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곧 국가다] 3.지자체 사업추진 권한은 중앙정부에?

  • 정치/행정
  • 대전

[지방이 곧 국가다] 3.지자체 사업추진 권한은 중앙정부에?

  • 승인 2016-10-30 12:23
  • 신문게재 2016-10-30 2면
  • 강우성 기자강우성 기자
중앙정부 지자체 사업에 과도한 개입

복지사업 강제 정비, 축제·행사 예산까지도


“진정한 지방자치는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생활자치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이 지난 27일 부산에서 열린 지방자치 박람회에서 내놓은 입장이다.

주민이 진정한 주인으로서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을 위한 생활자치를 실천할 때 지방자치의 실현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주민이 원하는 사업을 지자체가 해야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러나 지자체가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사업을 주도적으로 실행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재정의 누수·낭비를 방지하자는 취지라고는 하나, 중앙정부가 사실상 강제적으로 지자체 사업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복지 등 사회보장사업이다.

올해 충청권 4개 시·도의 복지사업 예산은 235억 700만원이다. 지난해 대비 104억 5700만원 감소한 것으로, 삭감 이유는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중앙정부의 사업과 유사하다며 각 지자체의 사업을 정비하라고 한 탓이다.

대전은 1억 3700만원이 줄어든 가운데 시의 영유아보육센터 운영과 차상위계층 교육급여 및 월동비 지원, 동구의 한부모가정 입학축하금 지원 등이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세종은 사회활동 장려금과 장애수당 추가지원, 청소년공부방 운영 등 10억 7900만원이, 충남은 도의 대체교사 인건비 지원과 독거노인 주거환경개선 사업 및 금산군의 노인생활증진, 당진·보령시의 장수수당 지원 등에서 46억 2500만원이 빠졌다.

이런 삭감된 복지예산을 두고 생활밀착형이고 긴급 구호 성격이어도 복지부가 밀어붙이기식으로 지자체를 압박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복지부는 ‘권고’ 였다는 입장이나, 정비 실적을 지자체 평가에 반영하거나 기초연금 관련 국가부담금 감액 조치 등 사실상의 강제 이행이나 다름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앞서 국무총리실 산하 사회보장위원회에서도 지난해 8월 11일 지자체별로 실시하는 자체 사회보장사업 5819개 가운데 1496개가 유사·중복사업이라며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 추진방안을 의결, 각 부처로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정부가 개선의 필요성을 인정한 보육교사 지원 등의 국가예산은 늘리지 않은 채 복지사업 부담을 지자체로 전가하며 지자체 차원의 노력에 대해 제동을 거는 것은 납득키 어렵다. 중앙정부는 지자체가 여는 행사·축제에도 손을 대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최근 각 지자체로 내려보낸 내년도 예산편성 운영기준에는 총액한도제가 포함돼 있다. 행사와 축제 예산 수준을 지난해 수준에서 원칙적으로 동결시킨 것이다.

이런 지침은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문화 향유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민의 행복추구권을 박탈하는 처사이며, 다양한 정보와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지자체의 계획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셈이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단체장들의 사업이 중앙과 중복·유사되는 경우도 있지만, 중앙정부가 단체장들의 자치권을 인정하고 협의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면서 “축제의 경우도, 무조건 낭비로 볼 것이 아니라 지방 특색에 맞는 축제에 대해 중앙정부는 큰 틀에서의 역할을 하고 세세하고 되고 안되고의 문제까지 거론, 개입하는 것은 지방자치시대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봉명동 시대 가고 '옥산 시대' 온다… 청주 농수산물 시장의 화려한 변신
  2. 전광석화처럼 뚫린 대전 숙원사업… 멈춘 현안들 속도전
  3. 내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첫 주는 출생년도 끝자리 요일제 적용
  4. 세종교육감 2차례 여론조사… 단일화 효과 반영되나
  5. 한밭대 우주국방첨단융합학과, 미래 안보·우주 인재 양성
  1. 출연연 공통행정 반대 목소리 잇달아 "중앙집중 통제 수단 변질"
  2.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3. "부동층 잡아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세 결집 표심 쟁탈전
  4. [주말 사건사고] 4월 마지막 주말, 화재로 인명·재산피해 잇따라
  5. 지난해 둔산·탄방 엘리베이터 나흘에 한번씩 멈췄다

헤드라인 뉴스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최대격전지이자 민심 바로미터인 충청 민심 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지역 현안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충청의 표를 애걸한다. 광역교통망 구축과 국가사업 유치, 대전교도소 이전, 원도심 활성화, 청년 유출 대응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여러 국정 현안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지역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주요 현안 상당수가 이처럼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충청의 명운이 달린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27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찾은 대전 중구 오류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은 각종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지만, 한쪽에 마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창구는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때와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긴 대기줄과 혼잡은 보이지 않았고, 조용히 신청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민들만 오갔다. 이날 창구에서 신청을 마친 차상위계층 오 모(70) 씨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오 씨는 지원금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우리 같은 영세한 사람들은 이럴 때 한번 기분 내는 거지"라면서 "지인들과 맛있는 걸 사 먹을 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나누거나 배달음식을 여러 사람이 소분하는 음식 나눔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창고형 대형마트 등에서 구매한 물품을 서로 나누는 형식은 자주 목격됐으나, 고물가 장기화에 일반 대형마트와 배달음식을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모임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27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과 SNS 등에는 대형마트부터 배달음식까지 다양한 분야의 소분 모임이 형성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구매한 상품을 N분의 1하는 형식의 소분 모임이 중심이다. 설명 글에는 "각종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