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인대전]폭염보다 뜨거운 청춘의 스크럼… 대전 명석고 럭비부의 여름

[드림인대전]폭염보다 뜨거운 청춘의 스크럼… 대전 명석고 럭비부의 여름

2026-09-0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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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명석고등학교 럭비부 선수들이 연습에 앞서 단체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금상진 기자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도 대전 명석고등학교 운동장은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선수들의 함성으로 뜨겁게 달궈져 있었다. 축구나 야구처럼 대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화려한 무대는 아니지만, 이곳을 향하는 이들의 발걸음과 흘리는 땀방울만큼은 그 어느 프로 무대보다 진하고 무거웠다. 거친 몸싸움과 헌신으로 정상을 향해 묵묵히 스크럼을 짜고 있는 명석고 럭비부의 뜨거운 여름 현장을 찾았다.

명석고 럭비부는 현재 대전 지역에서 유일한 고등부 럭비팀이다. 2017년 대통령기종별선수권대회 우승과 춘계리그전 우승을 시작으로, 2018년 충무기전국중고대회 우승 및 대통령기 준우승을 거두며 단단한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지난 2024년 전국체육대회에서는 1·2학년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3학년 중심의 상대 팀들을 연이어 격파하고 값진 동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처럼 명석고가 럭비 명문으로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바탕에는 부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매 순간 온몸을 던지는 선수들의 남다른 끈기가 자리 잡고 있다. 취재 당일 역시 섭씨 33도에 육박하는 가마솥더위가 기세를 부렸지만, 훈련장은 선수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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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비 명문 명석고를 이끄는 국가대표 4인방 (왼쪽부터) 김호영(윙) 장윤재(포워드 넘버에이트) 이동현(풀백, 주장) 김준영(스크럼하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금상진 기자
그 중심에는 현재 청소년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3학년 4인방이 있다. 팀의 맏형이자 주장을 맡고 있는 이동현(풀백) 선수는 짧은 휴식 시간조차 허투루 보내지 않고 동료들에게 전술을 전달하며 끊임없이 소통했다. 이동현 선수는 "날씨가 더워지면 선수들의 텐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럴 때일수록 강한 어투로 선배로서 주문을 던진다"며 "자칫 지친 기색이 팀 전체로 퍼지면 습관이 될 수 있기에, 주장의 책임감을 갖고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노력한다"고 전했다.

측면 공격을 담당하는 윙 김호영 선수 역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호영 선수는 "선수들이 지치면 말수가 줄어든다. 그럴수록 3학년들이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훈련 중 실수가 나오더라도 동작이 멈추거나 분위기가 침체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넘버에이트 포워드 장윤재 선수와 스크럼하프 김준영 선수 또한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순간에도 후배들과 조금 전 플레이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열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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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 33도에 찜통 더위속에서 전술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명석고 럭비부 선수들, 금상진 기자
선수들이 이처럼 오롯이 훈련에 몰입할 수 있는 배경에는 지도진의 세심하고 변화된 리더십이 있다. 임창녕 코치는 "더위 속에서는 선수들의 감정 컨트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이 지치지 않도록 효율적인 훈련 포인트를 짚어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코치는 "과거 우리가 운동했던 시절과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며 "단순한 기합보다는 칭찬과 소통을 통해 선수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며 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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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고 럭비부 선수들이 라인아웃 점프 훈련을 하고 있다. 금상진 기자
팀을 이끄는 임재희 감독은 'One for all, All for one(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이라는 명석고 럭비부의 팀 철학을 강조했다. 임 감독은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성장하는 팀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단순히 경기에서 승리하는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드는 것을 넘어, 졸업 후에도 선수들이 럭비를 통해 배운 협동과 존중의 정신을 삶 속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학교 차원의 든든한 지원과 응원도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백만수 명석고 교장은 "우리 럭비부 학생들이 운동장 위에서 흘리는 정직한 땀방울 그 자체가 가장 훌륭한 교육"이라며 "힘든 훈련 과정을 잘 견뎌내고 있는 학생들이 승리의 기쁨과 성취감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도 아낌없는 지원과 응원을 보내겠다"고 힘을 실어주었다.

비인기 종목이라는 장막 속에서도 묵묵히 내일을 향해 거침없는 태클을 걸어가는 대전 명석고 럭비부. 한여름의 폭염을 뚫고 그들이 그라운드 위에 찍어 내리는 하나의 트라이는, 한국 럭비의 가장 찬란하고 푸른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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