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대전지부장 |
범죄 없는 유토피아는 없다. 그렇다고 마음을 졸이며 살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범죄의 횟수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이나 방법에 대해 생각을 해볼 수밖에 없다.
CCTV를 늘리고, 전자발찌 대상자를 확대하고, 경찰인력을 증원하는 등의 대책과는 별도로 사회 구성원이 참여하고 이끌어가는 방지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를 하는 범죄자들의 절반은 범죄경력이 있는 재범자라는 사실이다. 그러면 여기서 그들이 왜 범죄의 길로 다시 가야만 했는가를 확인을 해봐야한다.
모든 범죄자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회에서 좌절을 겪거나 잘못을 뉘우치고 새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과거의 행적을 문제 삼아 주홍글씨의 낙인찍으려 하는 사회의 분위기로 인해 점점 어두운 곳으로 내몰리다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일 것이다.
이들은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와 같은 공간에서 숨을 쉬고 있는 이웃들이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첫 번째 책임이 있다. 이것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사실이다.
또한 이들이 범죄행위를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사회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아예 없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출소(예정)자 및 보호관찰대상자의 건전한 사회복귀 지원 및 재범 방지활동을 통해 건강한 공동체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설립된 법무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공단은 2017년에 충남 홍성군에 개청하는 충남지부를 포함해 전국 24곳의 지역의 수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다양한 재범방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전지역에서만 45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하는 이웃이라는 마음으로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있다.
이와 같은 활동의 결과로서 공단의 도움을 받지 못한 이들의 3년 이내 재범률이 20%이상인 반면에 공단의 도움을 받은 이들의 재범률은 0.44%로서 재범방지 효과가 입증이 되었다.
이렇듯 조금만 이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이들이 안정적인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이 제공되었더라면 위와 같이 범죄의 건수는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린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다. 당신이었을 수도, 나였을 수도 있는 문제다.”
이 말은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스포트라이트'에서 아동성추행에 관한 주인공의 대사다. TV나 신문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덕필유린(德必有隣), 덕이 있는 곳에 반드시 이웃이 있다는 옛말에서 보듯이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보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가 이들을 음지에서 양지로 이끄는 양분이 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함께 걸어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박태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대전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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