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삶을 마주한다”… 폐기물 속 현금 되돌린 선행

  • 정치/행정
  • 대전

“사람의 삶을 마주한다”… 폐기물 속 현금 되돌린 선행

저장강박증 앓던 노인 집 정리 요청 들어와
청소 후 폐기물 처리 과정서 현금 발견
관계기관에 사실 전달 후 안전하게 전달

  • 승인 2025-12-18 17:05
  • 신문게재 2025-12-19 6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KakaoTalk_20251218_093106976
작업 중인 박충열(48)씨의 모습. (사진= 대전 동구)
"현장을 정리하다 보면 물건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마주하게 됩니다."

다가온 연말, 한 사람의 선행은 주변을 훈훈하게 한다. 박충열(48)씨가 그렇다. 쓰레기와 함께 사라질 뻔했던 누군가의 생활 자금이 충열씨의 빠른 판단으로 되돌아가면서, 현장은 잠시나마 한 사람의 삶을 지키는 순간이 됐다.

지난 9월 29일, 대전의 한 오래된 주택에서 폐기물 정리 작업이 진행됐다. 저장강박증으로 집 안 가득 물건과 쓰레기가 쌓여 있던 공간을 비우는 현장이었다.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일하는 박충열(48) 씨는 트럭으로 폐기물을 옮기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작업을 마친 뒤 작업 현장에서 가져온 폐기물을 정리하던 중 더미 속에서 현금 다발과 상품권이 발견됐다. 확인 결과 금액은 약 1600만 원에 달했다.

박 씨는 발견 직후 작업을 중단하고 곧바로 구청에 연락해 상황을 알렸다. 현금과 상품권은 분실물로 접수돼 공적 절차에 따라 처리됐다. 그는 "이 돈이 누군가에게는 전 재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주거 환경을 정리하는 일은 단순히 폐기물을 처리하는 작업이 아니다"라며 "현장에서 만나는 물건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생활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늘 의식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러한 현장에 참여하게 된 데에는 가족의 영향도 있었다. 그의 형은 폐기물 처리업체를 운영하며,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이나 주거 취약계층의 주택 정리 작업을 맡아왔다. 박 씨는 그 과정을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현장 업무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작업 환경이 열악하고 쉽지 않은 일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며 "그 과정에서 사람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작업은 혼자서는 청소나 이사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여러 기관이 협력해 진행됐다.

박 씨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특별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저 상황에 맞는 선택을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발견된 현금은 모두 공적 절차를 거쳐 처리됐으며, 한 작업자의 판단은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었던 문제를 미연에 막는 계기가 됐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 파크골프 전문가 키운다… 제2기 아카데미 활짝
  2. 김하균 행정부시장, 2년 9개월 세종시 동행 마친다
  3. [조상호 세종시장 공약 돋보기] 시민 소통 '핵심 플랫폼', 차별화로 승부하라
  4. LOL캐릭터 대전에 다 모였다. 페이커 보러 왔다 발복 잡히는 곳
  5. 가족사랑 금요장터서 농산물 구입
  1. 표준연, 양자컴퓨팅 국내기업 美 현지진출 돕는다
  2. '실패를 기록해 학습의 기회로' 생명공학연, 실패사례 모은 교재 발간
  3.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어선원 안전과 건강 지원 확대
  4. 대전세종충남경총, 제2차 노동인권증진 파트너십 특강
  5. 천안시, 7일까지 지방세 납부기한 연장

헤드라인 뉴스


한화에어로 참사 중간수사 결과 "세척기 발화 가능성 커"

한화에어로 참사 중간수사 결과 "세척기 발화 가능성 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참사 발생 한 달 만에 경찰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여전히 규명하지 못했다. 사고 지점이 세척기 주변일 가능성과 당시 작업자들이 세척 설비 내부 탱크를 청소하고 있었다는 정황은 확인됐지만, 폭발을 일으킨 직접 점화원과 작업 공정상 문제, 안전관리 책임 소재는 추가 감정과 보강 수사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2일 대전경찰청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사고 중간 수사 브리핑을 열고 현재까지 현장 합동감식 3회, 압수물 5700여 점 분석, 관계자 32명 조사 등..

대전 선도지구 발표 임박…몇 개 구역 선정될까?
대전 선도지구 발표 임박…몇 개 구역 선정될까?

대전 노후계획도시정비 선도지구 발표가 임박하면서 최대 몇 개 구역이 선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둔산지구의 경우 최대 3개 구역까지 선정 가능하며, 송촌지구는 1개 구역만 신청해 사실상 선정이 확정된 상황이다. 현재 대전시는 국토교통부와 사전 협의를 마친 상태로, 2~3주 내 선도지구 선정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시에 따르면 대전 노후계획도시정비 선도지구 공모에 둔산지구 9곳, 송촌(중리·법동)지구 1곳 등 총 10개 구역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청구역은 특별정비예정구역 27곳 중 1구역(상록수·상아·초원·강변) 3899..

[MSI 2026] 대전 뜨겁게 달군 T1… 이제 우승 향해 달린다! 브래킷 스테이지 대진 확정
[MSI 2026] 대전 뜨겁게 달군 T1… 이제 우승 향해 달린다! 브래킷 스테이지 대진 확정

대전에서 열리고 있는 이스포츠 게임축제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2026)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대표로 출전한 T1이 승승장구하며 본선 라운드 브래킷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페이커' 이상혁의 소속팀인 T1은 1일 진행된 MSI 플레이-인 스테이지 최종전에서 강팀 '리퀴드(TL.북미)'를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완파하며 단 1팀에 주어지는 브래킷 스테이지 진출권을 따냈다. 이로써 T1은 세계 최정상급 8개 팀과 함께 우승을 향한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하게 됐다. T1의 본선 과정은 그야말로 '압도적'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족사랑 금요장터서 농산물 구입 가족사랑 금요장터서 농산물 구입

  • 이재명 대통령,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참석 이재명 대통령,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참석

  • ‘개문냉방 안돼요’ ‘개문냉방 안돼요’

  • ‘함께하는 가치, 소비자의 힘’ ‘함께하는 가치, 소비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