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말의 내면화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심리 톡] 말의 내면화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 승인 2019-12-06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1180869168
게티 이미지 뱅크
말이 내면화되면 자아의 일부가 된다. 그래서 독한 말 한마디가 그토록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이다.

지금부터 20년 전의 일이다. 누군가를 찾아가지 않으면 어느 누구 하나 심리 상담을 해 주거나 일부러 위로해 주지 않는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하지 않았는가,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찾아간다. 찾아가서 하는 것이라곤 하소연이고, 자신을 합리화하는 것 뿐이었다. 그 사실을 안 것은 꽤 오래되었지만, 내 것으로 체득 된 것은 불과 13년밖에 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말에 의해 나 자신만 상처받는 줄 알았다. '나는 좋은 사람이니, 나는 배려가 많은 사람인데, 설마 내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을 리가……' 엄청난 환상 속에 살았던 과거가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장애도 그런 장애가 없다.

어느 날, '너 또라이 아니냐' 란 말에 '또라이'가 뭐지? 태어나서 첨 들어본 말이다. 더 정확히는 누군가로부터 나 자신을 비난하는 말을 직접 들었던 단어로 기억한다. 분노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 상황에 더 집착하게 되었다. 그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드리는데 3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그때의 상황은 이랬다. 상대방이 싫다는데, 내가 할 얘기를 꼭 하고 싶어서, 내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상대방을 찾아갔던 것이다. 지금은 그 때의 내가 심리적 장애가 참 심각했구나 라고 말하면서 웃어 넘길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다. 내가 받은 상처보다 내가 상대방을 힘든 상황까지 만들었다는 사실을 전혀 생각하지 못한 현실이었다. 지금은 충분히 그런 상황을 만들었던 자신을 먼저 돌아보았겠지만, 그 때는 심리적 나이가 참으로 어린나이였다.



하나의 예로, 말이 내면화가 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말을 자신의 상처로 가져와서 부정적인 울타리를 만들어 그 속에 자신을 넣어버린다는 것이다. 그것은 누구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다. 자신 안에서 자신의 분노와 두려움이 그렇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것을 빨리 깨우쳐야 스스로의 심적 맷집이 강해질 수 있다. 심리적 맷집은 나름의 많은 경험을 통해서 형성이 된다. 자신을 자주 드려다 보고 자신 안에서 해결점을 찾아야 어떤 부정의 말이 들어와도 자기 것이 되지 않는다. 또한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억울함으로 남아 있지 않게 된다. 자신만의 내면 힘이 생기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심리적 맷집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다 정상이면서 아닐 수 있다. 다만 몸과 마음이 너무 아프고 힘이 들다보니 스스로를 이상하게 생각할 뿐이다. 힘들 때일수록 자신을 토닥이고 안아주어야 하는데, 많은 날들이 그 반대편에 서 있다. 반대편에서 '너는 왜 이것밖에 못해', '너는 무능력한 사람이야', '도대체 너가 사는 이유를 모르겠어', '차라리 죽어버려' 등 이러한 자신을 항상 비난의 소리가 심장을 계속 찌르고 있지는 않았는가. 몸과 마음은 같아서 곧 반응하게 되어 있다. 얼굴에 인상을 쓰고, 독설의 말을 하고, 증오를 갖게 된다. 결국 그것으로 인해 몸에서는 정상적인 세포가 변형하게 되는 무서운 순환원리를 형성하게 된다. 아프면 아프다고, 상처를 받았다면 이유를 물어봐야 한다. 모든 마음의 병은 자신을 속이는데서 시작된다. 어제도 자신에게 속았다면 지금부터는 자신을 건강하게 만들어야 하는 책임도 자신에게 있다. 그 이유는 확실하게 존재한다. 주어진 삶 자체가 자신을 치유하고, 자신을 건강하게 살도록 해주는 각본 인생이닌까. 즉 삶은 치유의 드라마이니까.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3. "방문 환경 개선" 양산 천성산 미타암, 새 공양간 건립공사 준공
  4. 대전 교사들 한국원자력연 방문, 원자력 이해 UP
  5. 낮고 낡아 위험했던 대전버드내초 울타리 교체 완료 "선제 대응"
  1. 대전우리병원, 척추내시경술 국제 교육 스파인워커아카데미 업무협약
  2.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호흡재활센터 개소
  3. 유등교 중고 복공판 사용 형사고발로 이어져…안전성 이슈 재점화
  4.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졸업자 지역 취업 증가 목표…실현 가능할까?
  5. 충남대병원 안순기 예방관리센터장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헤드라인 뉴스


[기획] 철도가 바꾸는 생활지도… 2030년대 충청 `30분 생활권`

[기획] 철도가 바꾸는 생활지도… 2030년대 충청 '30분 생활권'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대전~옥천 연장, CTX(광역급행철도)가 2030년대 중반까지 순차적으로 개통될 경우, 대전·세종·충북을 오가는 시민들의 생활권은 지금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가장 큰 변화는 이동시간 단축이다. 현재 대전 도심에서 세종 정부청사까지는 교통 상황에 따라 40~50분이 걸리지만, CTX와 광역철도가 연결되면 통근 시간은 20~30분대로 줄어든다. 세종 근무자의 대전 거주, 혹은 대전 근무자의 세종 거주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 교통체증에 따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젊은 직장인과 공무원의..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美 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원·달러 환율 향방은?
美 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원·달러 환율 향방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10일(현지시간) 고용 둔화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 인해 한미 간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최근 1500원대를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렸다. 이는 올해 9월과 10월에 이은 3번 연속 금리 인하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사이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좁혀졌다. 파월 의장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