호사 |
우리 현행법상 영업과 가장 밀접한 법률은 아마도 상법일 것입니다. 실제로 상법상 영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법상 '영업이란 무엇이다.'라고 정확하게 개념을 정의한 조문이 없습니다. 다만 강학상 '상인의 영리(營利)활동'을 「주관적 의미의 영업」으로, '상인의 영업 목적을 위하여 결합시킨 재산의 전체'를 「객관적 의미의 영업」으로 분류합니다. 가령 상법 제41조의 '영업양도인의 경업금지의무'에서 말하는 영업이란 후자를 의미합니다.
반면 일상생활을 하며 흔히 쓰는 '영업'이란 단어의 의미는 전자, 즉 주관적 의미의 영업의 개념과 유사할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어떻게 영업을 해야 하는가?'라는 말을 자주 쓰곤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영업은 상인의 영리활동, 즉 '어떻게 해야 돈을 벌 수 있는가?'라는 말에 다름이 아닐 것입니다.
사실 저는 어떻게 해야 돈을 벌 수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게다가 여러 다른 직역의 상인(商人)들이 처한 상황이 천차만별일진대, 돈을 벌 수 있는 일률적인 방법을 말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다만 기억에 남는 인생의 선배님 두 분의 말씀을 언급해볼까 합니다.
한 선배님은 자동차부품 제조업 회사를 설립해 위 회사의 임원으로 25년 동안 경영의 일선에서 활약하신 분입니다. 위 선배님과 이런저런 말씀을 나누는 와중에 제가 최근에 아기가 태어나 가족용 차를 구매해야 하나 고민한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선배님은 전기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을 고민해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유인즉슨 자신도 20년 이상을 내연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며 먹고 살았지만, 이제는 전기차·자율주행차·공유차 등으로 인해 시장의 양상이 급변해 기존의 틀을 고집하는 회사는 5년 이내에 고사할 것이라고 예측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현실의 구체적인 실례들과 앞으로 자신의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물론 위 선배님의 경영판단이 오판일 수도 있습니다. 위와 같은 판단의 옳고 그름은 차치하여두고,'시대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고, 그 느낌을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 영업의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영업(營業)'이라는 단어의 한자를 살펴보면, '경영하다 내지 만들다.'는 의미의 단어인 영(營)을 쓰고 있습니다. 즉 넓게는 시대, 좁게는 상황의 변화에 걸맞은 것을 유연하게 만들어내는 것이 영업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도 이른바 꼰대의 기질이 아닌 영(young)한 기질을 가지려는 '영업(young業) 변호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토목디자인을 30년 이상 하신 다른 선배님은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30년 이상 일을 하다 보니 사업의 마지막 종착역은 결국 영업인 거 같다. 그리고 끝에 있는 영업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인생의 철학의 문제인 거 같다."
저는 선배님의 툭 하니 아무렇지 않게 던진 말 한마디에 뒤통수를 크게 얻어맞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사업의 끝은 영업이고, 영업의 끝은 철학이다."라는 이 말을 저는 일단 제 사업장을 운영하는 바로미터(barometer)로 삼아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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