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방송인’ 김제동 “국정원 직원 와도 겁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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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방송인’ 김제동 “국정원 직원 와도 겁내지 말라”

  • 승인 2017-09-1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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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이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1층 로비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10일차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
문성근, 명계남, 김규리,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김미화, 김구라, 김제동, 윤도현, 故 신해철, 김장훈…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가 지난 11일 발표한, 국정원이 ‘퇴출 압박 활동’을 했던 문화예술인들이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9. 11. ‘박원순 제압문건·MB 블랙리스트’는 모두 사실이었다)

방송 배제 사례를 비롯한 여러 정황과 증언들로 짐작하고 있던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문화예술인들이 대부분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인 까닭이다.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견해를 소신 있게 말해 온 ‘소셜테이너’(소셜+엔터테이너)로 유명한 방송인 김제동이, ‘블랙리스트’ 발표 이후 첫 공개석상에서 국정원 직원이 찾아왔던 일화를 소개했다.

김제동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1층 로비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 10일차 파업 집회 초대손님으로 참석했다.

그는 “저는 ‘당했다는 표현을 안 한다. 제가 겪은 일은 여러분들(MBC본부 노조원들)이 겪은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저를 포함해 유명인들만 주목받는 것 같아서 거기에 대한 미안함이 크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제동은 “블랙리스트 관련해서 (인터뷰) 요청이 오는데, 저는 사실 그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 사람들은 실패했다. 지금도 실패하는 중이고 우리가 성공했다‘고. 이제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제동은 당시 진행자였던 손석희 아나운서의 제의로 출연한 MBC ’100분 토론‘ 이후 소셜테이너로서의 이미지가 굳어진 것에 대해, “저의 선택에 의해 여기까지 왔다. 피해 받거나 그런 건 없다”면서도 “언론에 났으니까 얘기해 드리겠다. 국정원 직원 찾아와도 별로 겁내지 마세요”라고 조언했다.

“능력이 좀 있어야 돼요. 저 만나는 보고 문자를 국정원 담당자한테 보내야 되는데 저한테 보냈어요. 그래서 간첩 잡겠어요? ’18시 30분. 서래마을. 김제동 만남‘ 이런 문자를 저한테 보냈어요. 그래서 전화해서 문자 잘못 보내신 것 같다고 알려드렸어요. 국정원에 협조한 사람이에요, 제가. 깊은 자괴감이 들더라고요. 이들에게 과연 국가안보를 맡길 수 있는가.”

김제동은 지난 2009년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사회를 맡는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국정원 직원에게 “노제 사회를 봤으니 1주기 때는 안 가도 되지 않느냐. 제동 씨도 방송해야 하지 않느냐. 문성근이나 명계남 시켜라” 하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김제동에 따르면 이 직원은 자신이 VIP(이명박 대통령)에게 직보(직접 보고)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VIP가 제 걱정이 많다고 하길래, ’지금 대통령 임기는 4년 남았지만 제 유권자로서 임기는 평생 남았다. 제 걱정하지 말고 본인 걱정이나 하시라‘고 했다”면서 “자기가 생각해도 자기가 멋있는 날이 있지 않나. 그런 날이었는데 집에 들어가는 순간 너무 무서워서 무릎이 꺾였고, 다음날 아침이 오니 공황장애 증세가 왔다”고 설명했다.

김제동은 또한 “전 정권까지 한 9년 동안 시민으로서는 불행한 시대였지만 코미디언으로서는 참 행복한 시대를 살았다”며 “어떤 기자님이 ’왜 자꾸 무대 밑으로 내려가나‘라고 물으셨는데 ’거기가 무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피해를 입은 것이 없다.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살았다. 진짜 피해 입거나 고초 당한 사람들을 위해 마이크가 필요하다면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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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노조원들이 방송인 김제동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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