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국립문화재연구소 수장고에 보관 중인 금동관음보살좌상. 중도일보 DB |
대전고법 제1민사부(재판장 권혁중) 심리로 28일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부석사가 정부를 상대로 낸 유체동산 인도 소송 공판에서, 법원은 불상의 진위 여부, 불상 재질을 위한 성분 검사, 결연문에 대한 감정 등 세 가지를 쟁점 사안으로 꼽았다.
먼저 불상의 진위 여부에 대해선 추후 재판에서 전문가를 증인으로 채택해 신문하기로 했다. 진위 여부에 따른 제작 시기를 맞춰 판별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법원은 앞서 전문가들의 의견 대립이 있었던 만큼, 이를 염두에 둘 중요 요소로 봤다.
시료 채취 방법을 통한 성분 검사도 확인한다. 연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감정방법에 대해선 탄소 측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진위 여부로 항소를 내걸었던 결연문을 두고는 법원에서 직접 전문가를 구해 감정을 신청하기로 했다. 원고 측에선 이의 없이 재판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1330년경 서주(고려시대 충남 서산의 명칭)의 결연문 당시의 학문 양식과 구조, 명단을 파악해 이름 등이 부석사 시대 등장인물인지, 그 이후 시대 것인지 등을 판단한다.
불상의 부식에 대해서도 피고 측에 보전 권한을 부여할 것을 요구했다. 재판에 참석한 원우 전 부석사 주지스님은 "(불상이) 산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소유권이 없어 보전 처리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법원은 국가 문화재라면 보전 처리를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이날 검찰 측에서 일본 소송고지서 송달 증명서를 이유로 변론기일을 추가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원고 측의 소장 제출과 마찬가지로 소유권 주장을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법원은 소송고지서 송달이 마무리돼야만 재판이 열리는 점이 아닌 것과 다른 방향으로도 판단이 가능하다고 보고 휴정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재판으로 1심 이후 3년 4개월간 멈춰 섰던 부석사 소유권 항소심 재판에 속도가 붙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 공판은 6월 9일 오후 3시 10분이다. 다만 쟁점에 대한 증인의 참석 여부 등 상황에 따라 기일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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