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 시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시민의식

  • 사람들
  • 뉴스

불평등 시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시민의식

대전시노동권익센터
대전노동정책포럼

  • 승인 2023-06-15 17:37
  • 수정 2023-06-16 09:16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2023_2차 대전노동정책포럼-001 (2)
‘불평등시대 비정규직문제에 대한 시민의식’을 주제로 한 포럼이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전시노동권익센터(센터장 홍춘기)는 14일 오후 3시 대전시 이동노동자 쉼터에서 2023-2차 대전노동정책포럼을 개최했다.

대전시노동권익센터는 2015년에 설치돼 비정규직 노동자, 감정노동자, 취약계층 노동자 등의 권리보호와 증진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센터는 노동자 당사자, 지역 노동정책 전문가와 노동단체와 함께 2022년부터 '대전노동정책포럼'을 연 4회 개최하면서 지역의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과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는 조돈문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대표가 '불평등시대 비정규직문제에 대한 시민의식'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송대윤 대전시의회 시의원, 이찬우 대전시민사회연구소 연구원, 이상원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대전상담소 소장, 정순원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청년부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20여 명의 시민과 함께 열띤 토론을 이어 나갔다.

이날 포럼의 발제는 노회찬재단과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공동으로 2월 3일부터 같은 달 20일까지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민의식조사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시민들이 불평등 실태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를 노동을 중심으로 다뤘다.

이번 발표의 핵심 내용은 아래와 같다.

▲비정규직 문제의 핵심은 비정규직 규모와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다. 비정규직 문제가 1996-97 외환위기 이후 사회의제화된 이래 20여 년이 지났음에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유의미한 성과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선행 조사 연구가 거의 없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일반시민들의 비정규직 문제 인식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 조사 분석이라 할 수 있다.

▲시민들은 비정규직 규모보다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등 노동조건 격차를 더 심각하게 보고 있다. 규모 감축을 위한 상시적 업무 정규직 채용 원칙보다 임금 격차 완화를 위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대해 더 강하게 찬성한다.

▲사업주는 여타 종사상 지위 집단들과 비교하면 비정규직 문제 해결 정책대안들에 대한 동의 수준이 낮은데, 임금 격차 완화보다 비정규직 규모 감축에 대한 고용주의 저항감이 더 크다. 시민들은 비정규직 문제가 더 개악될 것으로 보는데, 사업주의 이윤동기가 근본 원인이라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다.

▲시민들은 향후 5년 동안 비정규직 규모는 증가하고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윤석열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의향도 역량도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해서 응답자의 절대다수인 79.6%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노동조합이 불평등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응답이 46.1%였고,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응답은 21.8%였다. 연령대별로 20대 응답자가 노동조합의 불평등 완화에 대해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노동자가 기업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응답은 61.8%인데 비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응답은 38.2%로 그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삼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받고 있는지에 대한 2023년 조사 결과는 2017년 조사에 비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바람직한 노사관계 정책 방향은 '노동자를 보호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라는 데 54.2%가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다음은 '노사자율에 맡겨야 한다'가 34.3%였고, '기업 활동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규율해야 한다'라는 응답은 1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에 비해 정부의 노동정책이 노동자를 보호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4.0%P 더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최근 윤석열 정부가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노사관계도 변화해야 한다며 추진한 노동시간 유연화 등의 정책이 국민정서에 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며 다른 노동개혁 정책도 수정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학교 노동인권교육을 늘려야 한다는 응답이 51.5%로 가장 많았으며 적정하다는 응답은 42.3%로 나타났고 줄여야 한다는 응답은 6.3%에 불과하였다. '학교노동교육이 적정하다'라는 2023년 응답은 2017년에 비해 줄었으며 '학교 노동교육을 늘려야 한다'라는 응답은 2017년 조사보다(44.7%)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노동조합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시민들의 노동조합에 대한 비판적 평가는 노동조합이 정규직 노동자들의 이해관계만 대변하는 이익집단이라는 인식에 기초해 있다. 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문제 실태의 심각성 인식과 정책대안에 대한 동의 수준에서 여타 종사상 지위 집단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와 비교하면 월등히 뒤떨어져 있다. 노동조합의 정규직 이기주의 이미지는 양대노총이 일반 시민들은 물론 소속 노조원들에게조차 비호감 대상이 되게 한다.

