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공유 네트워크' 함께 나누는 도시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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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공유 네트워크' 함께 나누는 도시를 만듭니다

  • 승인 2017-01-01 11:16
  • 신문게재 2017-01-02 30면
  • 임묵 대전시 도시재생본부장임묵 대전시 도시재생본부장
▲ 임묵 대전시 도시재생본부장
▲ 임묵 대전시 도시재생본부장
얼마 전 깔끔하고 세련된 탁상용 달력을 받고 책상에 넣어두었는데 최근 다시 탁상용 캘린더를 받아서 1개가 남게 되었다. 연말이 되면 평소에 정리정돈을 안하는 사람도 한 해 동안 사용했던 수첩 등 물건을 정리하게 된다. 책상서랍을 정리하다 보니 언제부터 있었는지 기억조차 없는 물건들이 발견되고 어떤 것들은 포장도 뜯지 않은 새 것들도 있어서 잠시 처리를 고민하다 내가 안쓰는 물건을 직원들과 함께 나누는 공유플리마켓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직원들도 집에 그런 물건들이 있다며 환영하였다.

공유란 한 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업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 방식을 의미하며, 물건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대여해주고 차용해 쓰는 점유의 개념으로 인식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에서의 삶은 도시 인프라를 함께 사용하는 공유를 전제로 한다. 최근까지 도시는 도로, 공원, 대중교통 등 1차적 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하드웨어적 기반을 구축하는 데 집중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네트워크와 정보 공유를 통해 기존 인프라를 연결하여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 필요할 경우 건물을 신축하기보다는 유휴 건물과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고 자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접근성과 활용성을 높여야 한다.

공유네트워크는 자본 등 자원이 부족한 청년층에 더욱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청년들은 독립된 사무실 마련하기 보다는 협업공간을 조성하여 함께 일하며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한남대학교 앞에 위치한 청년 협업공간 콜라보에어(前 스터디팩토리)는 2015년 오픈하여 현재는 10개의 기업이 입주했고, 마이스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콜라보에어의 이주연 대표는 '함께 가야 멀리 간다'라는 명언을 모토로 공유에 대한 철학과 문화를 함께 고민하였기 때문에 공유공간을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말하며 더 높은 비상을 꿈꾸고 있다.

유성구 어은동에는 공유를 실천하는 청년들이 모여 있는 공유시범마을이 있다.

이곳에서 학교를 다녔던 청년들은 각자 자기의 일을 하면서도 함께 미래의 꿈을 키워가길 원했고 일단 공간을 마련해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하고 공동 작업실이자 커뮤니티 공간인 벌집(BIRLZIP)을 만들었다. 함께했던 벌집 멤버들은 프로젝트나 창업을 하면서 스스로 새로운 파트너로 분화했는데 집을 함께 공유하는 셰어하우스 꿈꿀통, 음식점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주방을 빌려주는 공유주방 비밀, 시민들의 책도 전시하고 읽을 수 있는 공유서가 유어왓츄리드(You are what you read) 등이 바로 그들이다.

2016년에는 대전시 공유시범마을 사업에 선정되었고, 청년들은 상인들과 손을 잡고 어은동을 오래살고 싶은 곳, 많은 사람이 찾는 곳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심층 인터뷰, 반상회를 하며 함께 고민하고 토론한 결과 어은동 상권을 '비스토어'로 브랜드화 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유 주차표지판과 안녕가게 표지판도 제작하고 손님과 가게의 안녕을 기원하는 인사운동을 추진 중이다.

어은동은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방문이 이어졌고 투어프로그램인 비파크투어를 개발하고, 홈페이지, 공유지도를 만드는 등 공유라는 문화를 대표하는 명소가 되었다. 가진 것은 적지만 함께 나눈다는 생각으로 모인 청년들은 공유를 통해 난로를 하나씩 품은 것처럼 따뜻한 겨울이 될 것이다.

2017년에는 대전 시민이 공간, 물건과 같은 유형의 자산과 신뢰, 협력, 참여, 소통과 같은 무형의 가치를 서로 공유하는 관계망인 공유네트워크가 더욱 촘촘해지고 견고해지길 기대한다.

임묵 대전시 도시재생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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