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출판위개

  • 오피니언
  • 홍키호테 세창밀시

[홍키호테 世窓密視] 출판위개

호기심에 시작한 글쓰기가 인생을 바꿨다

  • 승인 2022-12-31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최근 마침내 <출판 계약서>를 작성했다. 먼저 '출판물 표시'엔 발간할 새 책의 가제목과 저자 이름을, 발행인은 도서출판 00000로 적었다.

이어 '계약 당사자'에서는 ["갑" : 홍경석]과 ["을" : 도서출판 00000]가 뒤따랐다. '계약 사항'에서도 갑의 존재감은 더욱 우뚝했다.



= "1. 출판권 - "갑"은 출판물의 저작권을 포함하여 "을"에게 출판물의 출판 및 전송권과 함께 오디오북, 전자책을 포함한 판매의 권리를 위임하기로 한다."=

<출판 계약서>의 화룡점정(?龍點睛)은 마지막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 계약 당사자인 "갑" 홍경석의 인세 입금 통장번호가 정해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엔 갑과 을이 양립한다. 그런데 을은 항상 갑에게 진다. 오죽했으면 H 신문에서는 2022년 12월 26일 자에 ["개도 알아먹을 텐데"… 올해 직장 갑질 5대 폭언 선정]을 다 실었을까.

이에 따르면 "(전략) 직장 내 폭언 피해를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직장갑질119는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접수된 신원이 확인된 이메일 제보 1765건 중 직장 내 괴롭힘이 1151건(65.2%)이라고 밝혔다. 이 중 폭행·폭언이 512건(44.5%)으로, 부당 지시(558건 48.5%) 다음으로 많았다.(중략)

512건 중 "그런 거로 힘들면 다른 사람들 다 자살했다" "그 정도면 개도 알아먹을 텐데" "공구로 머리 찍어 죽여 버린다" "머리는 폼으로 달고 다니냐? 너 같은 X끼 처음 본다" "너 이 X끼 나에 대해 쓰레기 같이 말을 해? 날 X발 X같이 봤고만"을 최악의 5대 폭언으로 선정했다. (후략)"라고 보도하고 있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것은 지난 2019년 7월 16일부터이다. 하지만 지금도 직장 내 갑질은 여전히 수그러들고 있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러한 사례는 나 또한 경험한 아픔이다.

이 세상 모든 '갑질'의 심리적 메커니즘은 바로 열등감에서 기인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나를 알아달라는 허약한 자존감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어제 다시금 <출판 계약서>를 작성하노라니 감회가 남달랐다.

이는 그동안 '을'이었던 내가 모처럼 '갑'이 되었다는 느낌이 동인(動因)이었다. 이에 더하여 일종의 신분 상승까지 이뤄냈다는 우월감이 모락모락 피어올랐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무적 현상을 느낄 수 있었던 데는 다 까닭이 존재한다.

그건 바로 나름 출판위개(出版爲開)의 노력과 의지가 담보되었기 때문이다. 출판위개는 금석위개(金石爲開), 즉 '생각을 한 군데 집중하면 쇠나 돌도 뚫을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한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전심전력이 필요하다'는 뜻의 작위적 변형 사자성어다.

그러니까 정성이 지극하면 쇠와 금을 뚫을 수 있듯 출판의 경우도 매일반이라는 의미다. 네 번째 저서인 [초경서반]을 출간한 건 지난 2021년 3월 25일이다. 이어서 또 다른 책을 내려 했으나 경제난이 발목을 잡았다.

설상가상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출판시장마저 부도와 폐점 등 악화일로의 절벽으로 내몰았다. 그런 와중에도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각오와 자세로 묵묵히 글을 써왔다.

이번과 같은 환희의 출판 계약서 작성이라는 기쁨을 또다시 맛볼 수 있었던 것은 오랜 고민 끝에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시스템을 접목시킨 덕분이었다.

그 내용을 알리자 평소 나에게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지인과 유력자들의 성원이 폭풍처럼 답지했다. 심지어 출판 계약의 주체인 출판사 사장님도 십시일반, 아니 십시일작(十匙一作)에 협조해 주셨다.

