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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
요즈음 두 달도 남지 않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관심 대상이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 등 선거 공화국이라고 할 만큼 거의 매년 선거일이 있다. 본격적인 민주화 기점인 1987년을 기준으로 30년 넘는 과정 속에서 적어도 투개표 부정은 원천적으로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반열에 올라와 있다. 그러한 외형의 위대한 업적과 달리 내면적 차원의 선진화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어느 지역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서 5억원을 상납했다가 결국 공천에 실패해서 돌려받았다가 얼마를 향후 정치 보장 차원에서 다시 바쳤다는 공천 비리가 있었다. 4년 동안 5억원이라면 대략 한 달에 1000만원이 넘는다. 그런 사람이 시장, 군수가 되었다면 공식적으로 받는 보수는 말 그대로 껌값 정도로 치부하고 얼마나 검은 돈이 횡행할지 치가 떨릴 정도다.
나는 늘상 강조하는 표현 가운데 하나가 '세상에는 공짜는 없다'이다. 그런 시각에서 5억원을 바친 당사자 입장에서 다음과 같은 일들이 없다면 '해가 서쪽에서 뜨는 것' 보다 더 기적일 것이다. 재임 중 불필요한 사업이나 공사 등을 발주해 여러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축적하려 할 것이고, 설령 필요하더라도 각종 공사 등 인허가 댓가, 리베이트 금액 등을 요구할 것이고 그리고 각종 직위 등을 신설 남발해 친인척, 지인 등을 채용할 것이며, 직원 인사권을 전횡해 승진에 목이 타는 직원들로부터 각종 상납 등이 난무했을 것이다.
그런데 선거철이면 무슨 과시라도 하듯 많은 사람을 몰고 다니는데 그렇게 할 일이 없는 사람이 왜 그렇게 많은지도 의문이며, 무슨 대문짝만한 이름을 새긴 옷을 입고 다니고, 받기도 싫어하고 보지도 않을 명함을 살포하듯이 배포하며, 그리고 주요 교차로마다 평소에는 없던 사람들을 세워서 소음 공해를 유발하면서 90도 넘는 인사를 시키는 등 정치발전적 요소와는 거리가 너무도 멀다. 승자 독식 체제에서 패자는 그 수많은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며, 그나마 다행인 승자는 그 순간부터 신세를 진 그 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갚아야 하는지 도무지 나의 상식으로는 이해 불가다.
이러한 점을 인지하여 우리의 선거법이 적어도 직접 선거 관련 금전 수수에 대해서는 세계적 수준에서 볼 때 매우 강하게 벌칙을 부과한다고 하지만 위에 언급한 요소들은 합법인지 당연한 듯이 벌어지고 있다. 금전적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그런지 선진국에서 볼 수 없는 책으로서 가치를 거의 인정받지 못하는 무슨 출판 기념회 등을 인정해 주어 거금을 거두는 창구로서 투명성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이 어제 오늘 지적된 것이 아니고 자주 거론되어 왔다. 그러한 고질적 문제를 하나하나씩 극복하는 길은 바로 현충원에서 예리한 문제점을 지적한 시민처럼 우리 모두가 깨어 있어야 한다.
하나의 사례로 주요 교차로에서 음악에 어설픈 율동을 하면서 인사하는 사람들이 4년 내내 한다면 그 진정성에 감복하겠지만 오로지 선거기간만 행한다. 이 얼마나 위선의 극치인가? 그러한 점에는 오로지 투표로 불이익을 주어 청산해야 한다. 지금부터 26년 전인 1992년도 영국 총선에서 후보들이 배포하는 것은 오로지 A4 용지 한 장일 정도이고 각 정당의 일종의 공약집인 매니페스토도 공짜가 아닌 서점에서 구입하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부러웠던 기억이 새롭다.
애써 투표를 해 주었더니 당선 무효, 중도 사퇴 등 악순환과 허탈감을 주는 용어가 없도록 우리 모두가 두 눈을 부릅뜨고 겉치레, 쇼, 화려한 외형, 급조된 공약, 허무맹랑한 유토피아적 언사 등 거짓과 가식적 요소에 미혹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성숙된 민주주의가 되려면 "견제와 균형" (check and balance)은 필수요소다. 우리 모두 감시자로서 제대로 주권을 행사하고 평소에도 부정부패적 요소에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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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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