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149. 물안개

  • 문화
  • 가요는 삶의 축

[가요는 삶의 축] 149. 물안개

곤쇠의 망상(妄想)

  • 승인 2017-06-03 00:01
  • 홍경석홍경석
▲ 석미경 1집-물안개
▲ 석미경 1집-물안개


날마다 카톡으로 안부를 주고받는 절친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어제 낭보를 보내왔다. “홍 작가, 축하해 주쇼! 나 로또복권 5만 원에 당첨됐슈.”

마치 내 일인 양 반가웠기에 냉큼 답신을 보냈다. “와~ 대박! 난 또 꽝이었거늘.” 오랫동안 안 하던 짓거리(?)를 시작했다. 그건 매주 로또복권을 사는 것이다. 1등 당첨이라는 한 올의 희망을 지니며 복권방에 들어서면 흡사 고시공부를 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어쩜 하나같이 진지하게 숫자에 집착하는지 혹여 말이라도 붙였다간 단박 귀싸대기라도 맞을 기세로 그렇게 등등하다. 반면 나는 복권방 주인이 주는 대로 받는 ‘자동 시스템’에 의존할 따름이다.(그래서 그렇게 늘 꽝인가?)

연초 정부가 지난해 술과 담배, 도박 등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산업에 매긴 일명 ‘죄악세(sin tax)’가 무려 2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뉴스를 보았다. 여기에 로또복권과 기타의 복권판매 수익금 등이 포함되었음은 물론이다.

복권 판매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로또복권은 지난해 3조 5500억 원어치가 팔렸다고 한다. 따라서 이는 대부분의 국민(서민)적 기대와 희망이 지금의 상황으로선 도무지 삶의 질 개선이 이뤄질 수 없다며 체념했다는 방증에 다름 아니다.

어쨌거나 복권에의 당첨은 행운이자 ‘경품’에서의 대박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1억 원을 호가하는 전기차 '테슬라'가 백화점 경품으로 나왔다는 사실에 이르면 머리가 더워지는 느낌이다.

신세계백화점은 6월1~25일 동안 신세계 제휴카드인 신세계 신한카드를 발급받거나 사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리곤 1등에겐 1억 2000만 원인 테슬라 전기차를 주기로 했단다.

지난 2009년엔 롯데백화점이 3억 5000만 원 상당의 우주여행 상품권을 경품으로 내걸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정작 당첨자는 여행 대신 해당 금액만큼의 상품권을 선택하는 ‘실리’를 취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류의 보도를 접할 때마다 그 해당자는 과연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싶(었)다. 그러면서도 지지리 운도 없는 나 자신을 새삼 책망하기도 한다.

석미경은 <물안개>라는 자신의 히트곡에서 “하얗게 피어나는 물안개처럼 당신은 내 가슴 속에 살며시 피어났죠 ~”라고 했지만 현실은 마치 자욱한 물안개에 휩싸여 한치 앞조차 볼 수 없는 것처럼 그렇게.

한데 이처럼 자탄을 금치 못하는 건 나 역시도 하다하다 안 되니까 급기야는 노골적으로 대놓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세속적 범부로 늙어간다는 방증 아닐까. 하긴 선떡부스러기(어중이떠중이가 모인 실속 없는 무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에 불과한 이 곤쇠(나이는 많아도 실없고 쓰잘 데 없는 사람)에게 어떤 행운의 여신이 미쳤다고 그러한 행운의 화살을 쏴줄까.

구독하는 신문에 끼어들어온 광고지가 눈길을 끈다. 어떤 분양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에 오면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단다. 마침맞게 내일은 쉬는 날인데 그렇다면 ‘노느니 염불’ 한다고 거기나 가볼까? “차라리 그 시간에 현실적인 알바를 해라!” 평소 바른 말 잘하는 또 다른 친구의 지청구가 귀를 때린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박범계, 6·3 지방선거 불출마… "통합 논의 멈춰, 책임 통감"
  2. 2027학년도 충청권 의대 입학정원 118명 증가…지역의사제에 단계적 확대
  3. 박용갑, 택시운송법·조세특례 개정안 발의… 택시 상생 3법 완성
  4. 대전농협, '백설기데이' 홍보 캠페인 진행
  5. 금강환경청, 아산 인주산단에서 '찾아가는 환경관리' 상담창구 운영
  1. 천안법원, 안전난간 설치하지 않은 사업주와 회사 각 벌금 100만원
  2. 장기수 천안시장 예비후보, 'NOVA 엘리트 아카데미' 강연··· 지역 현안 놓고 대담 진행
  3. 이종담 천안시의원, 불당LH천년나무7단지 아파트 명칭 변경 간담회
  4. 천안법원, 음주 전동킥보드·과속 화물차 운전자 각 유죄
  5. 한기대 '다담 EMBA 최고경영자과정' 41기 출범

헤드라인 뉴스


[르포] 방파제 테트라포드, 이런 원리로? KIOST 연구현장 가보니

[르포] 방파제 테트라포드, 이런 원리로? KIOST 연구현장 가보니

방파제 테트라포드(tetrapod)는 어떤 기준으로 설치될까? 지난 12일 오후에 찾은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수리실험동에선 해양구조물과 장비 등을 설치·운영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일상 속 당연시 여겨온 해양 구조물들의 설치 배경엔 수백번, 수천번 끈질긴 연구 끝 최적의 장비 규격을 찾아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원들의 끈질긴 노력이 숨어 있다.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에 위치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내 4005㎡ 규모의 수리실험동은 파도나 흐름을 인공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실험시설을 갖추고 있..

이 대통령 “충남·북, 대전 통합 경제권·행정체계 고민해봐야”
이 대통령 “충남·북, 대전 통합 경제권·행정체계 고민해봐야”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충남·북, 대전까지 통합해서 하나의 거대한 경제권, 행정체계를 만들어볼 거냐는 한번 고민해보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첨단·바이오 산업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의 중심, 충북’이라는 주제로 열린 ‘충북의 마음을 듣다’에서 충남과 대전의 행정통합이 “급정거를 한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도시들이 경쟁력을 올리려면 광역화가 시대적 추세가 됐다”며 “충청도 지금 대전, 세종, 충남·북으로 많이 나누어져 있는데, 지역 중심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지역연합..

2027학년도 충청권 의대정원 118명 증가…지역의사제에 단계적 확대
2027학년도 충청권 의대정원 118명 증가…지역의사제에 단계적 확대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올해 치러지는 2027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서울권을 제외한 지역 의대 모집 정원이 늘어남에 따라 충청권 7개 의과대학이 총 118명을 증원한다. 지역 거점 국립대인 충남대는 27명, 충북대는 39명이 늘어 각각 137명, 88명을 모집하고, 건양대와 순천향대 등 5개 사립 의대 역시 52명을 증원해 314명을 선발한다. 13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7학년도~2031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배정안'에 따르면, 2027학년도 지역 의대 32곳의 신입생 모집정원 증원 규모는 총 490명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떨어진 기름값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떨어진 기름값

  • 반갑다 야구야! 반갑다 야구야!

  • 내가 최강소방관 내가 최강소방관

  •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