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일보 좌담회] "대전·충남 통합…韓 지속성장 새 패러다임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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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일보 좌담회] "대전·충남 통합…韓 지속성장 새 패러다임 만들어야"

수도권 중심 성장전략 한계 충청에 미래발전 거점 구축 시급
"형식에 그치면 안돼 중앙→지역 권한·재정 이양 반드시 필요"
公기관 기업 유치전략 통합과정 갈등 극복 지역민 화합 과제

  • 승인 2026-02-10 08:00
  • 신문게재 2026-02-10 11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대전과 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정치권 셈법과 제도 등 갖가지 쟁점이 맞물리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성공적인 통합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실행할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부족하다. 행정통합은 단순 찬반이 아니라, 충청권의 성장과 역할 확대에 대한 선택 문제로 봐야 한다.

중도일보·대전일보·충청투데이는 4일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서 '대전·충남 통합, 지역의 새로운 도약인가?' 좌담회를 열고 이에 대한 전략과 지역 여론을 점검했다.

현행 체계로는 산업 구조 변화, 인구 감소, 지역 간 불균형 문제 대응이 어렵다는데 인식이 모였다. 대전 과학기술 역량과 충남 산업·공간 기반 결합으로 일관된 발전 전략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도 공통 의견이었다. 통합 성패는 특례 수치나 재정 규모보다, 성장 동력 창출과 실행력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정부 지원과 재정 투입을 지역 자생 성장으로 연결하는 과제도 강조됐다. 통합 특별시는 수동적 수혜자가 아니라 충청권 발전 전략을 주도적으로 실행해야 하며, 거버넌스와 정책 역량 강화 논의가 필요하다.

통합 논의는 충청권 내부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성장 구조 전반과 맞닿아 있다. 찬반을 넘어, 통합을 충청 발전 동력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와 선택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20260204-대전충남통합 공동좌담회1
지난 4일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개회된 대전충남통합 공동좌담회. [사진=이성희 기자]
▲현재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추진해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권선필 목원대 교수: 역사적 맥락이 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통합 흐름이 이어졌다. 노무현·이명박 정부는 같은 방향이었고, 박근혜 정부는 접근이 달랐지만 5개 권역보다는 행복 생활권을 제시했다. 취지는 같다. 현행 행정구역 단위로는 광역이든 기초든 새로운 문제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형태가 메가시티인지 작은 단위 통합인지는 선택의 문제지만, 큰 단위 통합을 하자는 이야기다. 메가시티는 행정연합부터 시작됐고 그 흐름 속에 있다.

통합 논의에서 빠진 부분이 있다. 세 가지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권한과 책임이 따르는 자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책임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분권·균형자치·성장엔진을 말하지만, 수도권 성장만 강조하고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다섯 개로 늘리자는 것이 곧 지역주도발전이다. 통합 논의의 핵심인데 전체를 보지 않고 있다.

사례로 일본이나 유럽을 들지만, 성공 사례는 대만이다. 2010년 다섯 개 직할시가 만들어졌고, 2014년 한 개 시가 추가돼 여섯 개 직할시 체제로 개편됐다. 대만은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었고 GDP가 한국을 추월했다. 그러나 이 사례는 거의 논의되지 않는다.

장기적인 비전이 필요하다. 국내 특정 이슈 관점에 갇혀 논란이 헛바퀴를 도는 점이 아쉽다.

-박정현 국회의원: 그동안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은 국가가 인적·물적 역량을 투입해 기업이나 지역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대기업 중심의 성장 전략은 한계에 도달했다. 이제는 AI와 네트워크 시대로, 특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대한민국을 재개조하는 문제다.

대통령이 제시한 '5극 3특' 구상도 같은 맥락이다. 신년 인사회 기자회견에서도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그 성장은 굴뚝 산업이 아니라 우주, 국방, 드론 등 새로운 성장 모델이다. 분권과 분산, 특화를 통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한 대응도 핵심이다. 국토 면적의 11%에 인구의 51%, 일자리의 58%가 집중돼 있고, 100대 기업 대부분이 수도권에 있다. 이런 구조로는 더 이상 성장 동력을 만들기 어렵다. 수도권은 과밀로 삶의 질이 떨어지고, 지역은 인프라 부족과 소멸 위기에 놓여 있다. 매년 청년 7만 명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현실도 이를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행정통합은 단순히 두 개 광역자치단체를 합치는 문제가 아니다.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하고, 대기업 중심에서 지역과 모두의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수단이다. 5극 3특과 행정통합 논의는 대한민국 국토 구조와 성장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꾸기 위한 과정이다.

20260204-대전충남통합 공동좌담회
지난 4일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개회된 대전충남통합 공동좌담회. [사진=이성희 기자]
▲통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지역 간 갈등을 방지할 구체적인 상생 방안은 무엇인가?

