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한 식탁: 저는 채식주의자입니다] 몸도 환경도 사회도 건강하게 하는 로컬푸드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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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한 식탁: 저는 채식주의자입니다] 몸도 환경도 사회도 건강하게 하는 로컬푸드 운동

  • 승인 2021-10-06 11:24
  • 수정 2021-10-06 13:39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컷-비건








역외 유출 막고 건강하고 친환경적 음식

탄소발자국 줄이고 식량자립도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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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운동을 하는 대전 유성구 지족동 품앗이 마을 본점.
부부 공무원인 이지영(46·대전 유성구 반석동)씨는 퇴근길에 로컬푸드 직매장에 들러 채소와 음식거리를 장본다. 무농약 유기농으로 재배했거나 산지에서 직접 공수한 농산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중 대형마트와 비교해 가격이 그리 높지 않은 것도 한 이유다. 이 씨는 "같은 가격이라면 직거래 장터에서 구입하는 것이 지역 주민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신뢰감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세종시 전동면의 정용화씨는 아침마다 재배한 농작물을 세종시 직거래 장터인 싱싱장터에 내놓는다. 당일 수확한 농산물은 그대로 로컬푸드 직매장인 싱싱장터에서 소비자와 만난다. 매주 목요일마다 수수료 10%를 제외하고 입금되는 수익금은 오롯이 정씨의 몫이다. 정 씨는 "로컬푸드 매장이 생기기 전까지는 매일매일 새벽 2시에 경매시장에 물건을 내놓고 왔다. 그러면 3~4시경 경매시장에서 전화가 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낮은 가격에 팔려도 어쩔수 없었다. 그리고 다시 6시에 농사를 지으러 나섰다"며 "그렇게 일해도 손에 쥐는 건 푼돈이었는데 직거래 장터가 생긴 이후로 2배 정도 수익이 올랐다"고 말했다.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로컬푸드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생산, 유통, 소비 등 관련 활동들을 하나의 선순환 체계로 묶은 로컬푸드운동은 반경 50㎞ 이내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을 해당 지역에서 소비한다. 대형 플랫폼이 지역에서 돈을 벌어가는 현 경제구조에서 로컬푸드는 부의 역외유출을 막는 이점이 있다. 소비자에게는 좋은 식품을 공급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이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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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 마을에서 파는 부추. 생산자와 생산지, 출하일이 적혀있다.
지난 2012년 5월 대전 서구 관저동에서 창립한 품앗이생활협동조합은 대전의 대표적인 로컬푸드 매장이다. 1만6000여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는 품앗이 생협은 150~200 농가가 농산물을 생산해 조합원들에게 내놓는다. 한 해 매출 규모는 25억이다.

최근 안전하고 신선한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코로나로 집에서 요리해 먹는 사람도 증가하면서 매출이 늘고있다. 대전시 로컬푸드 브랜드 '한밭가득'은 안전한 먹거리를 유통하기 위해 대전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잔류농약 검사를 하고 출하 자격을 부여한다. 또한, 물품 공급 시스템을 적게 거치기 때문에 저렴하고 신선하다.

일반적인 농산물은 매장에 오기까지 2~3일에 걸리는 것에 비해 품앗이 마을에서 파는 농산물은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먹을거리가 생산자 손을 떠나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이동 거리인 푸드 마일리지가 짧아 탄소배출량도 적다.

지난 2015년 첫 개장한 세종의 로컬푸드 직매장 '싱싱장터'는 지자체 주도로 추진한 로컬푸드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대표 로컬푸드 매장으로 꼽힌다. 개점 5년만에 매출액 연 1000억원을 돌파한 세종 싱싱장터는 지난 2015년 218개 농가에서 출발해 지난해에는 954개 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세종 로컬푸드의 성공 요인은 바로 도심 한복판, 생활권 중앙에 입지해 대형마트나 일반 식료품 가게처럼 쉽게 로컬푸드 매장을 접할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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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운동을 하는 대전 유성구 지족동 품앗이 마을 본점.

1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회 입법조사처 자료를 보면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1980년 69.6%에서 2019년 45.8%로 40년간 23.8%p 감소했다. 품앗이 생협이 처음 출범했을 때 농산물 생산자가 별로 없었지만 지금은 한밭가득에 납품하는 400개 이상의 농가들이 생겼다. 지난해 러시아, 베트남 등이 코로나로 곡물수출을 중단하는 사태가 일어나는 등 이상기후와 코로나로 식량안보가 위협해지고 있는 가운데, 로컬푸드 운동은 지역에 있는 소농에게 농산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판매장을 마련하고 소득을 보전해준다.

로컬푸드 운동과 함께 스스로 농산물을 짓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대전에서 제로웨이스트샵을 운영하는 김나현씨는 올해 밭을 가꾸기 시작했다. 15평 정도 되는 작은 밭이지만 감자, 고구마, 수세미, 고추, 가지, 깻잎, 고수, 상추, 쪽파, 호박 등 다양한 작물을 키운다. 김 씨는 "옛 과외선생님이 조금 내어준 밭에서 친구들과 밭을 가꾸기 시작했는데, 가꾸는 작물들이 자라나고 열매를 맺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꾸준한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는 수고로움도 있지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수확물을 얻을 수 있는 것이 김 씨에겐 더 값어치 있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생협 관계자는 "무농약 친환경 농법에 준하는 가격이라 직거래라도 관행 농산물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면서도 "그래도 농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수수료를 올리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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