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는 삶의 축] 255. 여름 이야기

  • 문화
  • 인생 사자성어

[가요는 삶의 축] 255. 여름 이야기

에어컨 설치와 공기업

  • 승인 2017-09-25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여름이야기
한국의 아파트 역사는 올해로 55년에 육박한다. 지난 1962년에 준공된 서울의 마포아파트가 최초라고 알려져 있다. 마포아파트 이전에도 서울에는 1950년대 후반에 건립된 행촌아파트와 종암아파트 등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단지 형태를 갖추지 못한 단독 건물 형태의 아파트였기에 아파트군(群)에 속하지 못하는 불행(?)을 겪었지 싶다. 1970년대 중반부터 잠실을 중심으로 서울의 강남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건설됐는데 특히나 압구정동은 아파트 가격이 월등하게 비싸기로 소문났다고 한다.

따라서 조선시대의 권력자였던 세조의 '장자방' 한명회가 생존했더라면 그 또한 부동산으로 말미암아 엄청난 수익을 거두었으리라 추측된다. 칠삭둥이로 태어나 권력을 움켜쥔 지략가 한명회는 여생을 좀 더 '폼나게' 살고자 한강 옆에 정자를 지었다.

바로 이 정자가 있는 곳이 오늘날의 압구정동이다. '압구정(狎鷗亭)'은 한명회가 세운 정자의 이름이기도 하며 또한 압구정은 한명회의 호이기도 했다니 당시 그의 위세를 능히 짐작할 만 하다.

'압구'란 '갈매기와 친해 가깝다'라는 의미로 욕심 없이 자연과 어울리며 지낸다는 뜻이란다. 계유정난(癸酉靖難)으로 세조를 왕으로 추대한 뒤 영의정까지 지낸 한명회가 노년에 갈매기와 벗하고 싶다고 지은 정자가 '압구정'인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비싼 동네'라는 인식이 파다하니 압구정(동)은 그렇다면 한명회의 '욕심 없이 자연과 어울리며 지낸다' 라던 의미마저 퇴색된 듯도 싶다. 최초로 아파트에서 살았던 건 약 30년 전이다.

P동에 대한주택공사(현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전신)에서 임대아파트를 지었는데 물량이 남아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를 확인한 뒤 주택청약과 연관된 저축통장인지 청약부금인지를 가입하고 딱 1회만 납부했음에도 입주할 수 있었다.

LH가 LH 임대아파트 단지 내 냉방설비가 설치되지 않은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 중이라고 알고 있다. 그동안 임대아파트 경비실의 에어컨은 단지 입주민의 자발적 기부 등으로 설치됐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익과 금전적 손실에 민감하고 십인십색인 입주민들의 까다로운 성향 탓에 일부 아파트의 경우엔 입주민이 기증한 에어컨마저 설치를 거부한 곳도 있었다. 하여간 이에 LH는 경비 근로자들 대다수가 고령자인 점을 고려해 안전사고 예방과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지난 8월 1일부터 모든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고 있다니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임대아파트에 에어컨이 미 설치된 단지는 509개 단지 1674개소로, LH는 올해 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에어컨의 설치를 완료한다니 역시 공기업다웠다.

"지나간 여름 그 바닷가에서 만났던 그녀 ~ 허리까지 내려오는 까만 생머리 ~ 이것저것 잴 것 없이 난 그냥 푹 빠져 버렸어 ~ (중략) 별이 쏟아지던 하얀 모래위에 우린 너무 행복했었지 ~" DJ DOC가 히트시킨 <여름 이야기>다.

올여름도 정말 더웠다! 그럼에도 지난여름에 바다는커녕 물가에도 못 가봤다. 내가 근무하는 경비실엔 지금도 에어컨이 없다. 사측에선 이를 알면서도 여전히 모른 체 한다. 역시 공기업이 사기업보다 훨씬 낫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홍경석-인물-210
홍키호테-21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박헌오의 시조 풍경-32] 시의 몰골
  2. 신문 지면으로 본 60년 전 대전의 한가위 풍경! "급증한 귀성객, 물가 걱정 속에서도 타오른 영화와 온정의 물결"
  3. 고속도로 통행료 20번 넘게 안 낸 차량 37만대…4년 새 두 배
  4.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5. 이서영 충남경찰청장, 귀성길 교통안전 집중 점검
  1. 천안시 성거읍 주민자치회, '천흥사지 역사·문화유산 사진전' 개최
  2. 몸짓으로 채우는 원도심…대전ART마임페스티벌 10월 16일 개막
  3. 빈집털이 예방부터 절도범 검거까지…대전경찰, 추석 연휴 맞춤형 순찰·신속 대응
  4.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추석 맞이 민생활동… "이웃에게 따듯한 온기를"
  5. 천안법원, 골프채 판매사기 혐의 '징역 1년'

헤드라인 뉴스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갑천습지에 일제 금 수탈현장…동굴입구와 산책로 기초 드러나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에 일제강점기 금을 수탈한 광산의 존재가 근래에서야 알려진 가운데 동굴 입구로 추정되는 장소가 또다시 발견됐다. 또 갑천습지 산책로가 유실된 지점에서 돌을 차곡차곡 쌓아 하단 기초를 다진 흔적이 드러나면서 이곳에 산책로가 일제의 금 광산에서 채석한 돌을 운반하는 목적으로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974년까지 관찰되는 광산 입구 26일 중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 갑천습지와 도솔산 그리고 월평공원이 있는 서구 월평동에서 광산으로 개발되었을 것으로 여겨지는 동굴 입구 추정지가 새롭게 발견됐다. 갑천을..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형소법 개정 일주일 앞두고… 명칭부터 수사 인력 어떻게 달라지나

내달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대전지역 형사사법 체계에도 큰 변화가 시작된다. 가장 큰 변화는 검사의 직접 수사와 보완수사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사가 검토한 뒤 필요한 부분을 직접 추가 수사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검찰청 역시 폐지되고 대전지검과 대전고검은 각각 대전지방공소청과 대전고등공소청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대전경찰의 수사 부담과 책임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일반 형사사건의 1차 수사를 맡은 경찰 단계에서 사..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대전 국공립 중학교 내 정보교사 배치 10곳 중 4곳 불과

중학교 정보 수업 시수가 두 배로 늘어 2027년이면 전 학년에 적용되지만, 국·공립 중학교 세 곳 중 한 곳에는 정보교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전을 비롯해 강원, 전남, 전북 등의 지역에서는 정보교사 배치율이 절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시을, 국회 교육위원회)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3월 1일 기준 전국 국·공립 중학교 2657곳 가운데 정보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1706곳(64.2%)에 그쳤다. 나머지 951곳(35.8%)은 정보교사 없이 정보 수업을 운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건 추석의 의미

  •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버스전용차로 시행중입니다’

  •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세요’

  •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 귀성객 맞이 서대전역 방역 ‘꼼꼼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