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나눔에 대한 소고(小考)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성수]나눔에 대한 소고(小考)

[NGO 소리]김성수 (社)세로토닌 문화 대전지부장

  • 승인 2013-02-21 14:19
  • 신문게재 2013-02-22 20면
  • 김성수 (社)세로토닌 문화 대전지부장김성수 (社)세로토닌 문화 대전지부장
▲ 김성수 (社)세로토닌 문화 대전지부장
▲ 김성수 (社)세로토닌 문화 대전지부장
이달 초 3박5일 일정으로 우리 6형제들은 부부동반으로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를 다녀왔다. 우리 형제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국내 여행은 자주 함께 한 적이 있었으나 해외여행은 함께하지 못하던 차에 셋째 형님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처음으로 가족 간의 좋은 추억을 가지게 되었다.

캄보디아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 중의 하나가 된 이유에는 '킬링필드(Killing Field)'로 대변되는 슬픈 역사가 자리 잡고 있다.

친미 론놀 정권을 몰아낸 크메르 루즈의 지도자 폴포트가 '농민천국'을 건설한다며 4년간 자국민을 대상으로 대량학살을 자행했다. 폴포트는 새로운 '농민천국'을 구현한다며 도시인들을 농촌으로 강제이주시키고, 화폐와 사유재산, 종교를 폐지했다. 이 과정에서 과거 론놀 정권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지식인, 정치인, 군인은 물론 국민을 개조한다는 명분 아래 노동자, 농민, 부녀자, 어린이까지 무려 전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00여만 명을 살해했다.

'죽음의 뜰'이란 의미의 킬링필드는 크메르 군에 의하여 수천 명이 학살되어 매장된 곳을 말하는 것으로, 즉 자국인들 사이의 내전으로 대량학살이 벌어졌던 캄보디아의 아픈 과거다. 이러한 아픈 역사를 통한 캄보디아의 현재 상황은 또한 분단이라는 아픈 역사를 가진 우리에게 있어서 반면교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캄보디아에서 19세기 중반 발견되어 지금은 가장 대표되는 크메르 제국의 유물인 앙코르와트를 보면 경이로운 생각이 우선 든다. 거대하고 성스러운 앙코르와트가 그 시대의 번성한 크메르제국의 국력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성을 건축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프다. 인류의 뛰어난 문화유산인 앙코르와트는 현재 캄보디아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이기도 한데, 국기와 지폐에 앙코르와트를 그려 넣은 것 역시 그 시대의 아픔과 존경을 모두 반영한 것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우리 형제 내외들은 이번 설날 모여 국민소득 270달러인 캄보디아 주민들을 위해 성금을 모아 기부단체인 '월드 투게더'를 통해 2개의 우물을 후원해 주기로 결정했다. 비록 큰 액수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과 나눈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라 생각한다. 인간은 누구나 기본적 욕구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이, 무엇이든 너무 지나치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알맞게 가지고 남과 나누면서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가면 그게 바로 행복한 삶이 아니겠나!

어느 글귀에 1시간의 행복을 원하면 낮잠을 자고, 1일의 행복을 원하면 낚시를 하고, 1주의 행복을 원하면 휴가를 가고, 1개월의 행복을 원하면 결혼을 하고, 1년의 행복을 원하면 부모유산을 받고, 일생의 행복을 원하면 남을 위해 정성을 다하라고 나와 있다. 우리 주위에는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행복하지 못한 사람이 너무나 많다. 대표적인 예가 일부 재벌가의 형제들이다.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서로 나누면서 어려운 사람을 돕고 가난한 사람을 배려하면 행복한 사회가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가난한 사람은 더 노력하고 가진 사람은 더 남을 배려하면서 생활하면 행복한 나라가 되지 않을까.

이번 여행에서 마실 물이 없어 힘들게 살아가는 캄보디아 사람들의 현실을 보면서 작은 손길이지만 마실 물을 제공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뿌듯하고 행복한 마음이 든다.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일어난 나눔에 대한 한 생각이 이렇게 실현될 수 있어서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감사함이 우물처럼 솟아오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덕공동관리아파트 이재명 정부에선 해결될까… 과기인 등 6800명 의지 모여
  2. 대전 죽동2지구 조성사업 연내 지구계획 승인 받을까
  3. '팔걷은 대전경찰' 초등 등하굣길 특별점검 가보니
  4. 충남대병원 등 48개 공공기관,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
  5. 대전대, 70대 구조 중 숨진 故 이재석 경사 추모 분향소 연다
  1. 대전교도소 금속보호대 남용·징벌적 사용 확인…인권위 제도개선 주문
  2.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3. [2026 수시특집-대덕대] 교육수요자 중심의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는 직업교육 중심 대학
  4. 대전 대학생 학자금대출 ‘늘고’ 상환 ‘줄고’… 취업난에 연체 리스크 커졌다
  5. 최교진 부총리, 현창 첫 일정으로 금산여고 찾아 '고교학점제 점검'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공공기관 2차이전 로드맵 지방선거 前 확정 시험대

李정부 공공기관 2차이전 로드맵 지방선거 前 확정 시험대

이재명 정부가 16일 국정과제를 확정한 가운데 이에 포함된 공공기관 제2차 이전 로드맵을 내년 지방선거 전 확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균형발전 마중물인 이 사안을 두고 선거용으로 활용한 역대 정부 전철(前轍)을 되풀이 하지 않고 이재명 정부 균형발전 의지를 증명하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1호 국정과제인 개헌 추진과 관련해 560만 충청인의 염원인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수도조항 신설을 정치권에 촉구하는 것도 충청권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난달 13일 국정기획위원회..

`시가 총액 1위 알테오젠` 생산기지 어디로?… 대전시 촉각
'시가 총액 1위 알테오젠' 생산기지 어디로?… 대전시 촉각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국내 탑클래스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이 첫 생산 기지 조성에 시동을 걸면서 대전시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전과 인천 송도 중 신규 공장 부지를 놓고 고심하는 알테오젠을 지역으로 끌어오기 위해 행정당국은 지속해서 러브콜을 보내는 것이다. 국내 굴지의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 생산기지 확보는 고용창출과 세수확충 등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대전에 본사를 둔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이 자체 공장 건립에 나선다. 현재 알테오젠은 자체 생산 시설이 없다...

대전 삼계탕 평균 1만 7000원 육박... 1만원으로 점심 해결도 어렵네
대전 삼계탕 평균 1만 7000원 육박... 1만원으로 점심 해결도 어렵네

대전 외식비 인상이 거듭되며 삼계탕 평균 가격이 1만 7000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역 외식비는 전국에서 순위권에 꼽히는 만큼 지역민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1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8월 대전 외식비 평균 인상액은 전년 대비 많게는 6%에서 적게는 1.8%까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건 김치찌개 백반이다.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가장 많이 찾는 대전 김치찌개 백반 가격은 8월 1만 200원으로, 1년 전(9500원)보다 7.3% 상승했다. 이어 삼계탕도 8월 평균 가격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 추석맞이 자동차 무상점검 추석맞이 자동차 무상점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