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사람이 중심인 교통문화 정착을 위한 ‘안전속도 5030’

  • 사람들
  • 뉴스

[독자투고]사람이 중심인 교통문화 정착을 위한 ‘안전속도 5030’

박은규(대전동부경찰서 경비교통과장)

  • 승인 2021-03-16 15:48
  • 수정 2021-05-04 00:38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박은규
박은규 대전동부경찰서 경비교통과장
그동안 우리 국민은 코로나19라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유례없는 전염병과 싸우면서도 위기에 더 강해지는 민족의 저력과 단합된 힘으로 기나긴 겨울의 터널을 지나 어느덧 백신의 보급과 함께 희망을 꿈꾸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듯이 벌써 도심의 주변 곳곳에서 활짝 핀 목련과 매화꽃 향기가 봄을 알리고, 그동안 집안에서만 움츠리고 있던 시민들의 나들이가 점점 증가하여 삭막했던 거리도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느낌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규제가 완화되고 사람들의 야외활동이 증가할수록 그에 따른 보행자의 교통사고 위험이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에 대한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 3년간 우리 지역 대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를 보면 2018년 85명, 2019년 73명, 2020년 60명으로 사망자 수는 해가 갈수록 점점 감소하는 추세이나 전체 사망자 중 상대적 교통약자인 보행자 사망 비율은 2019년 55.2%, 2020년 58.3%로 점점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형편이다.



정부는 지난 2018년 초 ‘국민 생명지키기 3대 프로젝트’의 하나로 2022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절반 줄이기’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범국가적인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에 따라 2019년 4월 19일 도로에서 자동차의 속도를 규제하고 있는 도로교통법시행규칙을 개정하여 자동차 등의 제한속도를 주거지역·상업지역 및 공업지역의 일반도로에서는 매시 50Km 이내로 하고, 다만 시·도경찰청장이 원활한 소통을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지정한 노선 또는 구간에서는 매시 60Km 이내로 하여, 오는 4월 17부터 시행하기로 하여 갑작스런 변화로 인한 혼란을 완화하기 위해 그 시행을 2년간 유예하였다. 이에 근거하여 새롭게 탄생한 것이 ‘안전속도 5030’이라는 정책이다. 안전속도 5030은 교통사고 발생 시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하여 사망자를 감소시키기 위해서 개정규칙과 같이 도시지역의 일반도로 제한속도를 시속 50Km 이내로 하고, 주택가 이면도로 및 어린이보호구역 등 특별히 안전이 특히 강조되는 지역은 시속 30Km 이내로 제한하여 차량의 주행속도를 낮추려는 계획이다. 안전속도 5030은 이미 덴마크, 호주, 헝가리 등 세계 47개국에서 시행하여 교통사고 감소 효과가 검증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서울 종로구와 부산 영도구에서 시범운영 하여 부산 영도구에서는 37.5%라는 보행자 사망 감소효과를 거두었다. 또한, 도로교통안전공단의 실험 결과 차량과 보행자의 충돌 시 보행자의 사망 가능성은 시속 60Km에서 85%인데 반해 시속 50Km에서는 55%로 주행속도 10Km 단축 시 사망률이 평균 30%나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교차로와 신호등이 반복되는 도심부에서 주행속도를 줄인다면 교통정체가 가중될 것이라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전국 5대 광역시 등 12개의 주요 도시의 표본 구간별 주행시험 결과 도심부 구간(평균 13Km) 주행 시 시속 60Km와 50Km인 차량 간의 통행시간의 차이는 단 2분(42분→44분)이 증가함에 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그동안 우리 대전경찰청에서도 대전광역시와 합동으로 지난해 말까지 10억2000만 원을 투입, 대전시 전체 306개 노선 364개 구간 이면도로의 노면표시와 교통안전 표지를 정비하는 등 교통안전시설을 개선하였다. 특히 안전에 취약한 초등학교 주변 등 어린이 보호구역 내의 주요 교차로에 신호 및 과속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하여 운전자의 경각심을 높이고 앞으로도 대전시와 협의하여 그 시설을 확대할 예정이다.

