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53. 울려고 내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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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53. 울려고 내가 왔나

국민들은 더 이상 울고 싶지 않다

  • 승인 2017-02-17 00:02
  • 홍경석홍경석


“울려고 내가 왔나 누굴 찾아 여기 왔나~ 낯 설은 타향 땅에 내가 왜 왔나~ 하늘마저 날 울려 궂은비는 내리고~ 무정할사 옛사람아 그대 찾아 천 리 길을 울려고 네게 갔나~”

남진의 또 다른 히트곡 <울려고 내가 왔나>이다. 1966년도에 발표된 곡이니 벌써 51년이나 된 노래다. 노래로 보건대 그리운 사람을 찾아서 천 리 길도 마다 않고 찾아왔건만 무정한 그 사람은 보이지 않고 궂은비만 내린다는 가설(假說)이 추측된다.

더욱이 더운 여름도 아니고 요즘처럼 차가운 날씨에 맞는 비는 처량함의 정점이다. 거기에 설상가상 우산까지 없다면 그보다 더한 대략난감이 또 없다. ‘천 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이 있긴 하지만 요즘과 같은 스피드 시대엔 어디든 빨리 가고 볼 일이다.

오래 전 지인과 공동사업의 일환으로 대구에서 몇 개월 생활한 적이 있었다. 말 그대로 ‘낯 설은 타향 땅’에 다름 아닌 곳이었는데 여름엔 어찌나 더운지 정말이지 죽을 맛이었다. 한데 죽어라 일만 하느라 대구에 가면 꼭 봐야 한다는 팔공산 갓바위와 인공호수인 수성못은 물론이거니와 두류공원의 대구타워마저 먼발치서만 바라보고 돌아와야 했다.

대통령 탄핵열차가 얼추 종착역에 닿으면서 연일 촛불과 태극기가 격돌하고 있다. 특검은 청와대와 드잡이를 하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는 대선주자들의 여론조사와 지지율이 하루가 다르게 널뛰기 모양새다.

그중 안희정 충남지사의 가파른 지지율 상승은 더욱 눈에 띄는 대목이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발생한 공백을 안 지사가 채운 것으로 보인다. 하여간 대선을 앞두니 임기를 마치고도 불변하게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대통령의 입지(立地)와 구축이 새삼 그리워진다.

대선이 본격적인 리그에 진입하면 대선주자들은 각종의 공약을 남발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세금만 퍼주는 포퓰리즘 공약만 난무해선 곤란하다. 이러한 고질적 병폐는 풍선효과처럼 또 다른 상처를 남기는 때문이다.

예컨대 ‘최순실 게이트’에서도 보았듯 재벌들의 팔을 비틀어 거액을 갈취하고도 이게 문제가 되었다며 국회청문회까지 끌려나와 개망신을 당하는 그룹 총수들의 어떤 ‘적반하장’ 억하심정 현상 역시 최순실과 그 부역자들의 농간에 따른 풍선효과인 셈이다.

그로 말미암아 조직개편은 물론이요 심지어는 신입사원의 모집조차 미룬 기업도 없지 않다는 건 또 다른 나쁜 풍선효과의 누적(累積)이다. 대선에 출사표를 던지는 인사들은 하나같이 더 나은 국민의 삶을 기치로 내건다.

하지만 작금 서민들의 삶은 거개가 절벽에 서 있는 형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 하나 제대로 풀리는 일은 없고 장바구니 물가는 천정부지다. 정부서 빈병 보증금을 올리니 이때다 싶어 1천 원을 더 붙여 소주 한 병에 5천 원씩이니 받는 ‘무지막지’의 식당들도 점증세다.

따라서 올해 최저임금이 작년보다 겨우 7.3% 오른 시급 6,470원으론 도무지 정상적 생활의 영위(營爲) 자체가 불가능하다. 고로 솔직히 토로하건대 어떤 대선주자가 되었든 간에 내년부터 근로자들의 최저시급을 1만 원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공약을 하는 이에게 표를 주고픈 심정이다.

이래야만 근로자 역시 퇴근을 하여 집에 돌아와서도 마누라의 돈 못 벌어온다는 타박을 안 들을 것이며, 아울러 그로 말미암아 “울려고 내가 집에 왔나?”라는 따위의 볼멘소리도 안 할 것이다.

강추위에도 여전한 박근혜 탄핵 물결에서도 볼 수 있듯 처음엔 잘하는 듯 싶다가 중간에 직무유기와도 비슷한 무늬만 대통령은 더 이상 보기 싫다는 건 구태여 강조코자 하는 사족이다. 국민들은 더 이상 무능한 대통령과 안하무인의 그 부역자들로 인해 울고 싶지 않다.

특히나 서민들은 지금 가렴주구(흡연자의 입장에서 갑 당 2천 원 인상의 담배가격은 분명 가렴주구의 성격으로 보인다!)와 이른바 비선실세의 호가호위, 그리고 거기서 기인한 제반환경의 악화와 전방위적인 물가고 등으로 말미암아 삶에 극도로 지친 나머지 이젠 울 힘조차 남아 있지 않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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