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재개발 추진위원장, "내 땅 일부 사면 25평 아파트 딱지 준다" 속여 수십억 피해

  • 전국
  • 천안시

천안 재개발 추진위원장, "내 땅 일부 사면 25평 아파트 딱지 준다" 속여 수십억 피해

-천안문화3·성황구역 추진위원장, 뇌물수수와 사기 혐의 '징역 7년' 법정구속
-검찰 고위직 통해 외압 행사해 무마하려는 정황도 드러나

  • 승인 2024-02-15 12:50
  • 수정 2024-02-15 13:23
  • 신문게재 2024-02-16 12면
  • 하재원 기자하재원 기자
천안지역 한 재개발사업 과정에서 일반인에게 분양권을 준다고 속이거나 정비업체로 선정해주는 대가로 거액의 금품을 챙긴 추진위원장 등이 법정 구속됐다.

이들 일당은 수사과정에서 검찰 고위직을 통해 외압을 행사해 무마하려는 정황도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는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및 사기)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7년과 벌금 2억 5000만원, 추징금 9억 7500여만원을 명령했다.

또 함께 기소된 공동 피고인 B씨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0년 5월 동남구 문화동 일대 1필지를 매입한 이후 2020년 7월까지 '문화3·성황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지 내 48필지의 토지를 사들였다.

이후 A씨는 B씨와 짜고 A씨가 소유한 토지를 소위 '쪼개기' 수법으로 대구시 내 토지매수자를 모집했다.

특히 B씨는 ‘정비사업 구역 내 있는 토지의 공유지분을 10평 단위로 매수하면 매수 명의자마다 25평형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는 광고지를 제시한 뒤 "돈을 투자하면 속칭 25평 아파트 딱지(분양권) 총 4개 또는 상가 1개와 25평 아파트 딱지를 준다”고 속여왔다.

실제 토지매입자 C씨는 2013년 8월께 대흥동 일원 부지에 대해 352분의 39.7의 공유지분을 6000만원에 사들이는 등 5년간 같은 수법으로 당한 피해자만 9명, 10억원이 넘는 사기를 당했다.

당시 이들은 조합을 설립하지도 못했으며 사업시행자 지위도 득하지 못해 사실상 피해자들에게 확정적인 분양권을 제공할 수 없었다.

또 토지의 공유지분을 소유하더라도 대표자에게만 1개의 분양권을 인정할 뿐 법적으로도 10평 단위로 공유지분을 매수한 피해자들에게 아파트 또는 상가의 분양권을 제공할 수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A씨가 2016년 3월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정비업체 선정을 해준다며 대여금 명목으로 20억원을 무이자로 차용하거나 분양광고권 등을 주겠다며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

재판부는 "A씨는 다수의 피해자를 기망해 17억여원 상당의 금원을 편취했고, 정비사업 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공정하게 사무를 처리해야 할 막중한 책무와 본분을 망각했다"며 "수사단계에서 검찰 고위직을 통해 외압을 행사하려고 시도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B씨는 정비구역 내 토지를 공유지분 이전 형태로 매수하면 분양권을 취득할 수 있는 것처럼 기망해 약 7억원 상당을 편취해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피해자들을 기망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한편, 천안시는 2022년 11월 11일 교보자산신탁을 '문화3·성황구역' 정비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지정했다.
천안=하재원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도심 캠핑' 인프라...2024년 한층 나아진다
  2. 2024 금산무예올림피아드 임원 출정식
  3. [독자칼럼]국가 유산청 출범을 축하 한다.
  4. 월드비전 위기아동지원사업 전문 자문위원 위촉
  5. 2027 하계 U대회...세종시에 어떤 도움될까
  1. [인사]대전 MBC
  2. "내 혈압을 알아야 건강 잘 지켜요"-아산시, 고혈압 관리 캠페인 펼쳐
  3. 세종일자리경제진흥원, 지역 대학생 위한 기업탐방 진행
  4. 세종시 사회서비스원, 초등 돌봄 서비스 강화한다
  5. "어르신 건강 스마트기기로 잡아드려요"

헤드라인 뉴스


세종시 `도심 캠핑` 인프라...올해 한층 나아진다

세종시 '도심 캠핑' 인프라...올해 한층 나아진다

세종시 '도심 캠핑' 인프라가 2024년 한층 나아진 여건에 놓일 전망이다. 2023년 홍수 피해를 입은 세종동(S-1생활권) 합강캠핑장의 재개장 시기가 6월에서 10월로 연기된 건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호수공원과 중앙공원을 중심으로 '상설 피크닉장'이 설치되는 건 고무적이다. 17일 세종시 및 세종시설공단(이사장 조소연)에 따르면 합강캠핑장 복구 사업은 국비 27억여 원을 토대로 진행 중이고, 다가오는 장마철 등 미래 변수를 감안한 시설 재배치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하천 점용허가가 4월 18일에야 승인되면서, 재개장 일..

[WHY이슈현장] `충청의 5·18`, 민주화 향한 땀방울 진상규명은 진행형
[WHY이슈현장] '충청의 5·18', 민주화 향한 땀방울 진상규명은 진행형

5·18민주화운동을 맞는 마흔 네 번째 봄이 돌아왔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온전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5·18민주화운동은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1980년 5월 민주화 요구는 광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뜨거운 열기로 분출되었는데, 대전에서는 그동안 교내에서 머물던 '계엄령 해제'와 '민주주의 수호' 시위가 학교 밖으로 물결쳐 대전역까지 진출하는 역사를 만들었다. 광주 밖 5·18, 그중에서 대전과 충남 학생들을 주축으로 이뤄진 민주화 물결을 다시 소환한다. <편집자 주> 1980년 군사독재에 반대하며 전개된 5·18민주화..

`27년만의 의대증원` 예정대로… 지역대 이달말 정원 확정
'27년만의 의대증원' 예정대로… 지역대 이달말 정원 확정

법원이 의대증원 처분을 멈춰달라는 의대생·교수·전공의·수험생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27년 만의 의대 증원'이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구회근 배상원 최다은 부장판사)는 의대교수·전공의·수험생 등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에서 1심과 같이 '각하'(소송 요건 되지 않음)했다. 다만 의대생들의 경우 "집행정지를 인용할 경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기각(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음) 했다. 법원 판단에 따라 의료계가 재항고할 것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무성하게 자란 잡초에 공원 이용객 불편 무성하게 자란 잡초에 공원 이용객 불편

  • 대전 발전 위해 손 잡은 이장우 시장과 국회의원 당선인들 대전 발전 위해 손 잡은 이장우 시장과 국회의원 당선인들

  • 의정활동 체험하는 청소년 의원들 의정활동 체험하는 청소년 의원들

  •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관불의식 하는 신도들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관불의식 하는 신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