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43. 여수 밤바다

  • 문화
  • 가요는 삶의 축

[가요는 삶의 축] 43. 여수 밤바다

여행은 다다익선

  • 승인 2017-02-07 00:01
  • 홍경석홍경석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 네게 들려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 ~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 (중략)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 ”

버스커 버스커의 히트송 <여수 밤바다>이다. 효자 아들 덕분에 지난 주말 1박 2일 일정으로 여수 여행을 갔다. 여수(旅愁)는 객지에서 느끼는 쓸쓸함이나 시름을 일컫는 객수(客愁)와 동격이다. 그러나 전라남도 여수(麗水)는 ‘고울 여(려)麗’에 ‘물 수(水)’ 가 붙여진 지명답게 정말이지 참 고운 ‘물의 도시’에 다름 아니었다.

더욱이 밤에 보는 여수의 야경은 정말이지 명불허전의 장관이자 또 다른 명경지수(明鏡止水)의 압권이었다. 여수에 도착해선 전국 최고의 해맞이 장소로도 소문이 짜한 향일암을 먼저 찾았다. 하지만 계단이 많아서 아내는 바라만 보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걱정은 이내 뚝 그쳤는데 이는 자타공인 효자 아들 덕분이었다. 제 엄마를 등에 훌쩍 업고 성큼성큼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주변의 사람들까지도 모두들 효자라며 칭찬을 입에 올렸다. 향일암을 내려와선 여수의 명물이라는 간장게장 한정식으로 늦은 점심을 채웠다.

식사 중간에도 손님들이 물밀 듯 몰려드는 현상엔 다 이유가 있었다. 그건 바로 중부권의 도시에선 상상할 수조차 없는, ‘간장게장의 한 번 더 리필’이라는 파격적인 장사 수완과 남다른 별미 덕분이었으리라. 이어선 자산공원에 올랐다.

그러자 여수시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저만치 보이는 바다의 여객선마저 손을 흔들며 반기는 모양새였다. 또한 늠름한 이 충무공의 동상이 남해를 바라보시며 그 옛날 조선을 침략한 왜군들에게 “너희들은 침략한 죄로 말미암아 절대로 살아선 못 돌아가리라!”며 호령하시는 듯 했다.

여수 자산공원에 이 충무공의 동상이 있는 이유는, 여수가 과거 이순신 장군께서 지휘하신 조선 수군 전라좌수영 본부가 있던 곳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산공원에 이어 오동도를 찾았다. 여수의 오동도는 동백꽃이 연상될 정도로 유명한 섬이다.

하지만 때가 때인지라 동백꽃이 피자면 조금의 세월을 더 필요로 하고 있었다. 오동도에 전시된 거북선과 판옥선의 모습에선 다시금 성웅 이순신 장군의 뛰어난 불굴의 업적을 숭상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고 쓰인 글귀에선 호남의 역할과 중요성을 거듭 절감하는 계기로 발동했다. 참고로 이 뜻은 이순신 장군께서 임진왜란 당시의 절박한 심정을 친지에게 보낸 서신에서 하신 말씀으로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는 의미란다.

오동도를 나와 11층 높이의 건물을 이용하여 여수 해상 케이블카에 올랐다. 발 아래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여수 야경의 장관은 버스커 버스커가 왜 그토록 여수를 예찬했는가를 여실히 발견하게 했다.

더욱이 조명에 담긴 형형색색의 여수 밤바다는 그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라는 충동에 가파른 불을 지피게도 만들었다.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도 소개되었다는 한정식 전문점에서의 저녁식사는 한참이나 기다렸다 맛보는, 그야말로 진수성찬의 압권이었다.

여행은 매너리즘과 스트레스에서의 탈출이다. 마치 소녀처럼 좋아라 하며 연방 입이 귀에 가서 걸리는 아내의 모습에서 여행은 다다익선이란 느낌이 밀물로 다가왔다. 반드시 다시 찾고픈 참 아름다운 물의 도시, 바로 여수였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박헌오의 시조 풍경-32] 시의 몰골
  2. 신문 지면으로 본 60년 전 대전의 한가위 풍경! "급증한 귀성객, 물가 걱정 속에서도 타오른 영화와 온정의 물결"
  3. 고속도로 통행료 20번 넘게 안 낸 차량 37만대…4년 새 두 배
  4.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5. 이서영 충남경찰청장, 귀성길 교통안전 집중 점검
  1. 천안시 성거읍 주민자치회, '천흥사지 역사·문화유산 사진전' 개최
  2. 몸짓으로 채우는 원도심…대전ART마임페스티벌 10월 16일 개막
  3. 빈집털이 예방부터 절도범 검거까지…대전경찰, 추석 연휴 맞춤형 순찰·신속 대응
  4.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추석 맞이 민생활동… "이웃에게 따듯한 온기를"
  5. 천안법원, 골프채 판매사기 혐의 '징역 1년'

헤드라인 뉴스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에 일제강점기 금을 수탈한 광산의 존재가 근래에서야 알려진 가운데 동굴 입구로 추정되는 장소가 또다시 발견됐다. 또 갑천습지 산책로가 유실된 지점에서 돌을 차곡차곡 쌓아 하단 기초를 다진 흔적이 드러나면서 이곳에 산책로가 일제의 금 광산에서 채석한 돌을 운반하는 목적으로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974년까지 관찰되는 광산 입구 26일 중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 그리고 월평공원이 있는 서구 월평동에서 광산으로 개발되었을 것으로 여겨지는 동굴 입구 추정지가 새롭게 발견됐다. 갑천을..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내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대전지역 형사사법 체계에도 큰 변화가 시작된다. 가장 큰 변화는 검사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사가 검토한 뒤 필요한 부분을 직접 추가 수사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검찰청 역시 폐지되고 대전지검과 대전고검은 각각 대전지방공소청과 대전고등공소청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대전경찰의 수사 부담과 책임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일반 형사사건의 1차 수사를 맡은 경찰 단계에서 사..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중학교 정보 수업 시수가 두 배로 늘어 2027년이면 전 학년에 적용되지만, 국·공립 중학교 세 곳 중 한 곳에는 정보교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전을 비롯해 강원, 전남, 전북 등의 지역에서는 정보교사 배치율이 절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시을, 국회 교육위원회)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3월 1일 기준 전국 국·공립 중학교 2657곳 가운데 정보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1706곳(64.2%)에 그쳤다. 나머지 951곳(35.8%)은 정보교사 없이 정보 수업을 운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