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재활병원 설립]지자체+기업 힘모아 기적을

[어린이 재활병원 설립]지자체+기업 힘모아 기적을

충청권 포함 100병상 목표, 공공병원 형태로 운영 돼야

  • 승인 2015-11-01 16:47
  • 신문게재 2015-11-02 8면
  • 김의화·송익준 기자김의화·송익준 기자
[월요포커스]어린이재활병원 설립 어떻게

중증 장애아동들이 제대로 재활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어린이재활병원'이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지만 문제는 예산확보다. 내년 서울에 문 열 예정인 '국내 최초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은 지상 7층, 지하 3층(병상 100개) 규모이다. 건립과 초기 운영에 필요한 비용만 약 430억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전어린이재활병원도 입원병동 50병상(충청권역 포함시 100병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비용이 들 전망이다.

운영상의 적자 문제도 넘어야할 큰 산이다. 현행 의료보험수가 제도에서 어린이재활치료는 성인재활치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은 더 많이 드는데 비해 수익이 적은 '고비용 저수가' 구조이다. 성인과 어린이의 의료수가는 똑같지만 어린이의 경우 하루에 진료할 수 있는 인원이 성인의 절반가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민간병원들은 어린이병동 건립을 꺼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공공의료' 차원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설립예산을 확보,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공의료 차원서 나서야=병원이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가나 지자체가 설립, 운영(지원)하는 공공병원의 형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다.

박창일 건양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지난달 7일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국립이거나 도립 혹은 시립재활병원이 만들어져야 장애어린이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현행보험수가 제도 아래서는 적자를 감수하는 공공병원이 세워져야 한다”며 “공공성을 위해서는 민간이 하지 않는 분야를 책임지고 해야 한다. 그러한 분야가 바로 어린이 재활병원이다. 지방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어린이 재활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만들어 진정한 공공병원을 만들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박 의료원장은 전국의 대부분 도립병원이나 시립병원이 적자운영을 하고 있는데 대해 “도립병원과 시립병원은 대부분 급성기 환자를 보는 병원이다. 그러나 급성기 환자들은 수준높은 민간병원이나 사립 혹은 국립대학병원에서 치료받길 원하고, 또한 그곳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도립이나 시립병원에 잘 가지 않는다”며 “민간병원과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안되어 있기에 시립병원과 도립병원은 경영이 안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시립병원과 도립병원의 역할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업 등 각계 후원 절실=행정뿐만 아니라 기업체와 시민단체 등 각계의 합심된 지원도 절실하다. 서울의 '국내 최초 통합형 어린이재활병원'의 경우 장애인 지원 전문단체인 푸르메재단이 나선 가운데 서울시 마포구가 부지를 제공하고, 온라인게임기업인 넥슨이 200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부지를 제공하자 기업에서도 사업 가능성에 희망을 갖고 적극적인 후원에 나서게 됐으며 여기에 수많은 시민들의 십시일반 모금이 더해져 '꿈'을 '현실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전어린이재활병원을 위해서도 대전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지원과 함께 지역기업을 비롯한 각계의 후원이 이뤄지는 방안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운영은 어떻게=대전어린이재활병원은 치료와 교육, 돌봄서비스가 병행되는 통합병원을 목표로 한다. 만 18세 미만 장애아동 중 뇌병변과 지체장애아동을 주 대상으로 한다. 100병상의 입원병동(충청권역 포함시)과 함께 200명 규모의 소아낮병동도 운영한다. 유치부와 초등교육 과정의 부속 '병원특수학교'를 운영, 치료와 교육의 유기적 연계시스템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장애아동지원센터를 운영, 장애부모들을 위한 '원스톱'정보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장애진단을 받은 초기, 부모와 장애아동이 가장 힘들어하는 시기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장애아동으로 진단받은 후 아이에게 필요한 서비스나 정보를 어디에서 얻어야할지, 아이에게 맞는 치료와 교육이 무엇인지 몰라서 당황스러워하는 부모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대전복지재단의 실태조사결과 '아동의 장애진단 후 주로 도움을 받는 곳(사람)'을 묻는 항목에 '다른 장애아동의 부모(43.0%)'나 '복지관 또는 치료실(31.1%)'이라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병원 혹은 담당의사라는 응답은 13.7%에 불과했다. 심지어 주민센터에 찾아갔지만 담당자에게서 적절한 설명이나 안내를 들어보지 못했다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대전복지재단 김기수 책임연구원은 “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은 단순히 경제 또는 경영의 논리로만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사회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할 문제”라고 강조하며 “우리 아이들에게 장애가 발견되었을 때 충분히 치료받지도 못하고 이곳 저곳을 찾아 헤매면서 시간을 보내며 힘들어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의화·송익준 기자

