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국제사회와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은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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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국제사회와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은 지켜야 한다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UST 교수

  • 승인 2019-10-03 11:07
  • 신문게재 2019-10-04 22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곽상수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UST 교수
한국은 1945년 설립한 국제연합(UN)에 가장 혜택을 본 나라다. 1950년 한국전쟁에서 미국을 비롯한 UN연합군의 헌신적인 도움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2차 대전 이후 최빈국에서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성장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우리나라는 1991년 9월 18일에 북한과 동시에 UN에 가입했다. 필자는 초등학교 시절 UN이 원조한 옥수수죽을 급식으로 먹은 것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당시 10월 24일 'UN의 날'이 되면 UN사무총장에게 한국을 지켜줘서 고맙다는 감사와 우리의 소원인 남북통일을 빨리 이룰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손편지를 단체로 쓴 기억이 난다. 우리는 UN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로서 이제 UN과 국제사회에 진 빚을 갚아야 할 책무가 있다. 국제사회와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은 솔선수범해서 지켜야 한다.

최근 UN은 산업혁명 이후 과다하게 사용한 화석에너지로 인해 지구 규모의 심각한 환경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찍 UN 산하에 3대 환경협약을 설치했다.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세계정상들이 모여 환경개발회의가 개최된 이후 1993년 생물다양성협약(UNCBD), 1994년 기후변화협약(UNFCCC), 1996년 사막화방지협약(UNCCD)을 채택했다. 한국은 3대 환경협약 모두에 가입하였을 뿐만 아니라 협약의 당사국총회를 유치하는 등 주도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2011년 사막이 없는 한국에서 아시아 최초로 '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총회'(UNCCD COP10)를 창원에서 개최했다. 2012년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한 기후변화 특화기금으로 '환경분야의 세계은행'으로 불리는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GCF)를 인천 송도에 유치했다. 2014년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를 평창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특히 2015년 파리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의 195개 당사국은 2020년 이후의 새로운 기후변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해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채택했다. 한국은 대통령, 환경부장관이 참석해 2030년 국가 온실가스배출 전망치(BAU)의 37%를 줄이겠다고 국제사회에 자발적으로 약속했다.

문제는 우리의 온실가스 감축 의지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목표를 5억 3600만t으로 설정하고 있다.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매년 1000만t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데 오히려 1000만t씩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증가 속도는 최고수준이다. 말이 아닌 실행이 중요한 때다. 지난 9월 23일 UN본부에서 2021년 파리기후협정 시행을 앞두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각국과 민간의 행동 강화계획을 발표하고 공유하기 위한 'UN 기후행동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우리 정부도 문 대통령을 비롯해 관계자가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6월 서울에서 제2회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 한국개최를 선언하면서, 파리협정과 지속가능목표 이행을 위해 국제사회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말했다.

UN은 2015년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지속가능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17개 큰 목표와 169개 세부목표를 정하고 노력하고 있다. 2030년까지 극심한 빈곤을 근절하고 세계를 지속가능한 길로 나아가기 위한 보편적인 행동을 실천하는 것 역시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선진국의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사업을 확대하면서 개도국을 지원하고 있다. 젊은 목숨을 희생해 6·25전쟁에 참전한 국가 가운데 현재 우리보다 형편이 어려운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필리핀, 터키에 대해서는 이들 국가가 발전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원해야 할 도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UN의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우리로서는 글로벌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국제사회와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나서야 한다. 기후위기시대에 적응하는 생물자원 개발, 신재생에너지 비중증가, 에너지효율증대 등 모든 과학기술 혁신역랑을 높여야 하므로 과학자의 책무가 더욱 막중하다.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U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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