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이길 줄 알았는데"…아쉬움으로 끝난 월드컵 응원

"당연히 이길 줄 알았는데"…아쉬움으로 끝난 월드컵 응원

2026-06-25 17:10

KakaoTalk_20260625_143932737
25일 대전 유성구의 한 라운지바 테이블에 예약자 이름이 적힌 안내문과 월드컵 경기 일정·메뉴판이 함께 담긴 종이가 놓여 있다. 사진=이혜린 기자
"당연히 이길 줄 알았는데 아쉽네요."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여부를 가리는 조별리그 최종전이 열린 25일. 태극전사를 응원하는 대전 시민들의 함성이 울려 퍼진 현장을 찾아가봤다.

오전 9시 20분 대전 유성구의 한 라운지바. 이곳 직원들은 한국과 남아공의 경기를 앞두고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1층에는 700인치 대형 스크린이, 2층에는 그 보다 작은 두 개의 스크린을 갖춘 매장에는 곳곳의 테이블마다 예약자의 이름이 적힌 안내문과 월드컵 경기 일정, 메뉴판이 함께 놓여 있었다.

오전 9시 40분이 지나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축구팬들이 하나둘 입장하기 시작했다. 친구와 함께 온 사람도, 혼자서 응원을 즐기러 온 사람도 있었다. 그들 모두의 표정에는 오늘 경기의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했다.

매장에 가장 먼저 입장한 손님인 윤석규(34) 씨는 "인스타그램을 보고 이곳을 알게 돼 예약했다"며 "오늘은 2대 0이나 3대 0으로 무조건 이길 것 같다. 오현규 선수가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또 다른 손님인 이지훈(40) 씨 역시 "오늘 3대 0 정도로 이길 것 같다"면서 "이강인 선수의 팬이라 꼭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akaoTalk_20260625_143932737_01
25일 대전 유성구의 한 라운지바 1층에서 손님들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며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이혜린 기자
오전 10시 정각. 경기 기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라운지바는 순식간에 응원 열기로 가득 찼다. 1·2층은 어느새 80여 명의 손님이 자리를 가득 찼고, "파이팅"을 외치는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한국이 공격을 전개할 때는 일제히 "슛! 슛!"을, 코너킥 상황에서는 두 손을 모은 채 자리에서 일어나 "제발!"을 함께 외치며 간절히 골을 기다렸다.

그러나 경기 흐름은 응원 분위기와 달랐다. 남아공은 여러 차례 위협적인 공격을 펼쳤고, 한국은 좀처럼 경기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후반전이 시작되며 벤치에서 대기하던 손흥민 선수가 교체 투입되자 응원 분위기는 다시 살아났다. 팬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내며 반전을 기대했지만, 그 기대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남아공이 후반 18분에 선제골을 터뜨리자 환호성 가득했던 공간은 순식간에 침묵에 잠겼다. 이후에도 한국은 몇 차례 공격 기회를 만들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경기 종료 직전 여기저기서 "아, 뭐해", "진짜 못한다"는 탄식까지 흘러나왔다. 하지만 끝내 만회골을 터뜨리지 못한 한국은 이날 경기를 0 대 1로 패했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사람들은 저마다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며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나 라운지바를 빠져나갔다.

KakaoTalk_20260625_143932737_02
25일 대전 유성구의 한 라운지바 2층에서 손님들이 경기를 보며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이혜린 기자
이날 매장에서 응원을 펼친 이은별(26) 씨는 "남아공은 무조건 이길 줄 알았다"며 "아침 일찍 일어나 응원하러 왔는데 하루를 시작부터 기분 좋지 않게 보내게 됐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동욱(29) 씨도 "오늘만큼은 꼭 이겨서 32강에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응원했다"며 "경기 내내 답답했고, 당연히 이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져서 너무 허탈하다"고 말했다.

이날의 패배로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승점을 추가하지 못하며 32강 자력 진출에 실패했다. 이제 한국은 남은 조별리그 경기 결과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의 수'라는 행운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혜린 기자

추천영상

많이본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