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봄의 이면, 화마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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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봄의 이면, 화마의 악몽

  • 승인 2017-03-21 15:00
  • 신문게재 2017-03-22 3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 이해미 경제과학부 기자
▲ 이해미 경제과학부 기자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화마(火魔) 소식은 국민들의 가슴까지 새까맣게 타들어가게 한다. 봄꽃이 하나둘 망울을 터뜨리는 봄, 하지만 봄의 이면에는 언제나 화마가 잠들어 있다.

22시간 만에 진화된 강릉 옥계 산불, 6억 5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 다행히도 두 화재 모두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불씨가 집어삼킨 3월의 끔찍한 악몽이었다.

올해는 유독 산불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3월1일부터 19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147건. 가장 많은 산불이 발생했던 2002년 151건에 육박하는 수치다. 건조특보가 18일째 지속되고 있고 언제든 산불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 관계 당국은 24시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림청은 지난 15일부터 4월20일까지 ‘대형산불 특별대책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또 20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해 산불 예방을 위한 국민적인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산림청은 매년 봄철이면 산불진화 헬기 골든타임제 운영과 24시간 비상대책반, GPS 시스템을 활용한 산불 초동신고까지 실로 체계적인 대응으로 봄철 산불과 맞서는 최일선의 파수꾼들이다.

문제는 국민 개개인의 ‘안전의식’이다.

최근 발생한 산불 가운데 쓰레기 소각과 논밭 태우기에서 번진 불이 대형화재가 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봄철 소각은 정부차원에서 단속하고 있는 사안이지만, 소각문제로 발생한 화재는 오히려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단적인 예지만 이 문제 하나만으로도 국민의 안전의식은 여전히 제로 수준에서 성장하지 못했음을 진단할 수 있다.

지난 2005년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산불로 천년고찰 낙산사가 1000ha가 불탔다. 2013년에는 포항과 울주에서 발생한 도심형 산불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은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20일 대국민 담화에서 "화재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사회재난"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화마가 쓸고 지나간 산 언저리에 다시 싹이 돋기까지는 아주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다.

소래포구 상인들의 타버린 마음에 새살이 돋는 일, 얼마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이해미 경제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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