세상에는 책을 쓴 사람과 써보지 않은 사람이라는 두 종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새해에 다섯 번째 저서의 출간을 앞두니 감회가 남다르다. 상식이겠지만 꿈을 향한 작은 도전이 결국엔 큰 세상을 만든다.

올해로 글을 써온 지 어언 20년이다. 그래서 말인데 호기심에 시작한 글쓰기가 내 인생을 바꿨다고 생각한다. 힘든 환경을 헤치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베스트셀러의 완성이라는 꿈을 향해 매일 새롭게 거듭났기 때문이다. 덕분에 '을'에서 '갑'이 될 수 있었다.

오늘이 2022년의 마지막 날이다. 2023년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에도 초행진강(招幸進康)과 만사형통(萬事亨通)의 화풍난양(和風暖陽)으로 좋은 나날이 되시길 축원한다.

홍경석 / 작가 ·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 저자

2022061101000656200020101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상호 시장 예비후보의 승부수… 32개 현안 초점은
  2. 소진공-경찰청, 피싱범죄 피해 예방과 근절 업무협약 체결
  3. 스포츠 스타 6인방, 4월 7일 세종시 온다
  4. [세종시의원 후보군 릴레이 인터뷰] 10선거구 임채성 "3선 도전, 경험·노하우로 변화 이끌 것"
  5. 대전 안전공업 참사 대표 사죄! 참사 원인에 묵묵부답 '왜 불 안끄셨어요'
  1. [포토]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클린워크 ON(溫) 나눔' 봉사활동
  2. 충남대 ’AI 컴퓨팅 센터‘ 문 열어…국립대 중 최초
  3. 세종시, 건축사회와 '재난 피해' 지원 맞손
  4. 한화 이글스, 28일 개막전 시구는 박찬호
  5. 안전공업 화재 참사 대표 유족에 공식 사과…막말 논란은 침묵

헤드라인 뉴스


[대입+] 3월 학평이 보여준 수능 변수… 선택과목 격차와 사탐런 주목

[대입+] 3월 학평이 보여준 수능 변수… 선택과목 격차와 사탐런 주목

2027학년도 고3 첫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3월 24일 치러지면서 선택과목별 유불리와 사탐 쏠림 현상이 다시 확인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3월 학평이 단순한 성적 확인을 넘어 선택과목 적합성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실전 전략을 점검하는 첫 시험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본보는 주요 입시업계 분석을 통해 이번 시험의 특징과 수험생들의 대입 전략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3월 학평은 수능 적응력을 높이고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신장을 위해 시행됐다. 특히 고3은 현행 수능과 동일하게 국어와..

2026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 D-30… "준비는 끝, 실행의 마지막 단계"
2026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 D-30… "준비는 끝, 실행의 마지막 단계"

2026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전시·체험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며 관람객 맞이를 위한 막바지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오진기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26일 오전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박람회 D-30준비상황 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기존 전시 중심에서 세계최초 원예치유를 주제로 치유 받는 박람회로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박람회는 4월 25일부터 5월 24일까지 30일간 꽃지해안공원과 수목원·지방정원 일원에서 진행되며 주행사장 내 5개 전시관, 1개 체험관, 1개 판매장,..

[재산공개] 이장우 대전시장 29억…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마이너스 3억
[재산공개] 이장우 대전시장 29억…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마이너스 3억

충청권 광역단체장 4명 가운데 김태흠 충남지사를 제외한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김영환 충북지사 등 3명의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충청권 시도의장 4명 중에는 이양섭 충북도의장이, 대전 5개 구청장 중에는 서철모 서구청장이 가장 재산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는 26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직자 재산현황을 관보를 통해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충청권 4개 시·도지사 가운데서는 이장우 대전시장이 29억 6000만 원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했다. 전년보다 9300만 원 늘어난 규모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화재 참사 희생자에게 사과하는 안전공업 대표이사와 상무 화재 참사 희생자에게 사과하는 안전공업 대표이사와 상무

  •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 서산 석유비축기지 시찰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산 석유비축기지 시찰하는 이재명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