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장애인의 날… ETRI, 촉각으로 소리 전달하는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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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장애인의 날… ETRI, 촉각으로 소리 전달하는 기술 개발

장갑 끼고 손가락 위치별 진동 느껴 음의 높낮이 파악 가능
인공와우 청각장애인 임상 연구 참여해 노래 부르기 성공

  • 승인 2020-04-19 12:59
  • 신문게재 2020-04-20 4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ETRI사진자료 (1)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촉각 피치 시스템으로 진동을 통해 정확한 음정을 파악하는 훈련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승용 선임연구원, 정승은 선임연구원. ETRI 제공
국내 연구진이 청각장애인을 위해 촉각으로 소리를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청각장애인이 보다 정확한 음을 내며 원하는 목소리와 노래를 부를 수 있고 의사소통 역시 활발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주위 소리와 자신의 목소리의 음높이(Pitch)를 분석해 촉각 패턴으로 변환해주는 '촉각 피치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청각이 아닌 촉각 신경을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음악이나 소리 등 청각 정보로부터 소리의 주파수 신호를 뽑아내 음을 인식한 뒤 촉각 패턴으로 만들어 착용자의 피부에 전달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기술로 주변 소리나 자신의 목소리에서 나오는 음의 높이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연구진이 고안한 방법은 주변에서 4옥타브 계이름 '도' 소리가 들리면 사용자가 왼손에 낀 장갑을 통해 검지 첫째 마디에 진동이 느껴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손의 구조와 인지 용이성을 설계에 반영해 한 손에 3옥타브에 해당하는 36개의 음계를 촉각 패턴으로 표현했다.



ETRI사진자료 (5)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촉각 피치 시스템의 장갑형 버전과 밴드형 버전 장비 모습
손 부위별 진동 위치에 따라 음의 높낮이를 파악할 수 있기에 주변 소리와 내 목소리의 높낮이를 촉각으로 익히는 훈련이 한 달가량 필요하다. 연구진은 촉각 피치 시스템의 효과를 관찰하기 위해 강남대와 위탁연구를 수행했다. 임상연구에는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청각장애인 2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한 달여간 15시간 훈련을 통해 촉각을 이용해 음을 이해하고 자신의 목소리로 원하는 음을 낼 수 있는 능력이 약 3배 향상됐으며 촉각으로 훈련한 노래를 정확한 음으로 낼 수 있게 됐다.

ETRI 촉각 피치 시스템은 인공와우 및 보청기 사용자들이 모든 정보가 아니라 음 높낮이라도 파악하기를 원한다는 실제 요구사항을 토대로 개발한 시스템이다. 덕분에 사용자 환경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임상을 통해 증명한 연구 중 최초 사례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로 단순히 청각장애인의 음악 활동뿐만 아니라 의사소통을 개선하는데도 크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시스템의 착용성과 완성도를 개선하고 보다 효과적인 특수교육법·훈련 기법 표준안을 만들기 위해 관련 협회·단체와도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향후 손목·암밴드 등 웨어러블 형태로 장비를 개발할 계획이다.

연구책임자인 신형철 ETRI 휴먼증강연구실장은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닌 우리 사회 소수자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적정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기술이 실질적으로 여러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따뜻한 복지 ICT로 많이 활용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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