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커뮤니티의 확장 : 대전외고 총동문회 연대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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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커뮤니티의 확장 : 대전외고 총동문회 연대기(2)

원은석 목원대 교수·국제디지털자산위원회 이사장

  • 승인 2026-09-01 16:13
  • 신문게재 2026-09-02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원은석 교수
원은석 목원대 교수·국제디지털자산위원회 이사장
파트로누스(Patronus)는 '보호자', '후원자'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다. 고대 로마 사회를 지탱했던 중요한 인적 네트워크 중 하나가 파트로누스와 클리엔테스(Clientes)의 관계였다. 파트로누스는 다른 사람을 보호하고 후원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적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의미했는데, 주로 귀족이나 부유층, 유력 정치인 등이 그 역할을 맡았다. 클리엔테스는 일반 시민으로, 파트로누스와 클리엔테스는 독특한 상호 관계를 맺고 있었다. 파트로누스는 자기 영향력을 활용해 클리엔테스에게 경제적인 지원이나 법률적인 보호, 정치적 후원을 제공했고, 클리엔테스는 이에 충성과 지지로 보답했다.

영화 '대부'를 보면 영화 초반에 왁자지껄한 파티가 열리는 장면이 한동안 이어진다. 이 파티에서 말론 브란도가 연기한 마피아 보스 '돈 코를리오네'는 방에 앉아서 여러 손님을 맞이하는데, 동네 제빵사는 사위가 될 남자가 미국에서 추방당하지 않도록 부탁하고 유명 배우는 자신이 영화에 주인공 배역을 맡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대부는 이들의 부탁을 듣고 영향력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해 준다. 파트로누스인 것이다. 시간이 흘러 마피아 조직 간 분쟁이 발생하고, 돈 코를리오네는 길에서 상대편 조직이 쏜 총을 맞고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다. 돈 코를리오네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상대 조직은 그를 완전히 제거하려 시도하는데, 이때 상대 조직이 접근하지 못하게 총을 든 것처럼 위장하고 밤새 병원의 정문을 지키던 사람이 바로 동네 제빵사였다. 클리엔테스의 의무를 수행한 셈이다.

군대를 막 전역하고 집에 늘어져 TV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대부'를 보고 흠뻑 빠져버렸다. 누군가에게는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대부에게는 어렵지 않은 일이다. 자신이 가진 영향력으로 흔쾌히 도움을 주고, 도움받은 사람은 언젠가 자신이 가진 것으로 그 호의에 보답한다. 이렇게 서로가 가진 것을 나누며 관계를 이어가는 모습이 깊이 와 닿았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 이런 네트워크에 속하고 싶다는 바람을 품었다.

대전외고 총동문회를 결성하고 2년 정도가 되자 정체기가 찾아왔다. 서로 친분을 쌓게 되자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는 노력이 줄어든 것이다. 이미 좋아하는 사람들과 편하게 어울릴 수 있는데, 굳이 어색함을 감수하면서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수고를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직장처럼 의무감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동해서 모이는 조직이 지속가능성을 갖기 위해서는 직장처럼 의무감 없이 마음이 동해서 모이는 조직이 지속가능성을 갖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사람이 계속 유입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열 명이 들어오면 그중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은 한두 명 정도라서 많은 사람이 유입되지 않으면 조직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당시는 동문회가 지금처럼 단단한 뿌리를 갖기 전이라 동문회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적었고, 행사를 크게 그리고 자주 개최할 수 있는 여유도 없었다.

이렇게 확장이 필요할 때, 동문회에 접목했던 키워드가 바로 '기여'였다. 내가 기꺼이 나눌 수 있는 무언가는 다른 사람에게는 어렵거나 꼭 필요한 것일 수 있다. 이에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우리 대전외고 동문이 기꺼이 나누면 다양한 역량이 어우러진 영향력을 갖출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대전외고 사회인 동문이 중심인 모임의 이름은 '파트로네스'로 지었고, '내가 흔쾌히 도움을 나누면, 파트로네스가 나를 돕는다'를 모토로 삼았다.

파트로네스 단톡방에 누군가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면, 기꺼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누군가가 그 요청에 응답한다. 이렇게 도움받는 사람은 도움을 준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반드시 단톡방에 게시해야 한다. 이렇게 '기여'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만들고 교류의 규칙을 정하자 파트로네스에서 문제를 해결한 동문은 새로운 친구를 초대하게 되었다. 이렇게 새로운 사람이 꾸준히 유입되고 서로 기여를 나누는 교류가 자리 잡게 되자 파트로네스의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영화 대부에서 봤던 기여 네트워크가 가진 영향력. 그 최대 수혜자는 바로 나다. /원은석 목원대 교수·국제디지털자산위원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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