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원칙과 화합, 문재인과 안희정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원칙과 화합, 문재인과 안희정

  • 승인 2017-02-22 15:25
  • 신문게재 2017-02-22 3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 정치부 송익준 기자
▲ 정치부 송익준 기자
원칙과 화합. 참 좋은 말이다. 원칙을 지키면서 화합하는 사회, 멋지지 않은가.

그런데 두 단어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부러질지언정 휘지 않는 대나무가 다양한 생명체가 어울려 사는 바다에 서있는 느낌이랄까.

정치판으로 시선을 돌려본다. 원칙하면 문재인, 화합하면 안희정이 떠오른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보인다. 항상 원칙을 강조하고 지키려고 노력한다. 청와대 민정수석 재임 당시 동창회에 한 번도 나가지 않은 일화는 유명하다.

사람들은 문재인을 ‘고구마’로 비유한다. 문재인으로부터 고구마를 먹었을 때의 ‘답답함’을 느껴서다. 그만큼 문재인은 원칙주의자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화합을 부르짖는다. 분열 대신 통합을, 복수보단 사랑을 외친다. 정치·경제·외교·안보 전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전임 대통령들의 경제정책을 계승하겠다거나 새누리당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대연정 구상도 내놓았다. 그가 내놓는 발언 하나하나엔 화합이 녹아있다. 안희정을 ‘화합주의자’로 부르고 싶을 정도다.

최근 두 사람이 맞붙었다. 안 지사의 ‘선한 의지’ 발언을 두고서다. “이명박·박근혜 대통령도 선한 의지로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다”는 그의 말은 논란을 일으켰다. 문 전 대표는 “분노 없이 어떻게 정의를 세우냐”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정의의 마무리는 사랑”이라며 받아쳤다. 원칙과 화합의 가치가 정면충돌한 모습이다.

양 측 지지자 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 건전한 비판을 주고받는 듯하더니 ‘문빠’니 ‘안빠’니 감정적 충돌을 빚기 시작했다. 사실 문재인과 안희정은 뿌리가 같다. 두 사람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는 한 뿌리에서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이 지키고자 했던 정신은 원칙과 화합이었다. 지금 보면 문재인은 노무현의 원칙을, 안희정은 노무현의 화합을 발전시킨 것 같다. 그리고 그 둘의 원칙과 화합이 부딪치고 있다.

물론 어느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긴 어렵다. 다만 함께 지키고 조화롭게 발전시킬 정신임은 틀림없다. 두 사람의 가치 대결이 기대되는 이유기도 하다. 문재인과 안희정은 원칙을 지키면서 화합하는 사회를 만들어 낼 것인가.

푸른 대양 한복판에 대나무가 곧게 서있는 사회를 꿈꿔본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봉명동 시대 가고 '옥산 시대' 온다… 청주 농수산물 시장의 화려한 변신
  2. 전광석화처럼 뚫린 대전 숙원사업… 멈춘 현안들 속도전
  3. 내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첫 주는 출생년도 끝자리 요일제 적용
  4. 세종교육감 2차례 여론조사… 단일화 효과 반영되나
  5. 한밭대 우주국방첨단융합학과, 미래 안보·우주 인재 양성
  1. 출연연 공통행정 반대 목소리 잇달아 "중앙집중 통제 수단 변질"
  2.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3. [주말 사건사고] 4월 마지막 주말, 화재로 인명·재산피해 잇따라
  4. "부동층 잡아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세 결집 표심 쟁탈전
  5. 지난해 둔산·탄방 엘리베이터 나흘에 한번씩 멈췄다

헤드라인 뉴스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최대격전지이자 민심 바로미터인 충청 민심 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지역 현안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충청의 표를 애걸한다. 광역교통망 구축과 국가사업 유치, 대전교도소 이전, 원도심 활성화, 청년 유출 대응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여러 국정 현안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지역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주요 현안 상당수가 이처럼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충청의 명운이 달린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27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찾은 대전 중구 오류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은 각종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지만, 한쪽에 마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창구는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때와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긴 대기줄과 혼잡은 보이지 않았고, 조용히 신청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민들만 오갔다. 이날 창구에서 신청을 마친 차상위계층 오 모(70) 씨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오 씨는 지원금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우리 같은 영세한 사람들은 이럴 때 한번 기분 내는 거지"라면서 "지인들과 맛있는 걸 사 먹을 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나누거나 배달음식을 여러 사람이 소분하는 음식 나눔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창고형 대형마트 등에서 구매한 물품을 서로 나누는 형식은 자주 목격됐으나, 고물가 장기화에 일반 대형마트와 배달음식을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모임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27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과 SNS 등에는 대형마트부터 배달음식까지 다양한 분야의 소분 모임이 형성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구매한 상품을 N분의 1하는 형식의 소분 모임이 중심이다. 설명 글에는 "각종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