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14. 나는 어떡하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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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14. 나는 어떡하라구

‘관핍민반’ 소고

  • 승인 2016-12-30 00:01
  • 홍경석홍경석


“무슨 말을 할까요 울고 싶은 이 마음 ~ 눈물을 글썽이며 허공만 바라보네 ~ 무슨 까닭인가요 말없이 떠난 사람~ 정말 좋아했는데 그토록 사랑했는데 ~ 나는 어떡하라구 나는 어떡하라구 ~ 내가 미워졌나요 ~”

윤복희 작사 윤항기 작곡 & 노래의 <나는 어떡하라구> 가요이다. 단순히 노래만 봐서는 남녀 간의 이별을 모티프로 한 곡이다. 그러나 작금 당면하고 있는 삶, 더욱이 그 대상이 가파른 절벽 위에 서있는 듯한 민초들의 입장에선 이 노래가 자신의 힘겨운 내면까지를 관통하고 있다는 점에서 쉬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예컨대 아무리 노력을 해봤자 일단 고착화된 빈곤의 벽은 그 어떤 걸 동원하더라도 격파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에 대한 정부의 초동 대처 미숙으로 지금까지 살처분된 닭과 오리들이 2,000만 마리가 넘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계란을 사려고 동네 마트에 가봤자 허탕이다. 설상가상 라면과 맥주 등의 가격마저 날개를 달고 가뜩이나 헐렁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비웃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계란과 라면, 그리고 맥주는 대표적인 서민식품군이다.

하여 앞으론 이조차도 아껴서 먹어야겠다는 건 상식이다. 한데 그러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게 바로 소비의 불균형이다. ‘팔자생래각유시’라는 말이 있다. 이는 사람은 날 때부터 팔자가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이 맞는 건 누군 ‘금수저’로, 또 누군가는 ‘흙수저’로 태어난다는 사실이다. 흙수저는 ‘인생’이라는 100미터 달리기 경주에 있어서도 ‘정석定石대로’ 100미터 밖에서 뛸 준비를 해야 한다. 반면 금수저는 이미 50미터 안으로까지 들어서 있다.

따라서 둘이 경주를 해봤자 승부는 진즉 갈라지게 돼 있다. 이는 금수저는 잘 사는 부자 부모 덕분에 편법 등으로 유리한 고지에 입성해 있다는 비유이다. 내년의 상황이 올보다 더한 불경기와 불황의 암운에 휩싸일 거라는 경제뉴스는 가뜩이나 힘겨운 서민과 영세 자영업자들에게까지 “나는 어떡하라구!”를 더욱 강요하고 있다.

말 그대로 ‘울고 싶은 이 마음’이니 고작 할 수 있는 거라곤, 눈물을 글썽이며 허공만 바라보는 것뿐이다. 국정농단의 주인공인 최순실 재판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주지하듯 최순실의 한 마디에 그룹과 기업들도 놀라 돈을 뭉텅이로 갖다 바쳤다.

우리네 장삼이사들로선 평생을 안 먹고 안 쓰며 모아도 도저히 불가능한 천문학적 액수였다. 이러한 추문들이 결국엔 관핍민반(官逼民反)까지 야기했다. ‘관핍민반’은 관(官)이 핍박하면 백성(국민)은 반항한다는 뜻이다.


이런 와중에 그녀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 모 변호사는 12월 21일 취재진에게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관리 내용은 아는데 비난의 대상은 되겠지만 기본적으론 죄가 안 된다. 이는 국민들의 감정 풀이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어이가 없는 발언이란 생각이다.

그렇다면 광화문과 전국을 메웠던 대통령의 하야 촉구 국민들은 대체 뭐란 말인가? 어쨌거나 서민들로선 더 더욱 살기 힘들었던 올해가 종착역에 들어서고 있다. 원치 않는 나이까지 한 살 더 얹어줌으로써 ‘나는 어떡하라구’의 비명에 탈영토성의 강압까지를 정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비록 다시금 연목구어(緣木求魚)가 될지는 모르겠으되 2017년엔 부디 닭들도 살고 사람들도 같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계란 값 역시 자연스레 고개를 숙일 건 자명한 이치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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