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대전.충남의 통합은 지역사회의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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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대전.충남의 통합은 지역사회의 축복입니다

강병수 충남대 명예교수.대전학연구회 회장

  • 승인 2025-05-25 16:45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강병수 교수
강병수 교수
지방자치의 전면적인 실시를 앞두고 자본주의 경제의 작동원리인 효율성과 지방분권을 근거로 1989년 중앙정부의 직할로 인식되던 직할시를 도와 동등한 자격을 부여한 광역시로 개편하였다. 그러나 대전시와 충청남도가 분리된 이후 소기의 목적인 지방분권과 효율성이라는 순기능보다는 광역행정과 주민의 정체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역기능이 순기능을 훨씬 능가하였다. 분리된 충청남도와 대전시를 다시 통합함으로써 35년 동안 겪어온 인구, 산업, 교통, 교육, 상수도, 하수도 문제 등 대전시와 충남도 간의 광역행정 문제를 하나의 지방자치단체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데에 큰 장점이 있다.

그러나 충남도민과 대전시민의 정체성은 각각 다르게 형성되었고 달라진 정체성을 다시 회복해야 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사회적 비용, 그리고 통합에 따르는 막대한 정치·행정적 비용이 발생한다. 2005년에는 중앙정치권을 중심으로 광역지방자치단체인 광역시·도를 폐지하고 기초지방자치단체 간 합병을 통하여 전국을 30-70개 미만의 통합 기초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함으로써 자치 계층을 2계층에서 1계층으로 축소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지방자치단체의 대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하여 지방자치단체의 규모를 늘려가는 유럽의 경향과 주민의 생활행정을 강조하며 끊임없이 지방자치단체를 세분화하고 있는 미국의 경향을 혼합한 형태로 보인다.

이후 초저출산율과 더불어 지방소멸이라는 상황을 맞으면서 광역시·도의 통합보다는 초광역권을 묶어 수도권에 대응하고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메가시티 패러다임'이 제시되면서 대전·충청권 4개 시·도는 2024년 12월 18일 초광역권 특별지방자치단체인 '충청광역연합'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출범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4개 시·도가 아닌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를 갑자기 통합하겠다는 2개 시·도의 통합안은 "'충청광역연합'이라는 메가시티의 동력을 떨어뜨리지 않을까?"하는 지역사회의 걱정도 있다.

그러나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를 통합할 수 있다면 통합은 지역사회의 축복으로 다가올 수 있다. 왜냐하면 대전은 과학기술도시를 표방한 지 40년이나 되었으나 기술개발을 온전히 이전할 대기업이 없어 도약단계를 맞지 못하고, 충남의 산업은 대덕연구단지가 가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과 기술이전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하는 단점을 체계적으로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도시가 발전하려면 '과학기술도시 바퀴'가 잘 조성되어 굴러가야 한다. 그 바큇살 가운데 하나인 대기업은 협력기업과 하청기업의 수요처이자 공급처이므로 대기업 주위에는 관련 기업들이 클러스터를 형성한다. 대전·충남의 통합으로 (가칭)대전충남특별광역시가 탄생하여 대전의 연구개발 인프라와 충남의 제조업· 농업기반이 결합하여 경쟁력을 갖춘다면 대전충남특별광역시는 첨단 과학기술도시의 도약단계를 거치면서 성숙단계를 맞이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고, 수도권에 대응하는 거점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1980년만 해도 조그마한 목축도시, 대전시의 과학기술 자매도시인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는 과학기술도시 기반형성단계를 잘 준비하여 대기업을 진입시킴으로써 불과 20년 만인 2000년에는 세계 4위의 첨단과학기술도시로 우뚝 섰다. 1980년 오스틴시는 대전시와 거의 같은 시기에 '과학기술도시'라는 비전을 내걸고 함께 출발했지만, 대전시와는 달리 도약단계를 맞으면서 1990년부터 지금까지 예외 없이 매년 2만명, 오스틴 대도시권은 5만명, 달라스, 휴스턴, 샌안토니오를 잇는 텍사스 트라앵글에는 10만 명의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2025년 현재 오스틴 도시권 인구는 23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2030년 300만 명, 2040년 400만 명으로 추계하고 있다. 2년 전에는 테슬라 본사도 오스틴으로 이전하였다.

1989년 대전광역시는 대학과 연구단지 연구소의 연구 기술을 이전하고 상업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대기업과의 연계를 시도해야 하는 시기에 아쉽게도 충청남도에서 분리되었다. 그리하여 과학기술도시 바퀴를 조성하지 못한 채 3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과학기술도시가 가야 하는 도약단계와 성숙단계를 거치지 못하고 여전히 기반형성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전·충남이 통합되어 과학기술도시가 되면 많은 시민이 과학기술 관련 첨단산업 분야와 연관 분야의 경쟁력 높은 일자리에 종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첨단산업이 지역사회를 이끌어가게 된다. 그러나 지금 대부분의 시·도민들은 첨단산업과 무관한 분야의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반면 오스틴시의 경우는 1980년대 첨단산업을 수용하고 첨단 과학기술도시로의 도약단계를 맞으면서 상당한 시민들이 경쟁력 높은 첨단산업과 관련 분야에 종사하면서 높은 고용률과 낮은 실업률, 높은 수익률을 가진 안정된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다.

대전충남특별광역시의 탄생은 수도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세계에서 가장 강한 첨단산업도시로 태어날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잘 준비된 통합은 대전·충남지역에 큰 축복으로 다가올 것이다. 광역시·도의 통합은 정치권의 선호나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경제적 경쟁력 제고'라는 이 시대에 피할 수 없는 지방행정의 새로운 최고의 가치, 즉 지방행정의 새로운 이념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병수 충남대 명예교수.대전학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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