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청호 수변, 관광 자원 충분한데… 유휴부지 활용은?

  • 경제/과학
  • 공사·공단

[르포] 대청호 수변, 관광 자원 충분한데… 유휴부지 활용은?

대청댐 비상여수로 유휴부지… 몇 년째 방치
나무 조차 심어져 있지 않아 '황폐함' 자아내
시민위한 공간인 '생태공간' 등으로 조성돼야

  • 승인 2021-04-12 17:02
  • 수정 2021-04-13 10:39
  • 신문게재 2021-04-13 2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KakaoTalk_20210412_145925058_06
대청댐 비상여수로 유휴부지인 미호동 573-1번지에서 바라보는 풍경. 넓은 호수가 있어 좋은 풍경을 자아내지만, 이를 바라보기 위한 해당 부지는 전혀 관리가 되어 있지 않다.
12일 오전 11시 대청댐이 위치한 대전 대덕구 미호동. 도심을 벗어나 구불구불한 숲길에 접어들자, 로하스 캠핑장 입구가 보였다. 이곳을 지나쳐 목적지로 향하자 나무 사이로 대청댐이 보였다. 비가 내린 탓에 날이 밝진 않았지만 흐르는 물을 보니 속이 탁 트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날 목적지는 대덕구 미호동 573-1번지, 2014년에 완공한 '대청댐 비상 여수로' 유휴부지다. 도착하자마자 느낀 건 '황폐함'이었다. 수자원공사가 일부 유휴부지를 산림청과 함께 산림 탄소상쇄의 숲을 조성했지만, 사람의 손길이 닿은 곳은 그곳뿐이었다. 이곳에 도착하기 전까지 봤던 푸른 숲, 흐르는 강물과는 대조적이다.

포장되지 않은 진흙 도로에 나무조차 없었다. 나대지라는 말이 딱 걸맞았다. 풀과 잡초가 엉켜 있었고, 도로는 울퉁불퉁했으며, 돌과 나뭇가지들이 곳곳에 잔뜩 쌓여 있기도 했다. 사람 발자국은 보이지 않는데, 멧돼지로 추정되는 발자국이 군데군데 있어 무섭기도 했다. 오랜 시간 누구의 관리도 받지 않고, 발길도 닿지 않는 흔적이 남아 있었다. 말은 비상 여수로 유휴부지지만, 실상은 버려진 땅에 불과했다. 바로 옆에 대청댐에서 흐르는 물길이 펼쳐져 휴식 공간으로 조성하면 많은 이들의 '힐링 공간'이 되고도 남을 아까운 땅이다.

KakaoTalk_20210412_145925058_03
대전 대덕구 미호동에 위치한 대청댐 비상여수로 유휴부지. 나무 조차 없고 군데군데 잡초만 자라 있다.
대덕구가 비상 여수로 유휴부지를 활용한 '생태휴식공간' 조성을 공사에 제안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덕구는 2015년부터 유휴부지를 활용해 시민을 위한 공간 조성을 계획했다.



생태공원 등으로 매력적인 부지인 점은 다른 기관에서도 인정했다. 지난해 산림청은 기존 공원과는 차별화된 참신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전국에서 5곳을 선정해 공모 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산림청이 선정한 5곳 중 바로 이곳이 포함돼 있었다. 국유지인 데다, 대청호 수변 자원과 주변 관광 자원을 연계한 생태휴식공간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이곳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한다면 인근 로하스 캠핑장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특히 5~10분 거리에 카페와 음식점 등 상권도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 비상 여수로 근처에서 자영업을 하는 모 식당 사장은 "댐이 있다 보니, 주말엔 로하스 캠핑장이나 주말에 드라이브를 와 방문하는 손님이 많다"며 "인근에 생태공원을 조성하면 더 많은 관광객이 올테니 환영할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사업 추진의 키를 가지고 있는 수자원공사는 법과 용도 맞도록 활용이 이뤄져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하천법상 하천 부지에는 시설의 종류가 제한돼 있어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유휴부지를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건 굉장히 좋지만, 국유지이기 때문에 지자체에선 비용을 내야 하는 법이 있는 상황"말했다.
김소희 기자 shk3296@

KakaoTalk_20210412_145925058_02
대전 대덕구 미호동에 위치한 대청댐 비상여수로 유휴부지 풍경.
* 비상 여수로는 기상 이변 등으로 예측치 이상의 홍수가 발생했을 때, 주요 여수로(댐)에서 감당하지 못하고 초과하는 수량을 방류하기 위한, 여분의 수로를 뜻합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경찰, "제원면 천내리 수난사고 안전관리 부실" …담당 공무원 등 3명 형사 입건
  2. 경찰 압수수색 중 피의자 투신…대전 재개발 전 조합장 사망
  3. [중도초대석] 허정두 국가독성과학연구소장 "변경된 명칭에 부합하는 미래 비전을"
  4. 태안출신 문양목 애국지사 유해 국내 돌아온다…13일 대전현충원 안장
  5. 대전0시축제 교통통제 8~16일까지 중앙로 통제
  1. 양유정 한글문화도시센터장 임명...한글 문화 혁신 이끈다
  2. 천문연 큐브위성 '도요샛' 슈퍼태양폭풍 속 우주 날씨 관측
  3. 가원학교 정밀안전진단 최종설명회 "안전 이상없어"… 흔들림 원인은 미궁
  4. 대전경찰 관계성 범죄 전수조사, 대응강화 회의 진행
  5. 유성선병원, 의료인 보조해 심정지 발생 예측 시스템 도입

헤드라인 뉴스


제3회 `대전 0시축제` 8일 개막…시민 참여에 중점

제3회 '대전 0시축제' 8일 개막…시민 참여에 중점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대전 0시 축제’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감이 커진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보다 더 풍성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라며 "지역민들의 참여를 도모하고, 수도권 등 타 지역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전시는 축제 개막을 앞두고 축제장 구성과 안전·교통통제 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축제는 '잠들지 않는 대전, 꺼지지 않는 재미'라는 슬로건 아래 대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시간여행 테마로 오는 8일부터 16일까지 중앙로..

`대통령 세종 집무실`, 2029년까지 새 정부 신속 과제 추진
'대통령 세종 집무실', 2029년까지 새 정부 신속 과제 추진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립이 이재명 정부의 신속 추진 과제로 추진된다. 완공 시기는 2029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수현 국정기획위원회 산하 균형성장특별위원장은 8월 5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3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관련한 내용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과 강주엽 행복청장, 조상호 국정기획위원 등이 함께 했다. 2022년 여·야 합의로 행복도시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집무실 건립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행정수도 완성의 첫 단추로 건립 절차를 보다 신속하게 착수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앞선 8월 1..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안정적 운영 위한 법적 기반 확보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안정적 운영 위한 법적 기반 확보

자치단체장에 따라 존폐 위기에 처했던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에 대한 국비 지원이 의무화하면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당론으로 채택된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다 개정안을 두 차례 대표 발의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박정현 의원(대전 대덕구)은 개정안이 4일 제427회 국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236인 중 찬성 161인, 반대 61인 기권 14인으로 통과됐다고 5일 밝혔다. 개정안은 박정현 의원이 지역화폐 제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북적이는 워터파크와 한산한 도심 북적이는 워터파크와 한산한 도심

  • 노인들의 위험한 무단횡단 노인들의 위험한 무단횡단

  • 대전 0시 축제 준비 완료…패밀리테마파크 축제 분위기 조성 대전 0시 축제 준비 완료…패밀리테마파크 축제 분위기 조성

  • 교제 범죄 발생한 대전 찾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교제 범죄 발생한 대전 찾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