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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양수중보 하류에 녹조가 짙게 번진 가운데 오염 확산을 막기 위해 설치된 차단막 너머까지 수면 변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사진=이정학 기자). |
충북 단양군 단성면 하방리 단양수중보 하류에서 심각한 녹조와 악취가 발생한 가운데, 이를 먼저 인지해 대응에 나선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본부 충주댐지사가 원주지방환경청과 충청북도, 단양군에는 관련 상황을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정부가 올해 '녹조 계절관리제'를 시행하며 한국수자원공사와 환경당국, 지자체 간 공동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주댐지사가 자체 대응에 나서면서도 관계기관에 상황을 알리지 않은 경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올해 5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녹조 계절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녹조 발생 전 오염원 관리뿐 아니라 예측·감시부터 발생 이후 대응까지 전 과정을 관계기관 협력으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강 상류에서도 원주지방환경청장을 단장으로 국립환경과학원, 한강홍수통제소, 충북도와 관련 시·군, 한국환경공단,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참여하는 '한강 상류 유역추진단'을 구성해 기관별 역할과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단양수중보 하류에서는 이 같은 협업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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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양수중보 하류에 녹조 저감을 위해 수차 15대가 설치돼 있지만, 이 가운데 5대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사진=이정학 기자) |
충주댐지사는 녹조 발생 사실을 인지한 뒤 현장에 녹조 대응을 위한 수차 15대를 설치했다. 반면 중도일보 취재 결과 원주지방환경청과 충북도, 단양군은 모두 충주댐지사로부터 이번 녹조 발생과 관련한 상황을 공유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현재 정부 공개자료만으로 단양수중보 하류에서 녹조가 발생할 경우 충주댐지사가 어느 기관에 몇 시간 이내에 보고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법정 보고절차까지 확인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법정 보고의무 위반으로 단정하기보다 정부가 구축한 녹조 공동대응체계에서 왜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았는지가 이번 사안의 핵심이다.
현장 상황도 심상치 않다.
중도일보 기자가 직접 확인한 단양수중보 하류 수면에는 짙은 녹색뿐 아니라 파란색과 보라색, 황갈색 등이 뒤섞인 막이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었다. 여러 색의 페인트를 물 위에 풀어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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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양수중보 하류에 녹조 저감을 위해 수차 15대가 설치돼 있지만, 이 가운데 5대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사진=이정학 기자) |
악취도 심했다. 기자 역시 현장 취재 과정에서 냄새로 인해 구토 증상을 느낄 정도였다.
하방리에서 수십 년째 거주하며 식당을 운영하는 주민 A씨(여·80)는 "최근 4~5일 전부터 극심한 악취가 발생했다"며 "관광객들이 냄새 때문에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라고 호소했다.
더욱이 현장에서 수면 변색 원인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충주댐지사 관계자도 "본인도 이러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답했다.
관리기관 관계자조차 처음 보는 현상이라면 수질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관계기관과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해 원인을 규명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
현재 파란색과 보라색, 황갈색 등이 뒤섞인 수면 변색이 일반적인 녹조에 따른 것인지 다른 수질 이상이 동반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확한 원인은 채수와 전문적인 수질·성분 분석을 통해 규명해야 한다. 녹조 발생 원인을 단양수중보 운영과 직접 연결하는 것 역시 과학적인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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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양수중보 하류 수면이 녹색과 청색·보라색 등이 뒤섞인 채 광범위하게 변색된 가운데 단양군 환경과와 안전건설과 직원들이 현장에서 수질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이정학 기자) |
현장에 설치된 수차의 운영 상태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중도일보 확인 당시 설치된 수차 15대 가운데 5대가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대해 충주댐지사 관계자는 "5대는 현재 전기계통 문제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빠른 시간 안에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충주댐지사가 밝혀야 할 핵심은 분명하다.
녹조를 언제 처음 인지했는지, 당시 어떤 수준으로 판단했는지, 채수와 수질검사를 실시했는지, 수차 15대를 언제 어떤 판단으로 설치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왜 원주지방환경청과 충북도·단양군에는 상황을 공유하지 않았는지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만으로 충주댐지사가 녹조 발생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겼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구체적인 법정 보고의무 위반 여부도 관련 규정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주민들이 며칠째 악취 피해를 호소하고, 관리기관 관계자조차 처음 본다는 이례적인 수면 변색이 나타난 상황에서 녹조를 먼저 파악하고 대응에 나선 기관의 정보가 환경당국과 지자체에 전달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수차를 몇 대 설치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녹조를 인지한 뒤 어떤 조사와 판단을 했고, 왜 그 정보를 관계기관과 공유하지 않았느냐다.
단양수중보 하류 녹조와 이례적인 수면 변색의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정부가 마련한 관계기관 공동대응체계가 현장에서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충주댐지사의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단양=이정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