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출연연을 빛낸 과학기술유공자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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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출연연을 빛낸 과학기술유공자를 소개합니다

  • 승인 2022-02-02 17:45
  • 신문게재 2022-02-03 11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과학기술의 힘은 곧 그 나라의 국력이자 국격이다. 제대로 된 끼니를 챙기기 어려웠던 대한민국이 채 반세기도 안 돼 전 세계 주요 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던 데는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가는 이러한 과학기술의 기틀을 닦고 힘쓴 이들을 위해 2015년에서야 '과학기술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현저한 사람을 매년 선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한국 최초 여성 농학박사 고 김삼순 선생을 비롯한 8명이 신규 과학기술유공자로 지정돼 현재까지 총 77명이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중 많은 국민이 알고 있는 이름은 손에 꼽힐 정도다. 과학기술인조차 자신의 분야가 아니라면 알지 못하는 인물이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학기술인에 대한 사회적 인정과 지위 향상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중론이다. 과학기술인 예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고 이를 통해 우수 과학기술인이 자긍심을 갖고 연구에 몰입하는 선순환은 더 많은 국민이 과학기술유공자를 알고 존중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77명의 인물 모두 각 분야에서 큰 획을 남긴 이들이지만 이번 지면을 통해선 특히 사회문제 해결과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정부 출연연구소 출신 인물을 조명해 본다. 이중엔 대덕연구단지를 만든 인물도 포함돼 있다. 과학수도 대전에 사는 시민이라면 알아야 할 이름이다.



▲한국 과학기술의 아버지 송곡 최형섭 박사… 대덕연구단지 탄생시켜

최형섭
고 최형섭 박사
고 송곡 최형섭(1920~2004) 박사는 한국 과학기술의 아버지로 꼽히는 인물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연구기관과 대덕연구단지를 탄생시킨 과학기술계 대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소(현 KIST) 초대 소장을 지냈으며 대덕연구지 조성과 한국과학재단 설립 등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사의 큰 획을 그은 과학자이자 과학행정가다.

송곡은 민족이 부강하려면 지하자원 개발이 필수라는 생각으로 일본 와사다대에서 채광야금학을 공부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우리나라에 필요한 제련공학을 연구해 철광석을 비롯한 비황화광물의 분리·선별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 금속공학자로서 많은 연구 성과를 거뒀으며 특히 미국 금속학회에서 출간한 '부유선광' 중 산화광과 관련된 내용 상당수를 남겼다.

최형섭 1
1966년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소(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설립과 함께 초대 소장으로 임명된 송곡은 해외에서 활동하던 우수 한국인 과학기술인을 유치해 짧은 시간 내 성과를 내고 정착에 기여했다. 당시 송곡은 계약연구제도를 도입해 '기억의 적극적인 참여와 연구자의 책임 있는 업무 수행'이라는 새로운 연구개발체제를 확립했다. 이후 설립된 출연연에도 영향을 미친 이 제도는 당시 개발도상국의 기술개발 모범사례로 평가받기도 했다.

1971년 과학기술처 장관으로 재임했던 송곡은 과학기술개발의 세 가지 기본방향으로 △과학기술 발전의 기반 구축 △산업기술의 전략적 개발 △과학기술의 풍토조성을 내세우며 실천했다. 이 기본 방향을 실천하며 연구소와 학원이 공존하는 대덕연구학원도시 건설을 추진해 마침내 오늘날의 대덕특구의 기반을 세우는 데 역할을 했다.



▲국내 첫 인공위성 '우리별' 개발 최순달 박사… 우주기술벤처 창립 주도

최순달
고 최순달 박사
미지의 공간 우주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가운데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국내 최초 인공위성 '우리별'을 쏘아 올린 고 최순달(1931~2014) 박사는 국내 우주개발사(史)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과학기술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인공위성과 통신 강국으로의 발판을 마련한 선구자다. '1가구 1전화' 시대를 연 것도 최 박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 졸업 후 미국 버클리대에서 석사·스탠포드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최 박사는 1976년 캘리포니아 공과대 부설 연구소인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우주선 통신장치 개발책임자로 근무하던 중 유치과학자로 한국에 돌아왔다.

금성사 중앙연구소 초대 소장을 맡아 유도무기 국산화에 힘을 쏟았던 최 박사는 1979년 동양나이론 전자사업부 상무를 맡던 중 1981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전신인 전기통신연구소 초대 소장으로 발령받았다. 이후 최 박사는 시분할 전자교환기(TDX)를 국내 최초이자 세계 10번째로 개발해 '1가구 1전화' 시대를 열었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전 세계 첫 5G 상용화 국가가 되는 데 첫 단추를 끼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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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엔 영재교육기관으로 출범한 한국과학기술대학(KIT) 초대 학장을 맡은 뒤 서울에 있던 석박사 과정생을 모아 지금의 KAIST를 만들었다. 체신부 장관과 한국과학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기도 한 최 박사는 1989년 KAIST에 인공위성연구센터를 설립했고 1992년 8월 11일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 우주기지센터에서 우리별 1호를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후 우리 기술로 만든 우리별 2호와 3호를 1993년과 1999년에 각각 발사했다. 이후 이러한 기술을 토대로 1999년 국내 최초의 인공위성 벤처기업인 '쎄트렉아이'를 창업해 대한민국 우주개발 발전에 기여했다.



▲한국 원자력 기술 자립 이끈 원자력계 대부 한필순 박사… '하나로' 개발

한필순
고 한필순 박사
대한민국 원자력계 대부 고 한필순(1933~2015) 박사는 일생을 원자력 기술 자립에 바쳤다. 국내 원자력 정책과 사업을 주도해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인물로 꼽힌다. 한국원자력연구소장을 역임하며 중·경수로 핵연료 국산화를 비롯해 원자로계통 설계를 통한 한국 표준형 원자로와 다목적연구용 원자로 개발에 성공했다.

한 박사는 원자력 기술자립을 위해선 핵연료 국산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1983년부터 핵연료 국산화 사업계획을 세워 추진했다. 캐나다의 기술지원을 받으려 했으나 경제적 문제로 무산된 후 독일과의 공동설계를 제안해 성사시켰다. 국내 소수 연구진을 독일로 파견해 기술을 익히게 한 결과 1987년 중수로와 1989년 경수로용 핵연료 생산 공장을 세워 핵연료 국산화를 달성했다. 그 노력으로 국내 모든 원전에 국산 핵연료를 사용할 수 있었다.

한필순 1
한 박사는 해외기술에 의존한 현실을 탈피하기 위해 원자로계통 설계 기술에 기반한 한국 표준형 원자로 개발에도 매진했다. 원자로를 둘러싼 각종 기기와 설비들의 총칭인 원자로계통을 국내서 제작해 직접 관리 운영할 수 있게 되면서 한국형 원자로 개발 시대를 열었다. 대한민국의 원자력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된 순간이다.

한 박사는 연구용원자로 하나로를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원자력기술 발전을 위해선 국산화 개발이 필요하다고 보고 자체적인 연구에 착수한 끝에 1995년 마침내 하나로를 완성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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