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62. 여행을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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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는 삶의 축] 62. 여행을 떠나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유감

  • 승인 2017-03-01 00:03
  • 홍경석홍경석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황금빛 태양 축제를 여는 ~ 광야를 향해서 계곡을 향해서 먼동이 트는 이른 아침에 ~ 도시의 소음 수많은 사람 빌딩 숲속을 벗어나 봐요 ~”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를 듣자면 내심 깊숙이 저장돼있던 여행으로의 일탈이 스멀스멀 정서의 현실 앞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여행(旅行)은 모든 사람들의 로망이자 바람이다.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과 함께 맛난 음식을 먹으며 색다른 모습과 풍광까지 구경하자면 일상에 쌓인 피로까지 걷어낼 수 있어 참 좋다. 그러나 여행이란 시간 외에도 경비의 부담이란 현실적 고민을 내재한다.

즉 서민과 빈민은 그 여행마저 사치란 공식이 수반된다는 주장이다. ‘최순실 사태’와 이로 말미암은 대통령을 향한 탄핵열차가 가부 간의 종착역에 도달하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3년 연속 10위권에 머물렀던 삼성전자의 미국 평판 순위가 7위에서 지난해 49위까지 내려갔다는 것은 충격의 바로미터에 다름 아니었다. 또한 지난해 프랜차이즈 치킨집이 하루에 11곳 문을 연 반면 닫은 곳은 8곳이나 되었다는 건 그만큼 불황의 먹구름이 자욱하다는 결론이다.

대저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져야만 비로소 소비도 증가하는 법이다. 부도덕하고 불의한 정권에 대한 분노와,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저간의 국민들 피폐한 삶은 급기야 1000만 촛불민심으로 드러났다.

더불어 ‘저녁이 있는 삶’의 구현은 서민들로선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따라서 하물며 여행이라는 장르의 사치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으로 치부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다보니 급기야 정부는 직장인들의 금요일 오후 4시 퇴근제까지 들고 나왔다.

그렇지만 이를 직장인의 시각에서 보자면 어떤 ‘조삼모사(朝三暮四)의 꼼수’란 생각까지 들어 오히려 불쾌한 측면까지 보인다. 다 아는 바와 같이 요즘 직장인들은 퇴근을 해도 SNS의 포위 때문에 마음 놓고 쉴 수조차 없다.

끊임없는 회사와 상사의 업무지시는 SNS 시대의 어두운 그늘인 까닭이다. 또한 금요일 오후 4시 퇴근을 위해 월~목요일까지의 평일엔 하루에 30분을 더 근무한다는 방법 역시 노동법의 위반이란 측면 외에도 기업의 근무수당 지급 증가라는 현실적 괴리가 엄존한다.

따라서 국민들이 맘껏 여행을 떠나고 여행지에서 돈을 쓰게끔 하자면 현실에 드리워진 ‘어두운 커튼’을 치우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옳다는 생각이다. 우선 올해의 최저시급인 6470원으론 담배 한 갑(흡연자의 경우)을 사고 나면 겨우 2천원만 달랑 남는다.

아울러 이 돈으로 김밥 한 줄을 사먹고 나면 도로 빈 주머니가 되기 십상이다. 따라서 최저시급의 인상이 시급함은 당연지사다. 국민들, 특히나 직장인들의 평균 월급이 최소한 300만 원은 되어야 비로소 여행도 계획을 짤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해 여름 우리국민들은 전기료 누진제로 말미암아 전전긍긍의 나날을 보낸 바 있다. 겨울로 날씨가 바뀌니 이번엔 도시가스 요금으로 인한 난방비 상승으로 민생경제마저 어려운 지경이다.

즉 가난한 서민은 이러나저러나 여전히 여행 하곤 담을 쌓고 살아야 하는 팔자란 주장이다. 상식이겠지만 주머니가 엄동설한이 되면 여행은커녕 집 밖의 마트조차 가던 발걸음을 대폭 줄이는 게 서민들 삶이다.

이처럼 국민들 대부분이 ‘초절약 모드’에 접어들면서 자영업자와 전통시장의 상인들 시름 또한 더욱 깊어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 같이 대한민국 경제가 그 앞을 보기 힘들만큼 어두운 까닭은 지난해 대부분 직장인과 근로자들의 실질 근로소득이 제자리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 각종의 물가는 흡사 널뛰듯 하였으니 어찌 ‘곳간에서 인심난다’라는 말처럼 감히 여행 역시 고려의 범주에 넣을 수 있었겠는가. 하여간 기회와 여유가 된다면 작년 5월에 갔던 부여의 낙화암을 다시 찾고 싶다.

▲ 낙화암에서 내려다본 백마강 모습
▲ 낙화암에서 내려다본 백마강 모습

낙화암(落花岩)은 충남 부여군 부여읍 부소산(扶蘇山)에 있는 바위이다. 충청남도문화재자료 제110호로 지정된 이곳은 서기 660년(백제 의자왕 20) 백제가 나당연합군의 침공으로 함락되자 후궁들이 화를 면하지 못할 것을 알고 백마강(白馬江) 바위 위에서 투신하였다고 전해져 더욱 유명하다.

따라서 여길 찾으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던 지난 세월을 고찰함과 동시에 국가의 누란(累卵)이란 위기의 절감과 함께 새삼 국방과 국력의 중차대함까지를 음미할 수 있는 때문이다.

<여행을 떠나요>의 가사처럼 굽이 또 굽이 깊은 산중에 시원한 바람까지 나를 반기는 낙화암이 그립다.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속의 낙화암은 그 멋진 풍광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의 압권이거늘 하지만 주머니가 텅텅 비었으니 이런 낭패가 또 없어 심히 유감이다.

계절은 여행가기에 딱 좋은 3월이건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따로 없는 즈음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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