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0년 언론학자의 길 걸어온 차재영 교수 정년 앞두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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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0년 언론학자의 길 걸어온 차재영 교수 정년 앞두고 인터뷰

차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고별 강연회 ‘저널리즘과 언론학’에 대해 마지막 강의하고 제자들과 애틋한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다

  • 승인 2022-12-18 20:59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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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12월7일 오후 3시 충남대 사회과학대학 하누리강당에서 고별강연회를 가졌다.
“저의 고별 강연을 위해 참석해주신 제자 여러분, 동료 선후배 교수님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격스럽고 영광스럽습니다.이 행사를 준비해주신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학과장님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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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영 교수는 이날 '저널리즘과 언론학'을 제목으로 고별강연했다.
내년 2월 정년 퇴임을 앞둔 차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고별 강연회가 지난 7일 오후 3시 충남대 사회과학대학 하누리강당에서 열린 가운데 차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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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학과장인 이승선 교수, 차재영 교수의 대학원 제자인 최순희 배재대 교수, 차재영 교수, 차재영 교수로부터 석사 논문, 박사논문을 지도받은 제자인 필자 한성일 중도일보 국장(목요언론인클럽 회장).
차재영 교수는 이날 고별강연을 하기 앞서 차재영 교수 연구실에서 중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다가 3년간 충남대에서 시간강사를 했다”며 “지금은 서울대 교수로 가 있는 아내가 이때 당시 대전대 교수로 부임함에 따라 저도 95년 대전에 내려와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로 부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좋은 동료 교수님, 좋은 제자들과 함께 30여 년을 지내고 정년 퇴임을 하게 되니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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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석사논문 지도교수, 박사논문 심사위원이었던 차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충남대 사회과학대학 하누리강당에서 기념촬영했다.
차 교수는 “우리 충남대 학생들은 정말 성실하고 모범생적인 기질을 갖고 있어 가르치는 내내 감사한 마음이었다”며 “청출어람 제자들이 제가 가르친 것보다 훨씬 잘 되어 여러 분야에서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고 흐뭇하고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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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영 교수 고별강연회를 마치고 축하 꽃다발을 들고 사제지간의 정을 나눈 차재영 교수와 필자.
차 교수는 또 “오늘 아침 이메일을 열었더니 저의 정년퇴임을 축하하는 인사말과 작은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하는 학생들의 사연이 가득했다”며 “너무나 좋은 학생들을 만나 한평생을 보내게 됨을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명예교수로 남아 강의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저는 충분히 많이 했고, 이제 젊은 후배 학자들에게 강의 기회가 많이 돌아가도록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매체 환경 변화가 급속하게 이뤄지는 미디어 환경 추세에 맞춰 가기 위해 젊은 학자들이 강의를 많이 하는 게 좋다”며 “젊은 학자들이 학생들과 호흡도 더 잘 맞기 때문에 오울드 학자들은 길을 내주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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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영 교수의 대학원 석박사 졸업생 제자들이 차재영 교수 고별강연후 함께 기념촬영했다.
차 교수는 또 “당분간은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의뢰한 연구를 마무리 지을 생각”이라며 “저널리즘 분야에서 한국 언론이 미국의 영향을 어떻게 받고 변화되었는지 살펴보는 과제를 맡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차 교수는 “코로나 19로 인해 미국에 아카이브 조사를 못가고 있다가 지난 여름에서야 비로소 다녀오는 바람에 연구가 지체됐다”며 “이 연구를 마무리 지은 다음엔 자유를 만끽하면서 읽고 싶었던 유교 사상 관련 서적을 비롯해 많은 책들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후 “내년엔 아내와 함께 유럽 몇 개 국을 돌아볼 계획”이라며 “미국 포틀랜드에서 의사 하고 있는 아들과 보스턴에서 변호사 하고 있는 딸과도 만남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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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영 교수의 학부생 제자들이 차재영 교수 고별 강연후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차 교수는 “사람이 산다는 게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 영혼이나 정신이 건강하고 충만한 게 중요하다”며 “아들이 미국 유학 시절 성장기에 인종차별을 받고 상처를 극복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1992년 충남대 신문방송학과에 시간강사로 와서 강의를 하고 1995년 언론정보학과 교수로 임명받아 30여 년 가까이 충남대에서 제자들을 가르칠 수 있었다는 게 너무나 감개무량하다”며 “학부 3.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30여년 동안 수업을 해오면서 항상 서투르고 느리고 졸린 강의를 해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아무튼 제가 지난날을 돌아보면 전 정말 부족한 교수였다”며 “저는 항상 강의에 자신이 없었고, 학생들에게 제대로 가르치지도 못하는 사람이 교단에 서서 부끄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청출어람’이라고, 선생보다 훨씬 나은 제자들이 있어서 저를 찾아와주니 너무나 고맙고 감동스럽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제 인생의 큰 축복이 제자들을 만난 것”이라며 “30년 가까운 세월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살았지만 돌아보면 뭐했나 아쉬운 부분이 많았고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좀 더 의욕적이고 성실하지 못한 부분을 반성한다”며 “그렇지만 사회과학중에서도 언론학 공부를 해오면서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세상, 도움이 되는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조금이나마 노력했던 점은 보람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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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희 배재대 교수와 차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필자가 차재영교수 고별강연회를 마친후 축하의 꽃다발을 전해드리고 사제지간의 정을 나눴다.
