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31.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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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31. 거짓말

박원순 시장의 서울대 폐지 공약이 견강부회로 보이는 까닭

  • 승인 2017-01-21 00:02
  • 홍경석홍경석


“사랑했다는 그 말도 거짓말 돌아온다던 그 말도 거짓말 ~ 세상의 모든 거짓말 다 해놓고 행여 나를 찾아와 있을 너의 그 마음도 다칠까~ 너의 자리를 난 또 비워둔다~”

조항조의 히트송 <거짓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월 12일 서울대를 폐지하고 전국 국공립대에 반값등록금을 시행하는 등을 골자로 한 것을 제19대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대한 찬반양론이 분분한데 개인적으로 이는 전형적 포퓰리즘(대중 인기 영합주의) 표 구걸 방침의 일환이라고 보는 터다.

박 시장의 논리는 일부에 있어선 설득력과 아울러 당위성의 항구에 정박하게끔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야 하듯 그리 하자면 먼저 국민적 동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박 시장의 주장처럼 서울대를 폐지하고 프랑스처럼 ‘파리1대학’, ‘파리2대학’… 이렇게 만든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사교육 열풍. 아니 차라리 광풍이랄 수 있는 분위기까지를 잠재울 수 있을까? 주지하듯 서울대는 누구나 가고파 하는 우리나라 제일의 대학이다.

따라서 오늘도 이 대학을 목표로 공부에 정진하는 전국의 학생과 재수생들 역시 부지기수다. 때문에 막상 서울대를 없앤다손 치면 현재와 같은 ‘열공모드’까지 덩달아 없앨 수 있을까? 얼마 전 자녀가 올해 대학에 입학한다는 이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수시모집에서 이화여대를 목표로 원서를 냈으나 낙방하는 바람에 재수를 할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듣자니 홍 선생님의 자녀는 서울대를 나왔다니 얼마나 좋으시냐!”며 적이 부러워했다. 맞다. 내 딸을 서울대를 나왔다. 그것도 수석의 성적으로 졸업했다.

이런 까닭에 아내는 지금도 지인들의 모임에 가면 어깨가 들썩거린단다. 딸의 서울대 입성(入城)이 더욱 기특한 것은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 입학한 때문에 더욱 빚이 난다. 그렇긴 하지만 모든 게 다 마찬가지이듯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딸의 서울대 합격은 남다른 치열함과 새벽 2시까지의 불변한 공부가 담보되었기 때문이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립대에 반값등록금을 도입할 당시 반대도 많았지만 지금은 학생도 학부모도 다 만족하고 있으며 학교 인지도도 굉장히 높아졌다면서 서울대 폐지의 논리 도구를 동원했다.

하지만 이는 견강부회(牽強附會)의 우려스런 일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국민들도 다 보고 있는 국정감사에서 이화여대의 최경희 전 총장과 김경숙 전 학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들이 하나같이 입을 맞춘 듯 거짓말 일색으로 변명하는 것에 분개한 나머지 급기야 이대를 폐지하자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러할 경우 이대의 구성원들은 과연 이를 수수방관할까! 박 시장의 서울대 폐지와 관련한 뉴스가 인터넷에 뜨자 댓글 중 이런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자기 아들은 유학 보내고 나머진 전부 저질 대학교 다니라고?”

“배가 점점 산으로 가는 중” “명문대 없는 나라가 어딨나. 우리나라는 그나마 국립이 최고 명문이니 낫지. 서울대 없어지면 입시부정 가능성 큰 사립들이 최고 되고 사교육은 더 심해질 거다.” “자기 자신은 군 입대도 않은 이율배반적인 짓거리가 역겹다.”

박 시장의 아들은 영국에 유학 중으로 알고 있다. 영국은 커녕 미국도, 가까운 일본도 가보지 않은 터여서 그 나라의 물가 역시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강조코자 하는 건 영국에까지 유학을 보낼 정도라면 그 부모가 상당한 재력을 소유해야만 비로소 가능할 거라는 추측이다.

정치인들이라고 해서 과거처럼 구태의연하게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공약을 이제는 함부로 남발해선 안 된다. 선거 때만 되면 없는 다리도 만들어준다는 따위의 공약(公約)아닌 공약(空約) 남발은 가뜩이나 불신 받고 있는 정치를 국민들과 더욱 유리(遊離)하게 만드는 동인(動因)이 될 수도 있다.

<거짓말>의 가사처럼 사랑했다는 말이 비록 거짓말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자타공인 우리나라 제일의 대학을 폐지하겠다는 것은 국민적 동의조차 구하지 않은 또 다른 거짓말이자 일종의 독재이다.

또한 그처럼 ‘세상의 모든 거짓말 다 해놓고’ 종국에 가선 암초를 만나 이의 실천과 실행이 어렵다는 이유를 대며 없었던 일로 치부한다면 이 역시 국민들의 마음까지 다치게 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지키지도 못할 약속과 공약은 아니한만 못하다. ‘서울대’라는 목표가 있기에 아무리 가난한 백성의 자녀라도 지금 이 시간 각고의 노력을 다해 그 성공의 사다리를 잡고자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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