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0. 저 강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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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20. 저 강은 알고 있다

최순실과 김종민의 차이

  • 승인 2017-01-09 00:01
  • 홍경석홍경석


가수이자 예능 프로에선 만년 조연이었던 김종민이 그예 일을 냈다. 오죽했으면 본인조차 “만년 조연에게 이건 말도 안 된다고요!”라고 했을까. 작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벌어진 행사에서 김종민은 KBS 연예대상을 받았다.

따라서 이는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셈이다. 김종민이 ‘예능 대부’라 일컬어지는 쟁쟁한 스타군 유재석과 신동엽, 이휘재와 김준호 등을 제치고 KBS 연예대상을 받았다는 것은 10년째 여행 예능 프로인 <1박2일>을 묵묵히 지켜온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이는 김종민만의 어떤 주특기랄 수 있는 우보호시(牛步虎視)의 가치를 뒤늦게나마 인정받았다는 평가일 수도 있음이다. 이와 관련된 뉴스를 더욱 살펴보면 김종민이 대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화제였다고 전해진다.

왜냐면 그는 오랜 시간 주인공을 빛내는 역할만 성실하게 해온 만년 조연이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김종민의 수상이 남의 일 같지 않음은 동병상련의 처지인 까닭이다. 쉬는 오늘도 이미 작성이 끝난 원고를 출판사들에 보내느라 분주했다.

제 2집의 저서를 출간하는 게 목표이다. 하지만 오늘도 반가운 소식은 여전히 함흥차사다. 그렇긴 하되 모 출판사를 찾아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다음과 같은 글이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해 주었다.

“저희 출판사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역량 있는 저자 및 역자들을 기다립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출판은 이렇습니다. 얼마나 많은 독자가 볼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필요한 독자에게 어떤 만족을 줄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또한) 베스트셀러를 생각하기 전에 '제 값 하는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무엇이 필요한 지 구석구석 조사하고 생각하여 큰 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 한빛의 강점입니다. (그러므로)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훌륭한 프로젝트 매니저, 편집자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저자는 원석을 제공하고 출판사는 그 원석을 가공하고 재창조합니다. 이 모양이 좋을까 저 모양이 좋을까 항상 고민합니다. 편집자는 최초의 독자가 되어 책으로 만들어졌을 때를 항상 생각합니다.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서는 1년 가까이 산고의 고통을 겪어야 합니다.”

구구절절 마음에 와 닿는, 그러면서도 심금을 울리는 내용이 아닐 수 없었다. 고루한 얘기겠지만 책을 한 권 낸다는 것은 대단히 힘든 과정을 필요로 한다. 이는 또한 ‘과부사정은 홀아비가 안다’는 속담처럼 지난한 과정의 어려움을 담보로 요구한다.

나의 경우만 하더라도 제 2집의 저서 출간을 목표로 집필한 기간이 9개월 가까이나 되었기에 하는 말이다. 따라서 출간이 이뤄진다면 이는 김종민의 뒤늦은 수상 소감처럼 대기만성(大器晩成)의 환희라는 셈법이 통용된다 하겠다. 한데 이와 대척점에 있는 최순실은 과연 어떠한가?



국회 국정조사 특위는 지난해 12월 26일 고육지책으로 최순실이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 수감동까지 직접 찾아갔다. 그러나 다른 증인들처럼 모르쇠로 일관하던 그녀는 유독 자신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에 대해선 “우리 딸은 이대에 정당하게 들어갔다!”며 강변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소가 웃을 일이다. 중국 고전 <수호전>을 보면 간신 채경(蔡京)이 나온다. 휘종(徽宗)이라는 황제의 곁에는 채경과 동관, 고구 같은 최악의 간신들이 있었다. 뇌물을 지나치게 밝힌 채경은 심지어 변방 부대에 지급되어야 할 군량까지 빼돌렸다.

뿐만 아니라 사람됨이 아첨을 잘하고 편협해서 자신에게 거슬리면 용서 없이 죽이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혈연과 지연 등의 수단을 총동원하여 일개 한림학사에서 태사(승상)로까지 승진한 뒤, 그의 입맛에 맞지 않는 관리는 모조리 내쫓고 권력을 휘둘렀다.

당시 그가 지녔던 토지는 무려 1억 평에 거느렸던 첩들 역시 너무도 많아서 심지어는 이름조차 알 수 없었다니 말 다했다. 이런 걸 보면 마치 오늘날의 최순실을 보는 듯 하다. 최순실은 사실 간신(奸臣)이 아닌 박근혜 대통령이 사적인 만남을 가졌던 민간인 신분이다.

그렇긴 하되 박 대통령이 자신 때문에 탄핵 소추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딸과 박 대통령 중 누가 더 상실감이 크고 어렵겠느냐?”는 국회의원들의 물음에 딸이 먼저라고 대답했다는 부분에 이르면 그녀는 최소한의 의리까지 저버린, 아울러 간신보다 더한 여자란 결론에 방점이 찍히게 된다.

이미자의 노래에 <저 강은 알고 있다>라는 가요가 있다. “비 오는 낙동강에 저녁노을 짙어지면 흘러 보낸 내 청춘이 눈물 속에 떠오른다 ~ 한 많은 반평생에 눈보라를 안고서 모질게 살아가는 이내 심정을 저 강은 알고 있다 ~”

이장폐천(以掌蔽天)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뜻이다. 그래서 말인데 그 어떤 것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는 법이다. 진실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최순실이 아무리 발뺌을 한다손 쳐도 저 강, 아니 ‘진실’은 모든 걸 알고 있다. 진실은 결코 침몰하지 않는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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