대전경찰청에서는 '안전속도 5030'에 따른 무인단속 확대 운영을 앞두고 3월 16부터 한 달 동안 계도기간을 갖고 계도기간에 단속된 운전자들에게는 과태료와 벌점 등을 부과하지 않고 계도장을 발부할 예정이다. 그러나 개정된 도로교통법시행령이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오는 4월 17일부터는 추가 설치한 93대를 포함해 모두 389대의 무인단속 장비를 활용, 도심의 속도위반을 강력히 단속할 예정이다.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그동안 우리는 경제발전이라는 명목하에 너무 빠른 변화와 속도만을 추구하느라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잠시 잊고 살아왔는지 모른다.

교통단속 시 금전적 손해나 처벌이 무서워 억지로 안전속도를 지키기보다는 지금 내가 운전하는 차량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사람이 나의 소중한 부모, 형제자매, 사랑하는 아들·딸이 될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보행자가 안전한 편리한 교통환경 조성과 사람이 먼저인 선진 교통안전 문화를 실현하기 위해 대전시민의 성숙 된 시민의식을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안양시, 평촌신도시 정비 ‘청신호’ 가속
  2. 환자 목부위 침 시술 한의사, 환자 척수손상 금고형 선고
  3. 대전서 교통사고로 올해 54명 사망…전년대비 2배 증가 대책 추진
  4. 위기 미혼한부모 가정에 3000만 원 후원금 전달
  5. 인문정신 속의 정치와 리더십
  1. 대학 라이즈 사업 초광역 개편 가능성에 지역대학 기대·우려 공존
  2. 자립준비청년 자기계발비 300만원 후원
  3. 교통사망사고 제로 대전 선포식
  4. [썰] 박범계, 검찰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득 or 실?"
  5. "행정수도 세종 완성, 당에서 도와달라"

헤드라인 뉴스


충남도, 민자 4000억 유치 `K-모빌리티 허브` 만든다

충남도, 민자 4000억 유치 'K-모빌리티 허브' 만든다

충남도와 당진시가 국내 기업과 손잡고 당진항 일원에 대한민국 자동차 수출을 이끌어갈 최첨단 복합물류단지를 조성한다. 조성이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민선8기 도가 중점 추진 중인 '베이밸리 건설'과 '당진항 수출 전진기지 육성' 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17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이정환 SK 렌터카 대표이사 등과 '케이(K)-모빌리티 오토 허브 일반물류단지 조성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국 처음으로 자동차산업과 항만물류를 결합시킨 K-모빌리티 오토 허브 일반물류단지는 당진..

대전 청약시장 쏠림현상 뚜렷… 옥석가리기 심화되나
대전 청약시장 쏠림현상 뚜렷… 옥석가리기 심화되나

올해 대전 아파트 청약시장에서는 특정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입지와 분양가 등 경쟁력을 갖춘 인기 단지가 선별되면서 '옥석 가리기'가 한층 심화되는 분위기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에 나선 '도룡자이 라피크'가 침체된 분양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GS건설이 공급한 도룡자이 라피크는 1~2순위 청약에서 214세대 모집에 3636건이 접수되며 평균 16.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84㎡B형은 59.16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대부분 1..

민주당, 내년 지방선거 공천 위해 모든 당원 ‘1인 1표’ 도입
민주당, 내년 지방선거 공천 위해 모든 당원 ‘1인 1표’ 도입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공천을 위해 모든 당원에게 ‘1인 1표’를 부여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에 착수한다. 그동안 대표나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했던 규정을 개정해 모든 당원에게 투표권을 동등하게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정청래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내년 6·3지방선거에서 열린 공천 시스템으로 공천 혁명을 이룩하겠다"며 "19일과 20일 이틀간 1인 1표 시대 당원 주권 정당에 대한 당원 의사를 묻는 역사적인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계절의 색 뽐내는 도심 계절의 색 뽐내는 도심

  • 교통사망사고 제로 대전 선포식 교통사망사고 제로 대전 선포식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