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자유(自由)의 대가(代價)

  • 오피니언
  • 중도시평

[중도시평] 자유(自由)의 대가(代價)

정해황 (대전광역시교원단체총연홥회 회장)

  • 승인 2020-07-07 17:18
  • 수정 2021-06-24 14:18
  • 신문게재 2020-07-08 18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정해황
정해황 대전교총 회장
미국 워싱턴 DC를 거닐다 보면 대형버스에 프리덤 이즈 낫 프리(Freedom is not free)라고 쓰여 있는 것을 자주 발견한다. 무슨 의미일까 생각하면서도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지나쳤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6·25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방문하게 되면서 의문이 풀렸다. 공원 내 추모의 벽에 새겨진 타이들이 'FREEDOM IS NOT FREE' 문구라는 사실에 놀랐다.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의미다. 비문의 첫 문장이 "그들로 하여금 잊혀 지지 말도록 하자. 자유가 결코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들이 세계에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Let them not be forgotten for they have shown the world that freedom is never free.)라는 사실을 알고서 이해하게 되었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살았던 것 같다. Freedom의 어원은 비너스에 해당하는 사랑의 여신(Fria)에서 나온 말로서 라틴어의 Fr로 시작되는 '자유(Freedom), 친구(Friend), 금요일(Friday), 평화(Friede), 기쁨(Freude)' 등이 어원이 같다고 한다. 무엇인가 공통점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는 인간존재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올해로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이하였다. 코로나 19로 인해서 다른 해와는 달리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한 것 같다. 참전유공자분들이 매우 고령이라는 점과 건강 문제를 고려하여 저녁에 축소해 진행하였다고 한다. 해마다 기념식 때마다 말의 성찬이 이어진다. "조국은 한순간도 당신들을 잊지 않았다"며 "예우를 다해 모실 수 있어 영광"이라고 되풀이한다. 전쟁에 참전한 부모 세대들은 살아 계셔도 너무 연로하시다. 피부에 와 닿도록 예우를 다해 모셔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후세들에게 자유의 소중함을 간직할 것이다. 70주년을 맞이하여 각자가 한반도에 화해와 평화와 자유의 시대정신이 정착되도록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인물 간의 관계로 형상화해 이데올로기 비판과 문명 비판을 시도한 소설이 장용학의 '원형(圓形)의 전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이장'이다. 이장의 부모는 남매지간이다. 근친상간으로 아들을 낳은 이 남매는 '자유'와 '평화'의 상징으로 설정된다. 두 사람의 근친상간은 한반도의 동족상잔을 형상화한 것이다.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전쟁은 원(圓)처럼 시작하는 점도, 끝나는 점도 없이 계속해서 돌고 돈다. 원은 계속 돌고 돌아 어디가 시작점이고 끝나는 점인지를 정확히 알 길이 없다. 명칭부터도 혼란스럽다. '6·25사변' '6·25동란'에서 '한국전쟁'으로 명명했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논란의 여지가 수없이 존재한다. 내전이었는지 국제전이었는지? 이 전쟁이 북한의 남침 개시로 시작된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역사적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북침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고 하니 말문이 막힌다.

자유와 방종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시대조류에 편승하여 과거사는 과거 속에 묻고 잊어버리는 것이 자유의 미덕이라고 착각하는 이가 많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良貨(양화)는 惡貨(악화)를 구축하기 마련이다. 새로운 거짓에 대해 변함없는 진실은 또 싸워야 할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어쩌면 대상이 내부에 있는지도 모른다. 피의 대가로 소중하며 어렵게 얻은 자유가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인하여 사라질까 두렵다. 다시는 이 땅에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역사적 사명의식을 가져야 할 때가 지금인 것 같다.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진리가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역투 펼치는 한화이글스 새 외국인 투수 짐머맨
  2. 숨통 튼 홈플러스…영업 정상화까진 '첩첩산중'
  3. 세종시교육청 '교육문화원' 공식 개원… 복합 교육문화 거점 노크
  4. 경주의 대표 관광지 '금장대'
  5. 천안시의회 권오중 의원, 독립기념관 품은 흑성산 자락 대규모 수목장 조성 전면 재검토 촉구
  1. [취임 인터뷰] 대전 역세권부터 빵타워까지…황인호표 동구 혁신 시동
  2. 가로림만 서산갯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서산, 세계유산도시 새 역사 열었다
  3. 신한철 전 중도일보 상무 별세
  4. 민선 9기 대전시 조직개편 추진... AI와 시민에 방점
  5. [오늘과내일] 가슴에 불 지르는 지방의회 원구성

헤드라인 뉴스


보행 안전 돕는다더니…고장난 바닥신호등 수리도 늦어져

보행 안전 돕는다더니…고장난 바닥신호등 수리도 늦어져

23일 오전 8시 20분께 대전 중구 오류초등학교 정문 앞 횡단보도. 등교 시간 학생들이 녹색 보행신호가 켜지자 횡단보도를 따라 도로를 건너기 시작했다. 마침 발 아래 바닥신호등도 초록불이 들어왔고 휴대폰에 시선을 고정하던 보행자들은 신호를 놓치지 않고 길을 건널 수 있었다. 그러나 횡단보도 반대쪽 바닥신호등은 여전히 적색 신호를 유지한 상태였다. 서구 둔산초등학교 앞 사거리에서도 횡단보도 시작점에 설치된 바닥신호등 5곳 중에 2곳에서 LED 일부에만 불이 들어오거나 적색과 녹색 신호 모두 표시되지 않은 채 꺼져 있었다. 시민들이..

"상가 공실, 전국 최대 수준" 세종시, 민관 협력으로 해법 찾는다
"상가 공실, 전국 최대 수준" 세종시, 민관 협력으로 해법 찾는다

"전국 최대 수준의 공실률, 이로 인한 정주 여건 악화와 만족도 저하 우려." 민선 5기 세종시정에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관 협력 기구와 정책 이행을 위한 추진단이 구성돼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전망이다. 단순히 상권 활성화를 위한 의견 수렴에 머물지 않고, 부서 간 벽을 허문 기구를 통해 의사 결정을 내린 뒤 현실화까지 동력을 끌어가겠다는 취지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세종지역 일반상가 공실률은 21.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이 가운데 중대형 상가(3층 이상 또는 연면적..

세종 찾은 김민석 "국회 완전 이전 불가피, AI 의사당으로"
세종 찾은 김민석 "국회 완전 이전 불가피, AI 의사당으로"

김민석 전 총리(더불어민주당)가 27일 세종시를 찾아 국회 완전 이전을 전제로 한 전 세계 유일의 'AI 의사당 건립'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날 오전 세종시청을 찾은 김 총리는 금주 당권 경쟁 본선 레이스 시작을 알리며 국가의 중원이자 중심인 충청권, 특히 세종에서 집권당의 첫 전대를 개시한다는 의미를 부각했다. 그는 여의도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으로서 2033년 건립 예정인 국회 세종의사당의 완전 이전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분원 이전으로 국정 운영의 중심인 정부와 여의도 국회, 세종의사당으로 쪼개진다면, 과도한 행정 비효율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역투 펼치는 한화이글스 새 외국인 투수 짐머맨 역투 펼치는 한화이글스 새 외국인 투수 짐머맨

  • ‘우린 더위 몰라요’…한화생명볼파크 썸머 페스티벌 ‘우린 더위 몰라요’…한화생명볼파크 썸머 페스티벌

  • 충청 유니버시아드 빛낼 굿즈들 충청 유니버시아드 빛낼 굿즈들

  • ‘머드에서 놀자’…보령머드축제 개막 ‘머드에서 놀자’…보령머드축제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