▲ '노동조합이 노조간부나 일부 노동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라는 응답이 51.4%로 높게 나타났으며 '노동조합이 전체 노동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라는 응답은 11%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노동조합이 실제 전체 노동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지와 무관하게 국민들은 노동조합이 일부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노동조합과 국민 간 괴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시민들이 생각하는 노동조합의 미래 중심활동은 '비정규직 등 취약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33.7%). 다음이 '조합원의 근로조건 개선'(27.1%)이었으며, '고용안정'(22.2%), '사회제도개혁'(15.9%), '정치활동'(0.2%) 순으로 나타나 국민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현재 노동조합의 중심 활동과 노동조합의 미래 중심 활동과는 거리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백화점·아울렛, 어버이날·어린이날 프로모션 살펴보니
  2. [S석한컷]오늘자 대전하나시티즌 밥신 결승골 순간 일반석 표정
  3. [S석한컷]대전하나시티즌 서포터 대전러버스 차기 후임 콜리더의 탄생?
  4. [PMPS S1 이모저모] '마운틴듀'와 함께하는 결승전 1일차 개막
  5. [르포] 게임이 축제가 된 현장, 'PMPS 2025 S1' 결승전 1일차
  1. 민주당 세종시당, 대선 승리 위한 선거체제 본격 가동
  2. 더민주대전혁신회의 "대법원 이재명 파기환송, 명백한 사법쿠데타"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보육 친화도시 대전 위해 의회가 최선"
  4.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사기징역형 김은복 아산시의원 '제명'
  5. 한국영상대-중국 광저우동화직업학원과 공동 교육과정 운영

헤드라인 뉴스


세종시 A 교사 `아동학대 혐의` 논란...유아교육법 사각지대

세종시 A 교사 '아동학대 혐의' 논란...유아교육법 사각지대

세종시의 A 교사가 유아의 거친 행동을 제지한 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해 500만 원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교사들이 교육활동 과정의 권한과 책임 사이에서 고민을 깊게 하는 사건으로 부각되면서, 교사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교육계의 요구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유아교육법의 사각지대가 재확인되고 있다. 최근 사례를 다시 보면, A 교사는 지난 6월 19일 세종시의 한 유치원에서 떼를 쓰며 몸부림치는 유아를 진정시키기 위해 모친과 사전에 합의된 방식으로 손목을 잡아 행동을 제지했다..

K리그1 1·2위 맞대결…대전하나시티즌vs전북현대 승자는?
K리그1 1·2위 맞대결…대전하나시티즌vs전북현대 승자는?

K리그1의 정상의 자리를 꿰찬 대전하나시티즌과 2위 팀 전북 현대가 5월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다. 주말 11라운드를 마친 하나은행 K리그1 2025는 긴 휴식 없이 어린이날을 낀 황금연휴에 곧장 12라운드를 치른다. 이날 가장 주목받는 경기는 리그 1·2위인 대전과 전북의 맞대결이다. 전북은 올 시즌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대전의 유일한 천적으로 지목된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대전의 마지막 패배는 지난달 5일 펼쳐진 전북과의 경기(0-2)이기 때문이다. 이후 대전은 코리아컵을 포함한 5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패배를 기..

[르포] 오늘은 우리가 주인공… 67개 풍성한 놀이체험 즐겨볼까?
[르포] 오늘은 우리가 주인공… 67개 풍성한 놀이체험 즐겨볼까?

"엄마, 아빠랑 다양한 놀이 체험하며 소중한 추억 만들었어요." 대전교육청이 제103회 어린이날을 맞아 개최한 대한민국 어린이 놀이 한마당이 2일부터 5일까지 대전컨벤션센터(DCC) 제2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유하준 학생(느리울초 3학년)이 설레는 목소리로 행사 참가 소감을 밝혔다. 3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에도 행사장엔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올해 9회째를 맞이한 어린이 놀이 한마당은 '얘들아, 놀자!'를 주제로 체험마당, 인성마당, 어울림마당, 참여마당 등 67개의 풍성한 놀이 체험 프로그램이 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물총 싸움으로 연휴 즐기는 시민들 물총 싸움으로 연휴 즐기는 시민들

  • 산책과 물멍으로도 힐링이 되는 ‘명상정원’ 산책과 물멍으로도 힐링이 되는 ‘명상정원’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화려한 개막…4일까지 계속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화려한 개막…4일까지 계속

  • 세계노동절 대전대회 세계노동절 대전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