이날 차재영 교수의 고별강연회 시간엔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학과장의 진행으로 차재영 교수가 92년 충남대 언론정보학과에 부임한 이후부터 만 30년 동안의 활동 사진들을 감상하고 차재영 교수의 동료 선후배 교수들과 학부 제자, 석사 제자, 박사 제자들과 축하의 시간을 가졌다. 차재영 교수는 이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1학년 학생들의 ‘저널리즘의 이해’ 과목 종강 수업을 차재영 교수의 고별강연을 겸해 ‘저널리즘과 언론학’을 제목으로 오픈수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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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부터 충남대 언론정보학과에 재직해온 차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내년 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12월7일 오후 3시 충남대 사회과학대학 하누리강당에서 '저널리즘과 언론학'을 제목으로 한 고별강연회를 가졌다. 이날 차재영 교수는 제자들로부터 수많은 꽃다발과 선물을 받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차재영 교수는 이날 고별 강연에서 “저널리즘은 민주주의 제도를 성장시키고, 민주주의를 제대로 원활히 작동시키고, 우리 사회의 공동선을 이루는 존재”라며 “올드미디어 저널리즘의 보다 근본적인 위기의 원인은 신뢰의 상실에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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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영 교수가 박사과정 제자들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차 교수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언론은 진실보도의 원칙 아래 사실 확인 절차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우리 언론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반드시 사실 확인이 전제된 진실보도를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이날 ‘탈진실’(Post-truth.진실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대중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가는 현상.실제 일어난 일보다 개인적인 신념이나 감정이 여론 형성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현상)과 ‘객관주의’(object), 취재 보도의 ‘투명성’에 대해 강조했다. 또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혼성( hybrid)’에 빗대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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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영 교수는 항상 웃는 인상에 밝은 성품, 겸손하고 고매한 인격으로 학계와 제자들로부터 많은 사랑과 존경을 받아온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언론학자였다.
차 교수는 이날 존경하는 은사님의 고별 강연을 듣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온 학부, 석사, 박사 제자들의 축하를 받으며 애틋한 사제지간의 정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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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영 교수가 2001년 대전충남민언련 운영위원장 시절 사진을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학과장이 구해서 이날 차재영 교수 고별강연회에 온 제자들에게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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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영 교수가 2007년 한국방송학회 대통령선거방송특별위원장으로 임명될 당시 사진이다. 이 사진도 이승선 교수가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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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영 교수가 2010년 충남대 사회과학대학장 시절 사진이다.필자는 2010년 차재영 교수가 사회과학대학장 시절에 석사 논문 지도를 받으러 다녔다. 이승선 교수가 보여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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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영 교수의 2011년 충청남도 충남미디어발전위원회 위원장 시절 사진을 이승선 교수가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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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영 교수가 2011년 한국언론정보학회장에 선출됐을때 사진을 이승선 교수가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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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영 교수가 2012년 충남대 국제교류본부장에 임명됐을때 사진을 이승선 교수가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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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영 교수는 2016년 중앙일보 독자위원으로 위촉됐다. 이에 앞서 차재영 교수는 중도일보 독자권익위원, 대전일보 독자권익위원도 역임했다.
한편 차재영 교수는 1957년 부산 출생으로 서울대 신문학과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일리노이대학교 대학원에서 언론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각 대학 시간강사를 거쳐 1995년부터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로 재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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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차재영 교수의 고별강연회는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학과장인 이승선 교수가 준비해 모든 제자들에게 일일이 문자 전송을 했고, 전화를 했고, 행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해 뜨거운 감동을 주었다.
언론학자로서의 뛰어난 실력과 더불어 겸손하고 신실하고 고매한 인품으로 많은 존경을 받아왔던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언론학자인 차재영 교수는 충남도 지역미디어발전위원회 위원장과 제12대 한국언론정보학회 회장, 충남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한국언론정보학회 이사, 한국언론학회 편집이사, 한국언론정보학회 이사, 한국방송학회 편집위원장, 한국방송학회의 대통령선거방송특별위원회 위원장,대전충남민언련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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