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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종학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우리는 자신의 주장과 판단만이 옳고, 타인의 그것은 틀렸다고 여기는 정말 '틀린 생각'을 갖기 쉽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내가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내가 옳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나의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겸손에서만 나오기 때문이다.
'판사는 판결로만 말한다'는 법언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판사가 법대에 앉아 바라보는 세상은 심판권자와 심판대상자만이 존재한다. 그곳에는 심판권자로서의 권위와 엄격함 그리고 판단의 무오류성과 같은 단어들만이 횡행할 뿐이다. 그러나 어쩌랴? 그 판사조차도 비록 훌륭하고 능력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불안전한 존재인 나약한 인간일 뿐임을…. 그렇기에 판사의 판단도 때로는 틀릴 수 있음을, 오판이 있을 수 있음을 배제할 수가 없다. 그래서 겸손하라고, 함부로 남 훈계하지 말고, 그저 법에 주어진 권한 행사에 따른 결과물인 판결로만 말하라는 의미로 읽힌다.
이 세상에 틀린 것은 없고, 단지 다름만이 있다는 다원주의적 사고가 유행하는 현실이다. 그러나 '다름'과는 다른, '옳고 그름'의 영역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 '다름' 만연의 사회에서 옳은 것은 옳은 것이요, 그른 것은 그른 것이라고 과감히 선언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탁월한 분별력과 용기가 없으면 나올 수 없는 산물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공동체를 위하여 그 누군가는 반드시 이 역할을 수행해 주어야만 한다. 이들이 바로 리더라고 불리는 자들이다. 리더의 통찰력과 용기가 없다면 공동체의 전진은 상상할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용감하게 옳고 그름을 말해 줄 수 있는 리더의 존재 가치를 인정해 주어야 하고, 그 판단과 결정을 따라야만 한다.
그러나 리더에게는 그 통찰력과 용기에 앞서 반드시 먼저 돌아볼 일이 있다. '혹, 내가 틀린 것은 아닐까?'라고 말이다. 자신의 부족함과 오류 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겸손한 마음이야말로 리더가 갖추어야 할 통찰력 중의 통찰력이요, 용기 중의 용기가 아닐까? 이 겸손 품은 자들이 리더로 활동하는 곳에 상호 존중과 약자 배려의 정신이 깃들 수 있다. 그 결과는 공동체의 조화로운 발전과 구성원의 행복이다. 하지만 어쩌랴. 불행하게도 리더가 유능하면 할수록 본인의 부족함과 오류 가능성을 깨닫는 겸손을 갖추기가 어려운 것이 우리네 세상 이치이다. 유능한 리더일수록 더욱 더 성찰할 필요가 바로 여기에 있다. 리더여, 잊지 말라. 그대는 뛰어날 수는 있지만 완전한 존재는 결코 아님을….
손종학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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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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