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바람]걷기좋은 거리, 예술 꽃 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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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바람]걷기좋은 거리, 예술 꽃 피우다

도시구조 '보행자·자전거 친화적' 개선… 시민 편하게 이용하고 소통하는 도시 다양한 공연으로 예술가 꿈 자라는 곳… 시민 직접 도시개발 아이디어 참여해

  • 승인 2016-08-08 14:47
  • 신문게재 2016-08-09 13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도시재생 바람 생활 속 랜드마크를 만들자]
5. 해외사례로 본 도시재생정책 개선방안- 도시공학 전문가 마이클 눌세 인터뷰

▲ 코펜하겐 하이라인 공사현장.
▲ 코펜하겐 하이라인 공사현장.

'행복=걷기'. 이 같은 등식을 만들어 낸 곳이 바로 코펜하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히 덴마크와 가장 걷기 좋은 도시로 꼽힌 코펜하겐의 관계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

코펜하겐은 일찍이 보행자를 배려한 도시계획이 실행된 곳이다. 유럽에서 가장 큰 쇼핑거리로 알려진 스트뢰에를 차가 없는 보행자 전용거리로 만들어 특화됐다. 도시계획을 더 높은 건물과 넓은 공간, 가장 화려한 건물 같은 외형적 요소가 아닌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하고 즐기며, 그 도시를 방문하는 관광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졌다. 도시공학 전문가인 마이클 눌세에게 코펜하겐 스트뢰에 거리 운영과 보행자와 자전거 중심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코펜하겐 '그린' 정책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 마이클 눌세.
▲ 마이클 눌세.

-보행자들의 천국으로 알려진 스트뢰에 거리에 대해 설명해 달라.

▲스트뢰에(trøget) 거리는 코펜하겐 시청 광장에서 콩겐스 광장까지 이어지는 약 1.2km 의 차없는 거리다. 스트뢰에 거리에는 각종 상점들이 이어져 있고, 북유럽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붐비는 거리로 손꼽힌다. 이처럼 상점이 밀집돼 있는 곳에 차없는 거리가 조성돼 있어 상점에 물건을 싣고 나르는 문제가 적지 않게 발생했다. 코펜하겐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큰 트럭은 들어갈 수 없게 했고, 이 또한 11시 이전만 차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전에서는 차없는 거리 행사를 진행하면서 상인들의 반대가 많다. 코펜하겐 스트뢰에 거리 상인들의 반대는 없었나.

▲차없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보행자 도로를 만들고 차를 제한함으로 인해서 공간에 삶이 깃들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 같은 상인들의 인식과 시의 정책이 하나되면서 스트뢰에 주변의 길도 보행자 전용도로로 활성화 되었고, 거리에 있는 상점들 또한 이 곳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로 경제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도로가 만들어지면 차가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보행자 도로를 만들면 보행자가 많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당초 코펜하겐시는 띠를 두른 카프리(car-free)를 만들려고 했는데 반발이 컸다. 이를 대신해 진행한 정책이 바로 자전거도로다. 코펜하겐시는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차량을 줄여 나가는 정책을 펼쳤고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모델이 됐다.

또한 올 9월 유럽 교통주간(European Mobility Week)의 일환으로 처음 '차 없는 일요일'이 시행될 예정이다.

-스트뢰에 거리에는 자유롭게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코펜하겐시가 하나의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인가.

▲차없는 거리인 스트뢰에 거리에는 게임을 즐기는 사람, 공연을 진행하는 사람 등 많은 예술가 등이 이 곳에서 꿈을 펼친다. 코펜하겐 시가 직접 나서서 예술가는 지원하는 등 이 같은 무대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거리에서 공연 등을 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시 자체적으로 도시개발을 위해 아이디어를 모으는 공모전 같은 것을 개최하고 있다. 이곳 시민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이 이 도시를 위해 좋은 공간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 절반, 출퇴근·통학 때 자전거 이용하는 등 차 없는 거리를 만들기 위한 그린정책에 대해 설명해 달라.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도시가 되겠다는 것이 코펜하게시의 목표다. 도시 환경 개선을 위한 무엇보다도 중요한 정책은 자동차 사용을 줄이는 것인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도시 구조를 보행자와 자전거 사용자에게 적합하도록 바꾸는 방식이다.

녹색 공간을 도시 곳곳에 만들고 스토리를 더해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면서 쾌적한 도시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보행자와 자전거 친화적 도시를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코펜하겐시의 자전거 도로의 폭은 2m 안팎으로 넓은 편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쓰레기를 버리기 쉽도록 쓰레기통을 비스듬하게 설치하거나 자전거가 멈췄을 때 편하게 쉬도록 발 받침대를 놓고, 사거리 등 사고가 나기 쉬운 곳에는 자전거 도로를 파란색으로 도로를 나눠 식별이 쉽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이용자 중심의 인프라 덕분에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도 그만큼 많다. 코펜하겐 시민만 따지면 인구(120만) 가운데 출퇴근이나 통학 때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50%이며, 2025년까지 코펜하겐시와 외곽 시민의 이용률을 50%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다.

또한 코펜하겐시는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the High Line)'과 같은 코펜하겐 하이라인 건설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고가를 도심 공원으로 재생시키기로 결정하면서 '하늘에 떠 있는 공원이자 문화유산으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잿빛 고가에 그만의 색을 입히고 있다.

여기에 외곽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주민들이 자전거를 보다 많이 이용하도록 기반 시설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하이라인 공원을 거닐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이라인만의 문화와 예술이 자리 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본 인프라를 잘 갖춰 시민들이 자전거를 빠르면서도 안전하게 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람과, 자전거 자동차가 공존하는 교통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게 절실하다고 본다. <끝>

덴마크 코펜하겐=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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