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칼럼] 깨어 있는 시민 의식

  • 오피니언
  • 중도칼럼

[중도칼럼] 깨어 있는 시민 의식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 승인 2018-04-18 07:57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권율정 원장님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하루에 서너 번 들르는 보훈샘터에서 어떤 중년의 시민이 물었다. "더 이상 자연을 훼손하는 묘역 개발은 없었으면 한다" "언제까지 국가에서 묘역을 관리해야 하냐?" "왜 장군 묘역이라고 해서 그렇게 크게 만들었느냐?" 등 비교적 예리한 관점에서 지적한 문제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소상하게 답을 해 주었다. "현재 개발 중인 7묘역을 끝으로 더 이상의 묘역 개발은 없고 향후 '충혼당'에 납골식으로 안치하게 된다" "법률로 60년으로 되어 있다" "현재 장군 묘역이 빠르면 1년 전후해서 만장이 되면 그 이후에는 일반 묘역과 동일하게 그리고 그 이후에는 납골식으로 안치된다" 고 답을 해 주었는데, 그 가운데에 60년 부분에 대해서 왜 그렇게 길게 주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오히려 나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지대한 관심과 예리한 지적에 공감을 넘어 이러한 시민 의식이 전진하는 역사를 만들고 있다는 안도를 했다.

요즈음 두 달도 남지 않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관심 대상이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 등 선거 공화국이라고 할 만큼 거의 매년 선거일이 있다. 본격적인 민주화 기점인 1987년을 기준으로 30년 넘는 과정 속에서 적어도 투개표 부정은 원천적으로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반열에 올라와 있다. 그러한 외형의 위대한 업적과 달리 내면적 차원의 선진화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어느 지역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서 5억원을 상납했다가 결국 공천에 실패해서 돌려받았다가 얼마를 향후 정치 보장 차원에서 다시 바쳤다는 공천 비리가 있었다. 4년 동안 5억원이라면 대략 한 달에 1000만원이 넘는다. 그런 사람이 시장, 군수가 되었다면 공식적으로 받는 보수는 말 그대로 껌값 정도로 치부하고 얼마나 검은 돈이 횡행할지 치가 떨릴 정도다.

나는 늘상 강조하는 표현 가운데 하나가 '세상에는 공짜는 없다'이다. 그런 시각에서 5억원을 바친 당사자 입장에서 다음과 같은 일들이 없다면 '해가 서쪽에서 뜨는 것' 보다 더 기적일 것이다. 재임 중 불필요한 사업이나 공사 등을 발주해 여러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축적하려 할 것이고, 설령 필요하더라도 각종 공사 등 인허가 댓가, 리베이트 금액 등을 요구할 것이고 그리고 각종 직위 등을 신설 남발해 친인척, 지인 등을 채용할 것이며, 직원 인사권을 전횡해 승진에 목이 타는 직원들로부터 각종 상납 등이 난무했을 것이다.

그런데 선거철이면 무슨 과시라도 하듯 많은 사람을 몰고 다니는데 그렇게 할 일이 없는 사람이 왜 그렇게 많은지도 의문이며, 무슨 대문짝만한 이름을 새긴 옷을 입고 다니고, 받기도 싫어하고 보지도 않을 명함을 살포하듯이 배포하며, 그리고 주요 교차로마다 평소에는 없던 사람들을 세워서 소음 공해를 유발하면서 90도 넘는 인사를 시키는 등 정치발전적 요소와는 거리가 너무도 멀다. 승자 독식 체제에서 패자는 그 수많은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며, 그나마 다행인 승자는 그 순간부터 신세를 진 그 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갚아야 하는지 도무지 나의 상식으로는 이해 불가다.

이러한 점을 인지하여 우리의 선거법이 적어도 직접 선거 관련 금전 수수에 대해서는 세계적 수준에서 볼 때 매우 강하게 벌칙을 부과한다고 하지만 위에 언급한 요소들은 합법인지 당연한 듯이 벌어지고 있다. 금전적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그런지 선진국에서 볼 수 없는 책으로서 가치를 거의 인정받지 못하는 무슨 출판 기념회 등을 인정해 주어 거금을 거두는 창구로서 투명성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이 어제 오늘 지적된 것이 아니고 자주 거론되어 왔다. 그러한 고질적 문제를 하나하나씩 극복하는 길은 바로 현충원에서 예리한 문제점을 지적한 시민처럼 우리 모두가 깨어 있어야 한다.

