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충남도청사에 연수원을?...‘문화소외지’ 치부에 대전 예술계 반발

  • 문화
  • 문화 일반

옛 충남도청사에 연수원을?...‘문화소외지’ 치부에 대전 예술계 반발

문체부 지난 11일 자문회의서 인재개발원 의사 내비쳐
지역문화계 "근대유산 보존취지 안맞고 시민염원 무시"

  • 승인 2021-06-21 17:15
  • 수정 2021-06-26 17:57
  • 신문게재 2021-06-22 1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PYH2016101155290006300_P2
이미지=연합
대전 원도심의 상징인 옛 충남도청 부지가 내달 문체부로 이관되는 가운데 연수원 건립이 논의 테이블에 오르면서 지역 미술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등록문화재 건축물이 있는 부지에 호텔급 연수원을 구상하는 것 자체가 근대문화유산 가치보존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최근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이응노 작품이 광주시립미술관 소장품으로 기증된 것과 맞물려 '충청 홀대' 지적도 나온다.

대전시와 미술계에 따르면 문체부는 전문가협의체로 구성된 9명의 자문위원단과 함께 옛 충남도청 부지 활용방안과 관련 지난 11일 열린 첫 회의에서 문화예술인재개발원 건립 의사를 밝혔다. 건립에 따른 건축 범위 설정은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앞서 시설 정보기관 차원으로 30명 인력 규모의 사이버안전센터 건립을 확정했다.

이번 자문회의는 내달 초 충남도청사에서 진행되는 2차에 이어 오는 10월까지 총 5차례에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국립대전미술관' 유치 카드를 꺼내든 대전시는 첫 회의에서 충남도청사 연혁과 포괄 현황 등을 브리핑하며 정부 미술기관 건립을 제안했다.

옛 충남도청사는 1932년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근대문화유산이다. 등록문화재 18호로 지정된 본관 건물은 현재 대전근현대사 전시관으로 쓰이며, 별관은 시민들의 소통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청사 활용방안은 10여 년 전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대전이 과학의 도시라는 장점을 활용해 '문화와 과학이 집약된 미술기관 건립'으로 귀결되곤 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용도폐기 되는 등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문제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본관 건물이 있는 충남도청 부지에 한 기관의 시설물이 들어서는 것 자체가 문화유산 가치 보존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논의 역시 수년간 이어져 온 지역의 소리에는 귀를 닫은 채 정부 기관의 필요 목적에만 치우쳐 대전을 '문화소외지'로 치부한다는 지적이다.

지역 문화예술 관계자는 "대전의 상징과도 같은 옛 충남도청사에 한 기관의 연수원을 짓는다는 건 대전시민을 우롱하는 행위"라며 "교통의 중심지라는 맥락에서라면 대전보다는 옛 서울역사에 짓는 게 맞다"라고 비판했다.

다른 지역 미술계 인사는 "지난 2년간 열지 못했던 대전국제아트쇼를 시민들의 요구로 올해 다시 추진할 예정이며, 얼마 전 막을 내린 미술대전 참여율도 예년부터 높았다"라며 "대전시민들의 예술과 창작 열정은 타 시도에 뒤지지 않으며, 정부 기관은 시민들의 열망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역의 문화유산 관계자는 "2년 전부터 불거진 문제가 내달 문체부로 소유권이 넘어가면서 구체화하고 있다"라며 "별관을 시민대학으로 활용하면서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인 만큼, 문체부가 활용하면서 대전 시민들의 공간이 축소될 우려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양주시, 옥정물류창고 2부지 사업 취소·용도변경 양해각서 체결
  2. 노희준 전 충남도정무보좌관,'이시대 한국을 빛낸 청렴인 대상'
  3. 천안시농업기술센터, 2026년 1~2월 새해농업인실용교육 추진
  4. 천안법원, 토지매매 동의서 확보한 것처럼 기망해 편취한 50대 남성 '징역 3년'
  5. 천안문화재단, 2026년 한 뼘 갤러리 상반기 정기대관 접수
  1. [독자칼럼]센트럴 스테이트(Central State), 진수도권(眞首都圈)의 탄생
  2. 대전 아파트 화재로 20·30대 형제 숨져…소방·경찰 합동감식 예정
  3. 천안중앙도서관, '1318채움 청소년 놀이터' 운영
  4. 은둔고립지원단체 시내와 대전 중구 청년센터 청년모아 업무협약
  5. 백석대학교 물리치료학과, 성장기 아동 척추 건강 선제적 관리 나서

헤드라인 뉴스


성착취 피해 호소 대전 아동청소년 크게 늘어…"기관간 협력체계 절실"

성착취 피해 호소 대전 아동청소년 크게 늘어…"기관간 협력체계 절실"

<속보>대전에서 청소년이 성착취 범죄 피해자가 되는 사건이 18세 이하 전 연령에서 증가 추세이며, 대전경찰이 파악하는 사건에서도 저연령화가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들의 이러한 피해는 남성에게도 발생하는 중으로, 경찰과 교육청, 아동청소년지원센터의 통합적 대응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중도일보 12월 15일자 6면 보도>대전경찰청이 '대전지역 성착취 피해청소년 지원체계 현황 및 대안' 토론회에서 보고한 바에 따르면, 2024년 대전에서 아동·청소년(18세 이하)에게 접근해 성착취물 제작과 배포, 대화 등의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대전·충남통합 추진 속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쟁 `3자 구도`로
대전·충남통합 추진 속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쟁 '3자 구도'로

대전·충남통합 추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쟁이 3파전으로 재편된다. 출마를 고심하던 장종태 국회의원(대전 서구갑)이 경쟁에 뛰어들면서다. 기존 후보군인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 장철민 국회의원(대전 동구)은 대전·충남통합과 맞물려 전략 재수립과 충남으로 본격적인 세력 확장을 준비하는 등 더욱 분주해진 모습이다. 장종태 국회의원은 29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그동안 장 의원은 시장 출마를 고심해왔다.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며 민주당의 대전·충청권 지방선거 승리를 견인해야 한..

정부 개입에 원·달러 환율 1440원대 진정세… 지역경제계 "한숨 돌렸지만, 불확실성 여전"
정부 개입에 원·달러 환율 1440원대 진정세… 지역경제계 "한숨 돌렸지만, 불확실성 여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원·달러 환율이 정부의 본격적인 시장 개입으로 1440원대로 내려앉았다. 지역 경제계는 가파르게 치솟던 환율이 진정되자 한숨을 돌리면서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우려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28일 금융시장과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440.3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4일 1437.9원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지난주 초 1480원대로 치솟으며 연고점에 바짝 다가섰으나, 24일 외환 당국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세밑 주말 만끽하는 시민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 성탄 미사 성탄 미사

  •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