●기사보기-[월요포커스] 8살 뇌병변장애 건우 '병원찾아 삼만리' 왜?


●[카드뉴스] 건우에게 기적을…대전에 어린이재활병원 필요한 이유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구미, 주민안전 무시한 보행자 보도정비공사 논란
  2. 안양시, 평촌신도시 정비 ‘청신호’ 가속
  3. "아산페이 안 쓰면 손해"-연말까지 18% 할인 연장, 법인 10% 연장 할인
  4. 영천, '신성일기념관 개관 기념' 고향사랑기부 이벤트
  5. 아산소방서, 전통사찰 화재 예방훈련
  1. 천안시, 청소년유해환경 개선 합동점검·단속 및 캠페인
  2. 삼성디스플레이, 취약가정에 1억5천만원 후원
  3. 아산시 음봉어울림도서관, '시선 너머의 이야기' 전시
  4. 천안법원, 음주 측정 거부한 50대에 '징역형'
  5. 천안법원, 지인 간 법적소송에서 위증한 혐의 50대 남성 무죄

헤드라인 뉴스


국정자원 화재 나비효과 막아라

국정자원 화재 나비효과 막아라

사상 초유의 국가 전산망 마비를 불러온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정부는 신속한 시스템 복구에 나서 최악의 상황은 막았지만, 이번 사태가 대전 등 충청권에 가져온 과제는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지역 공공 자산인 국정자원 이전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온다. 공공기관이 특정 지역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달갑지 않다.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국가균형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선 지역의 공공기관을 지키고 새로운 인프라를 유치하는 노력이 시급하다. 중도일보는 '국정자원 화재 나비효과 막아라' 시리즈를 통해..

한미 통상·안보 팩트시트 발표… 상호관세 15% 인하, 핵잠 승인 담겨
한미 통상·안보 팩트시트 발표… 상호관세 15% 인하, 핵잠 승인 담겨

자동차와 반도체 분야 관세율을 포함한 한미 간의 무역 협상이 최종 마무리됐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포함한 양국의 안보 협상도 문서 형태로 공식화됐다. 대통령실과 백악관은 14일 오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양국의 관세·안보 협상에 대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동시에 공개했다.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직후 나올 예정이던 팩트시트 발표가 지연되면서 세부 내용에서 이견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날 공개된 팩트시트에는 지난 정상회담 당시 발표된 내용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대전시의회, "대전교도소 이전 지지부진…市 대책시급"
대전시의회, "대전교도소 이전 지지부진…市 대책시급"

대전교도소 이전사업이 8년째 진척을 보지 못하면서 대전시의 명확한 추진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됐다. 교도소 과밀화와 시설 노후 문제는 이미 한계를 넘었지만, 이전 사업이 장기간 답보 상태에 놓이며 후적지 개발 계획 역시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열린 대전시의회 제291회 정례회 도시주택국 행정사무감사에서 방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유성구2)은 "대전교도소는 수용률이 142.9%에 달해 전국 평균(122.1%)을 크게 웃돌고, 노후 시설로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선 권고까지 받..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

  • ‘수능 끝, 해방이다’ ‘수능 끝, 해방이다’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