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대전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감귤(10개) 평균 가격은 6600원이다. 한 달 전 4210원이었던 가격이 무려 56.7%나 급등한 것이다. 평년 3200원보다는 두 배 넘게 인상된 수치다. 대전 감귤 가격은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3800원이었다. 당시 1개당 38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면, 현재는 660원으로 올랐다.
감귤 가격이 고공행진한 데는 사과와 배 등 주요 과일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소비자들이 대체 과일로 감귤로 눈을 돌리면서다. 감귤 작황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식탁에 감귤을 올리는 소비자들이 많아 수요가 집중된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진단된다. 샤인머스캣도 대체제로 꼽히며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대전 샤인머스캣(2kg) 가격은 21일 현재 2만 3300원으로, 1년 전(2만 600원)보다 13.1% 인상됐다.
과실류를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자 생산자물가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1.80으로, 2023년 12월(121.19)보다 0.5% 상승했다. 6개월 연속 상승세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3.8% 올랐다. 축산물은 1.3% 내렸으나, 농산물과 수산물이 8.3%, 0.2% 각각 오른 영향이다. 농산물 중에선 사과가 7.5%, 감귤이 48.8%로 크게 올랐다. 사과의 경우 1년 전 상승률을 비교하면 115.4%에 달했다. 이에 따라 신선식품은 2023년 12월(13.9%)에 이어 지난달(10.0%)에도 전월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2023년 작황 부진에 따라 사과 등의 생산이 줄고, 저장물량이 많지 않아 가격이 인상되다 보니 제철 과일인 감귤 등이 대체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오르며 전체적인 상승률로 이어진 것이다.
소비자들은 주요 과일 상승에 지갑 사정이 가벼워진다고 한탄한다. 주부 강 모(52) 씨는 "사과와 배 가격이 올라서 귤을 사먹고 있는데, 계속해서 가격이 오르다보니 부담이 된다"며 "장을 볼 때 오른 과일 가격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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