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의 '방송 타임머신'] LP 레코드판, 같은 음악만 '빙글빙글'

[박붕준의 '방송 타임머신'] LP 레코드판, 같은 음악만 '빙글빙글'

  • 승인 2018-10-25 11:54
  • 신문게재 2018-10-25 23면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박붕준
박붕준(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 대전MBC보도국장.뉴스앵커)
거의 40년 전 오늘은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시해되었던 날이다. 1979년 당시 KBS와 MBC, TBC(현, JTBC)는 모든 정규방송을 중단한다. 무려 9일간의 국장(國葬) 기간은 '쇼와 오락' 등 정규 프로그램은 전면 폐지되고 슬픈(?) 내용의 임시 프로그램만 방영된다.

라디오는 느린 곡조의 클래식만 거의 온종일 틀었(?)다. 전혀 뜻밖의 사태로 'TV 편성 부서'는 난리(?)가 났다.

평소에 대통령이 행사에 자주 참석하지 못했다면 건강 이상의 감(感)을 잡고 사후에 대비, 다큐멘터리를 사전에 제작했겠지만… 그렇다고 온종일 "국민들이 비탄에 빠져 있습니다" 같은 천편일률적인 방송만 할 수 없지 않은가!

생전 대통령 취임 당시 자료화면을 재탕, 3탕 한다. 텔레비전에서는 점잖은(?) 내용의 영화를 편성한다. 재미? 상관없다. 9일간이나 계속되면서 전국 분향소에 다녀갈 사람은 거의 다 다녀갔으니 분향소 표정 방송 내용도 거의 똑같다.

라디오 PD들은 이때가 휴가 기분? 슬픈 선율의 클래식 음악 레코드 스스로 빙글빙글 돌아준다. 그런데 갑자기 특정 '음률' 부분만 반복 방송된다. 알고 보니 레코드판에 먼지가 끼어 바늘이 그곳 부분에서만 반복 회전하고 있었기 때문! 바늘을 들어 LP판 앞부분으로 놓아주면 된다. 그런데 음악이 길으니 이 시간 PD와 엔지니어가 사이좋게 방송국 옆 중국집으로 간 것!

식당 라디오에서 모니터 중 쏜살같이 달려간다. 클래식을 모르는 청취자들은 "이 부분이 일반 대중가요처럼 반복되는 음악인가?"라고 생각했을까? 박붕준(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 대전MBC보도국장.뉴스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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