하나의 사례로 주요 교차로에서 음악에 어설픈 율동을 하면서 인사하는 사람들이 4년 내내 한다면 그 진정성에 감복하겠지만 오로지 선거기간만 행한다. 이 얼마나 위선의 극치인가? 그러한 점에는 오로지 투표로 불이익을 주어 청산해야 한다. 지금부터 26년 전인 1992년도 영국 총선에서 후보들이 배포하는 것은 오로지 A4 용지 한 장일 정도이고 각 정당의 일종의 공약집인 매니페스토도 공짜가 아닌 서점에서 구입하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부러웠던 기억이 새롭다.

애써 투표를 해 주었더니 당선 무효, 중도 사퇴 등 악순환과 허탈감을 주는 용어가 없도록 우리 모두가 두 눈을 부릅뜨고 겉치레, 쇼, 화려한 외형, 급조된 공약, 허무맹랑한 유토피아적 언사 등 거짓과 가식적 요소에 미혹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성숙된 민주주의가 되려면 "견제와 균형" (check and balance)은 필수요소다. 우리 모두 감시자로서 제대로 주권을 행사하고 평소에도 부정부패적 요소에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담양군, 전남도 예쁜정원 콘테스트 최우수상·우수상 석권
  2. 전쟁 끝났는데 홀짝제 풀리나…차량 2부제 완화 여부 관심
  3. 성남 원도심, 대규모 정비사업 본격화…도시 균형발전 시험대 오른다
  4. “돈 주면 수용자 챙겨주겠다”… 대전교도소 교감 징역 3년 구형
  5. “도심 속 워터파크가 공짜”… 청주시 어린이 물놀이장 ‘피켓팅’ 시작된다
  1. 충남대 통합 찬반투표 앞두고 쟁점 재점화…17일 대토론회
  2. 글로벌 우주 강자들과 어깨 나란히…ISS2026 충청 우주기업들
  3. [현장의 사람들] 불길이 남긴 흔적 쫓아 원인 밝힌다…대전동부소방서 곽맹걸·이태규·김재능 화재조사관
  4. 3년 간 지연된 작은내수변공원 복합문화체육센터 공사비 문제로 또 늦어지나
  5. 오석진 "소통·청렴이 최우선"…인수위 첫 업무보고 돌입

헤드라인 뉴스


앵커 평가부터 특성화 경쟁까지… 대전 고등교육 새 시험대

앵커 평가부터 특성화 경쟁까지… 대전 고등교육 새 시험대

대전의 고등교육 혁신 체계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 교육부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를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ANCHOR·앵커)로 개편해 첫 성과평가에 나선 가운데 초광역 성장엔진 인재양성과 국가대표 거점국립대 육성, 사립대 특성화 사업도 본격 추진하면서 지역 대학들이 새로운 경쟁 환경에 들어섰다. 17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두 기관은 전날 국가철도공단 대강당에서 '2026년 앵커 연차점검 및 초광역 인재양성 기본계획 설명회'를 열고 연차점검 추진 방향과 신규 사업 계획을 안내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라이즈를 앵..

대전의 아들 황인범 월드컵서 아시아 유일 베스트일레븐 선정
대전의 아들 황인범 월드컵서 아시아 유일 베스트일레븐 선정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눈부신 경기력을 뽐낸 '대전의 아들' 황인범이 월드컵 선수들 중 베스트 일레븐에 뽑히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축구 콘텐츠 매체인 '매드 풋볼(MAD FOOTBALL)'은 월드컵 조별리그 A~H조 1차전 중간 베스트 일레븐을 선정했다. 황인범은 4-3-3 포메이션으로 선정된 베스트일레븐에서 미드필더의 한 자리를 차지하며, 아시아권에선 유일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남은 미드필더 두 자리는 자말 무시알라(독일), 페드리(스페인) 등이다. 황인범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청년이 미래-2편] "자연스럽고 안전하게".. 대전시가 잇는 청년들의 인연
[청년이 미래-2편] "자연스럽고 안전하게".. 대전시가 잇는 청년들의 인연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지만, 도대체 어디서 만날 기회를 찾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은 있어도 일상 속에서 만남의 기회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비대면 문화와 개인화된 생활방식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접점이 감소한 데다, 학업과 취업 준비, 바쁜 직장 생활 등으로 인해 관계를 형성할 시간적 여유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한, 온라인 중심의 만남이 늘면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만남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데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새로운 만남'을 갈망하는 청년들을 위해 대전시가 마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