-진종헌 공주대 교수: 대전·충남 통합에 대해 대도시 중심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역사적으로 두 지역은 하나의 권역이었다. 과거 대전 중심 구조에서 최근 수십 년간 충남 북부가 성장하며 현재는 남부와 북부라는 두 개의 중심지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충남은 이미 역내 균형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통합은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하나였던 지역의 역사성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중소도시와 농촌까지 포함한 완결적인 권역 계획이 가능해진다. 대전 단독으로는 산업 전략에 한계가 있지만, 충남과 함께 가면 산업·도시·농촌을 아우르는 일관된 지역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인구 감소 지역에 대한 배려도 통합 이후가 오히려 수월할 수 있으며, 보통교부세의 시·군·구 직접 지원 등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 있다.

다만 형식적 통합에 그칠 경우 지역 간 정치적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 초기에는 주민과 공무원의 지위 변화를 최소화하되, 단계적으로 화학적 통합을 이뤄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가 약속한 '4년간 20조 원 지원'의 실행 방식은 무엇인가?

-박정현 의원: 정부는 통합 이후 권한과 재정을 동시에 내려보내는 투트랙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대통령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대통령은 통합시가 만들어질 경우 혁신적인 재정 지원을 하고, 수용 가능한 최대 수준의 특례를 내려보내겠다고 약속했다. 권한만 내려오거나 재정만 지원되는 방식이 아니라, 두 가지를 함께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연 5조 원씩 4년간 20조 원을 지원하는 구상은 중앙정부가 재정을 집중 투입해 통합특별시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마중물 성격이다.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재정분권과 성장에 대해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4년이 지나면 지원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통합특별시는 4년 만에 완성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며, 최소 10년 정도를 내다보고 단계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인식이다. 이후에도 규모는 달라질 수 있지만, 재정 지원을 이어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재원 확보와 지원 방식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돼 있으며, 통합지방정부 재정지원 TF를 통해 구체화된다. 법안에 모든 금액을 명시하지 않았다고 해서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이 약속한 사안인 만큼 이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 확보 방안은 어떻게 설계해야 한다고 보는가?

-권선필 교수: 자치권과 재정 지원 논의에서는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실현 가능성이다. 제도 설계가 장기적으로 바람직해 보이더라도, 실제 정부 구조와 재정 운용 원칙,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 등을 함께 검토하지 않으면 실행 단계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목표와 방향이 아무리 이상적이어도, 법 개정이나 제도 변화 과정에서 현실적인 제약을 받는 경우가 많다.

둘째는 재정 이양에 따른 위험 관리다. 권한이 확대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책임도 커진다. 경기 변동에 따라 세수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실제로 부동산 경기 하락 등으로 세입이 급감한 사례도 있다. 일정 기간 안정적인 재정 지원을 받는 방식과 특정 세목을 이양받는 방식 중 무엇이 지역에 더 유리한지에 대한 장기적 검토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재정과 권한이 이양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충분히 준비돼 있는지다. 안정적인 재정 지원은 위험을 줄이는 장점이 있지만, 이후 구조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이런 점들을 여야가 함께 논의하며 조율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진종헌 교수: 행정통합 논의 이전부터 정부의 균형성장 전략 핵심은 권역별 성장 엔진을 만드는 것이었다. 재정 확보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하나는 정부가 얼마나 재정을 투자할 것인가이고, 다른 하나는 권역 단위로 재정을 집행할 수 있는 거버넌스다. 행정통합 논의 전까지는 특별자치단체가 대안으로 거론됐지만, 통합은 새로운 선택지다.

권역 투자와 행정통합에 대한 보상 성격의 정부 재정 지원은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기존 구상과 맞닿아 있다. 중요한 것은 10조냐 20조냐보다 대전·충남에서 어떤 성장 엔진을 만들 것인지다. 어떤 공공기관이 필요하고, 어떤 산업과 민간기업을 유치할 것인지에 대한 전체 그림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

대학과 지자체를 포함한 종합적인 발전 구상을 바탕으로 중앙정부와 협의해 집행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내용 없는 요구로는 실제 재정 확보로 이어지기 어렵다.

▲여야 간 입장 차이는 어떻게 좁혀야 할지?

-박정현 의원: 법안은 처음에 최대치를 제시하고, 논의 과정에서 걷어내거나 더 나은 내용이 있으면 보완하는 방식이다. 민주당이 발의한 통합특별시법은 실제로 정부와 협의하며 만들어온 법안이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도 병합 심사한다.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 3개 권역 법안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대구·경북은 후발 주자인 만큼 충청과 호남을 중심으로 조율해 나가게 될 것이다.

광주·전남에 담긴 특례는 일부 조정되거나 다른 지역에도 적용될 수 있다. 특별법 국회 논의 과정에서 대전·충남이 지역주도성장의 새로운 출발점을 만들어야 한다. 행정수도 이전으로 국가균형발전의 첫 문을 열었듯, 이번 논의도 그 연장선에 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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