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사라지거나 잊혀져 가는 명절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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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사라지거나 잊혀져 가는 명절 모습

  • 승인 2026-02-15 09:29
  • 이성희 기자이성희 기자
중교밑 윷놀이_2009-03-12_0
윷이 없어도 나무를 깍아 즉석에서 윷놀이를 즐길 정도로 흔했던 모습은 이제 점차 사라지고 있다.대전찰칵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이 다가오면 골목부터 달라지던 시절이 있었다. 대문은 누구를 환영하던 활짝 열려 있었고 마당에는 전 부치는 냄새가 가득했다. 아이들은 설빔을 차려입고 골목을 뛰어다녔으며 어른들은 이웃집을 오가며 덕담을 나눴다. 그러나 2020년대의 설은 사뭇 다르다. 명절은 여전히 달력 속 가장 큰 절기지만 그 풍경은 빠르게 바뀌며 이제는 사라지거나 점점 볼 수 없는 풍경들이 늘어나고 있다.

20170110-설 열차표 예매
새벽부터 달려와 열차표를 예매하던 모습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중도일보 DB
먼저 귀성길을 준비하는 모습과 풍경도 크게 달라졌다. 1990~2000년대만 해도 명절 열차표를 구하기 위해 밤새 줄을 서는 일이 흔했다. 지금처럼 온라인이 활성화되기 전이라 귀성에 필요한 가족들의 열차표를 구하기 위해 피곤함도 잊고 창구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모습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160204-즐거운 설 명절1
온 가족이 한복을 입고 고향을 방문하는 모습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중도일보 DB
동네 아이들의 명절놀이는 더 빠르게 사라졌다. 논두렁에서 연을 날리고 제기를 차던 모습은 도시화와 안전 문제로 추억 속 장면이 됐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동네 어르신 집을 돌며 세배를 하고 세뱃돈과 과자를 받아오는 모습도 흔했지만 이제는 가족단위로 간소하게 세배를 마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 40회 전국 천하장사 씨름대회_1989-03-12_0
명절만 되면 온 가족을 TV 앞으로 모이게 했던 국민스포츠 씨름에 대한 인기도 여전만큼 높지는 않다. 대전찰칵
명절 특집방송과 씨름을 함께 보던 풍경도 사라졌다. 천하장사 이만기 씨가 씨름판을 휩쓸던 당시의 최고 시청률이 무려 68%를 기록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하니 씨름의 인기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다. 지금도 여전히 씨름대회는 열리고 있지만 그때의 관심과 인기는 아니다.

고속도로 차량이동_1995-09-07_1
지금보다 고향가는 길이 힘들었지만 고향과 부모님을 생각하며 떠나는 귀성길은 낭만이 있었다. 95년 고속도로의 모습.
그럼에도 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고향을 찾고 떡국을 끓여먹으며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한다. 다만 함께 모이는 방식이 달라졌을 뿐이다,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누구나 환영하던 시절의 설은 희미해졌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이어가는 명절의 의미는 또 다른 모습으로 남아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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