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90年生이 온다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90年生이 온다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

  • 승인 2020-01-14 10:17
  • 신문게재 2020-01-15 23면
  • 신가람 기자신가람 기자
대전도시공사 유영균 사장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
태어난 시대와 나이로 세대를 구분하는 용어가 여럿 있다. 이미 사회에서 은퇴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1955년~64년 출생), 경제성장의 열매를 처음으로 맛보았다는 X세대(1965년~79년 출생),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1980년~95년 출생), 90년대 후반 이후에 태어나 막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한 Z세대(1996년 이후 출생) 등이다. 신문 정치면에 자주 등장하는 586세대(50대 나이,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와 그 뒤를 잇는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 출생)도 있다.

지난 연말 대전도시공사에서는 7명이 정년을 맞아 직장을 떠났는데 모두 베이비붐 세대였다. 이제 그 자리를 막내 베이비붐 세대나 586세대가 이어받는 중이다.



반대로 작년에 30명 넘는 신입사원을 채용했는데 상당수가 90년대 생이다. 90년대 후반에 태어난 20대 초반의 직원도 있다. 젊은 직원들이 많아지면서 당연히 조직에 활기가 돌고 패기와 자신감이 충만한 후배들을 보면서 선배들이 분발하게 된다.

대형서점과 언론사가 집계한 지난해 베스트셀러 목록 상위권에는 '90년생이 온다'는 도발적 제목의 책이 포함돼 있다. 우리 사회의 관심이 어느새 90년대에 출생한 젊은이들에게로 옮겨가고 있다.



이 책의 표지에는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이라는 부제가 적혀 있는데 아직 수적으로 많지 않고 또 기업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끼칠만한 위치도 아니라서 과장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앞으로 10년 정도 지나면 분명 우리 사회의 중심에서 가장 생산성도 높고 소비력도 왕성한 집단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2500년 전의 소크라테스가 젊은이들의 무례함을 비난했고 동양에서도 장유유서가 중요한 도덕률의 하나였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 느끼는 거부감과 경쟁의식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보여준다.

사회가 20대와 30대에 가진 큰 불만 가운데 하나는 '일체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 세대가 받은 교육은 국가, 직장, 본인으로 순서를 정해서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겉으로는 그런 사고로 무장하고 있음을 은연중에 내비치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젊은 세대로 갈수록 부등호의 방향이 반대로 바뀌어서 본인, 직장, 국가라는 부등식이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듯하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강조하는 최근의 흐름은 젊은 세대뿐 아니라 모두에게 반가운 일이고 사회 전체의 후생이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가 주목하는 또 다른 긍정적인 모습은 이전 세대보다 뛰어난 자기표현과 업무 능력이다. 조직 내부에서 어떤 대상에 대해 호불호를 명시적으로 나타내는 것은 무척 위험한 행동으로 여겼지만, 지금의 젊은 직원들은 거침없이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어 신속하고 정확한 소통이 가능하다.

업무 능력과 습득속도는 직장인으로서 아주 중요한 평가요소인데 어려서부터 디지털 기기에 친숙하고 취업에 관련한 훈련을 받아서 업무에 적응하는 속도가 여간 빠르고 우수한 게 아니다.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리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몰입도는 이전세대보다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

풍족한 시대에 태어나서 고생을 모른다는 걱정도 있지만, 산업혁명을 거치며 200년 이상 선진국의 위치에 있는 서구 여러 나라는 풍족한 세상에 태어난 젊은이들이 더 번영된 세상을 만들어 왔다.

시간은 흐르고 무대의 주인공도 바뀌게 마련이다. 녹슨 프레임에 갇혀 젊은 세대의 장점을 외면하고 "아 옛날이여"만 중얼거리는 사회에 밝은 미래가 있을 수 없다.

오랜 직장생활 과정에서 여러 세대를 경험해 본 나의 견해는 이렇다.

"우리 젊은이들은 충분히 유능하고 건강하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내일도 밝다."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정부부처·위원회'의 세종시 이전… 6.3 지방선거 분수령
  2. '결국 일자리'…천안·청주, 청년친화지수 전국 상위권
  3. 역할 커진 의용소방대… 처우 개선·내부 개선 함께 가야
  4. [세종시의원 후보군 릴레이 인터뷰] 17선거구 김현옥 "현장서 답을 찾는 실천형 정치"
  5. 345㎸ 송전선로 대전 5개 자치구와 충남 14개 시군 영향권…"정부차원 재검토를"
  1. 퇴행성 관절염 치료 시대 열리나… 연골 '방패' 단백질 찾았다
  2. 민주당 세종시의원 후보 신청 38명 "검증 개시, AI도 도입"
  3. 지역서 키운 쌍둥이 경찰의 꿈… 건양대 글로컬캠퍼스서 현실로
  4. 도심 유휴공간, ‘스마트팜으로 대변신’
  5. [사설] 수도권 잔류 정부부처·위원회 세종 이전해야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국정과제 후속조치 하세월…충청 핵심 현안 지지부진

李정부 국정과제 후속조치 하세월…충청 핵심 현안 지지부진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 반영을 통해 충청권 등 지역 현안 해결을 약속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후속 조치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특히 혁신도시 공공기관 2차 이전 등 주요 사업이 포함된 지역 과제 세부 계획 발표가 늦어지면서, 사업 추진 동력은 물론 국가 계획 반영 여부마저 불투명해지고 있다. 19일 지방시대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맞춰 '17개 시·도별 7대 공약, 15대 지역 과제'를 확정하고, 이를 국가균형성장 종합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속 절차는 속도를 내지 못한 채 답보 상태다. 당..

충청권 혼인 늘고 이혼 줄었다…대전 조혼인율 전국 1위
충청권 혼인 늘고 이혼 줄었다…대전 조혼인율 전국 1위

대전과 세종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조혼인율을 기록하며 '젊은 도시'의 면모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특히 대전은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이 6.1건으로 전국 1위를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1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 건수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한 24만 건으로 전년보다 1만 8000건(8.1%) 증가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는 2018년(25만 8000건)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국가데..

세종시·국회의원 `행정수도 명문화` 협력… 시기와 방법은 이견
세종시·국회의원 '행정수도 명문화' 협력… 시기와 방법은 이견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재차 주문한 ‘단계적 개헌’과 관련, 세종시와 세종시 국회의원이 행정수도 명문화 개헌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다만 정부와 정치권에 검토 중인 6월 3일 지방선거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과 비상계엄 요건 강화, 지역균형발전 정신’을 담은 개헌 국민투표에 '행정수도 세종'을 포함하는 것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세종시는 19일 여의도 서울사무소에서 최민호 세종시장과 더불어민주당 강준현(세종시을)·조국혁신당 황운하(비례) 의원의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마련했다. 간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번호판 키우고 더 뚜렷해졌다’…이륜차 전국번호판 도입 ‘번호판 키우고 더 뚜렷해졌다’…이륜차 전국번호판 도입

  • 지역사회 든든한 파트너…제5주년 의용소방대의 날 개최 지역사회 든든한 파트너…제5주년 의용소방대의 날 개최

  • 이란 침략 전쟁 중단 촉구 기자회견 이란 침략 전쟁 중단 촉구 기자회견

  • 도심 유휴공간, ‘스마트팜으로 대변신’ 도심 유휴공간, ‘스마트팜으로 대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