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아동학대 연간 5천건…피해아동 발견은 '우리 몫'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충청권 아동학대 연간 5천건…피해아동 발견은 '우리 몫'

연간 학대사례 4665건 의삼신고 5678건
아동 천명당 학대발견율 대전 5.9명 '높아'
부모 외 경찰, 종교인, 복지종사자 신고 적어

  • 승인 2022-05-29 20:28
  • 신문게재 2022-05-30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의붓딸
지역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에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대전고등법원에서 피켓을 들었다. (사진=중도일보DB)
충청권에서 연간 발생하는 5000여 건의 아동학대 중에서 70%가 비신고의무자에 의해 발견되고 있으나, 경찰이나 사회복지종사자, 익명 등의 신고 비중은 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돼 사례조사 대상이 된 가족 구성원이 조사를 곧잘 거부하고 교육도 기피하는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으나 제재할 수단이 없어 아동보호에 어려움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충청권에서 신고 접수된 아동학대 사례는 대전 1363건을 비롯해 ▲충남 1940건 ▲충북 1025건 ▲세종 337건으로, 하루 평균 12명에게서 학대 피해가 발견되고 있다.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9살 아이를 여행 가방에 7시간 넘게 가둬 숨지게 하고, 스스로 식사를 챙기거나 주변에 도움 청할 수 없는 지적장애 6살 아이를 3주가량 집에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 등 2020년 지역에서 5명의 아이가 학대로 목숨을 잃었다.

특히, 충청권은 아동 인구 대비 학대 피해아동 발견율이 높은 수준이다.



아동권리보장원이 집계한 인구 1000명당 학대아동 발견율은 ▲대전 5.9명 ▲충남 5.7명 ▲충북 4.2명 ▲세종 4.2명이다. 아동인구가 적은 울산시가 아동 천 명당 6.5명으로 높았고, 다음으로 대전에서 학대 피해아동 발견율이 가장 높고, 서울(2.3명), 부산(3.6명), 대구(3.6명), 인천(5.4명)을 웃돌고 있다.

또 아동학대 대부분 집에서 부모에 의해 발생하고 있어, 피해 아동이 스스로 신고하거나 양 부모 중의 한쪽이 신고하는 사례를 제외하면 학대 아동의 발견은 어려운 실정이다.

충청권 2020년 학대 의심신고 5678건 중에서 3943건(70%)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법에 규정한 학교 종사자 등의 신고의무자가 아닌 계층에서 이뤄졌다. 비신고 의무자 중에서 경찰과 종교인, 사회복지 및 의료복지 종사자 그리고 익명에 의한 신고는 충청권 4개 지자체에서 총 168건으로 비신고의무자에 의해 이뤄진 신고 중 4.2%에 불과했다.

또 학대 의심신고가 접수되었으나 학대로 판정되지 않은 사례에 대해서도 부모 등을 조사하거나 교육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에 협조하지 않은 대상자들이 여럿 보고되고 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학대를 당하고도 여전히 드러나지 않은 수 만명의 아이들을 위해 대전고등법원이 최근 가해자를 엄벌한 것은 의미가 있다"라며 "학대환경이 의심되도 조사나 면담을 거부하는 사례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지역사회가 고민하고, 주변에 학대받는 아동이 있는지 관심을 갖고 살피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학 교직원 사칭한 납품 주문 사기 발생… 국립한밭대, 유성서에 고발
  2. [문화 톡] 대전 진잠향교의 기로연(耆老宴) 행사를 찾아서
  3. 대전특수교육수련체험관 마을주민 환영 속 5일 개관… 성북동 방성분교 활용
  4. 단풍철 맞아 장태산휴양림 한 달간 교통대책 추진
  5. 대전 중구, 교육 현장과 소통 강화로 지역 교육 발전 모색
  1. "함께 땀 흘린 하루, 농촌에 희망을 심다"
  2. 대전도시공사,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표창’ 수상
  3. 공장·연구소·데이터센터 화재에 대전 핵심자산 '흔들'… 3년간 피해액 2178억원
  4. 대전 대덕구, 자살률 '뚜렷한 개선'
  5. 대전 서구, 간호직 공무원 역량 강화 교육으로 전문성 강화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돌아온 산불조심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