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개항기 미국인 선교사 랜디스 실물자료 확보

  • 전국
  • 수도권

인천시, 개항기 미국인 선교사 랜디스 실물자료 확보

  • 승인 2017-05-22 15:22
  • 주관철 기자주관철 기자
인천시(시장 유정복)는 22일 작년 10월부터 인천 연수구 청학동 외국인묘지를 인천가족공원으로 이전하던 중, 개항기 미국인 선교사 엘리 랜디스의 무덤에서 십자가 장신구를 발견하고, 이에 따라 인천시립박물관(관장 조우성)이 주한 미국대사관과의 협의를 거쳐 이 유물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외국인묘지는 1883년 인천 개항 이후 국내에 체류하던 외국인들의 묘지로 본래 북성동에 자리하고 있었으나, 광복 후 철도 부지로 사용하게 됨에 따라 연수구 청학동으로 이전했다.

외국인묘지에는 의료 선교사 엘리 랜디스, 인천해관의 우리탕(吳禮當, Woo Li Tang), 세창양행의 헤르만 헨켈, 타운센드 상회의 월터 타운센드 등과 같이 인천과 인연이 깊은 개항기 초기의 외국인들의 묘가 있으며, 인천시의 외국인묘지 이전 사업에 따라 이번에 인천가족공원 내 외국인 묘역으로 이전했다.

의료 선교사 엘리 랜디스(Eli B. Landis, 한국명: 남득시, 1865~1898년)는 미국 펜실베니아주 랭카스터 출신으로 영국성공회 한국 선교 책임자인 코프(Charles J. Corfe, 1943~1921) 주교를 따라 1890년 제물포에 도착한 후, 시약소(施藥所, 약국)를 열어 의료활동을 시작했다.



영국성공회는 1891년 10월 성누가를 기념하는 축일에 현재 내동 성공회교회 자리에 인천 최초의 서양병원인 성누가병원(St. Luke‘s Hospital)을 설립했는데, 랜디스는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선행을 베풂으로써 기쁨을 주는 병원이라는 의미로 ‘낙선시의원(樂善施醫院)’이라는 간판을 따로 붙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민간에서는 ‘의료계의 큰 어른’이라는 뜻으로 그를 ‘약대인(藥大人)’이라 일컬어 칭송했다.

개항 후 1914년 4월 조계 제도가 폐지될 무렵까지 인천 전체 인구의 40%가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인천에서 활동했던 외국인들 실물자료는 지금까지 확인된 바가 없었다.

이에 이번에 발견된 십자가 장신구는 개항기 인천에서 활동한 외국인에 대한 연구자료의 하나로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수습된 십자가 장신구는 그간 잊혀졌던 선교사 엘리 랜디스의 선행을 인천 시민들이 다시 상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향후 개항기 인천에서 활동한 외국인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히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인천시립박물관의 견해다.

십자가 장신구는 청동제로 길이 8cm, 폭 5cm. 장신구 끝에 고리가 달린 것으로 보아 묵주 형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수습 후 시립박물관은 보존처리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흐릿했던 조각과 명문을 정확하게 확인했다. 장신구 앞면은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리스도가 조각되어 있으며, 뒷면은 라틴어 명문(The MISERICORDIA 미세리코르디아, ‘자비’를 의미)이 확인되었다.

주한 미국대사관과의 협의를 통해 인천시 노인정책과와 종합건설본부로부터 이 유물을 인수받은 인천시립박물관은 2020년 개관할 뮤지엄파크 내 신설 ‘개항관’에 이를 전시해 개항기 외국인의 활약상을 기리기로 했으며, 향후 개항기 인천에서 활동한 외국인에 대한 연구·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인천=주관철 기자 jkc052711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장과 국회의원 만남... 현안 해결 한뜻 모을까
  2. 충청권에 최대 200㎜ 물폭탄에 비 피해신고만 200여 건 (종합)
  3. '건물 흔들림' 대전가원학교 교실 복도 곳곳 균열… 현장 본 전문가 의견은
  4. 폭우 피해는 가까스로 피했지만… 배수펌프·모래주머니 시민들 총동원
  5. 대전 대표 이스포츠 3개 팀 창단
  1. [월요논단] 충청권 메가시티를 위한 합리적 교통망에 대한 고찰
  2. 조원휘, "충청권 광역철도망 확충은 국가균형발전과 직결"
  3. 대전과학산업진흥원, 이전 기념식 가져
  4. 대전 동구, '중앙시장 버스전용주차장' 운영
  5. 충청 여야,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강대강 대립… 협력 없이 네 탓만?

헤드라인 뉴스


미카 129호 어떻게 되나… 코레일 `철도기념물 지정` 예정

미카 129호 어떻게 되나… 코레일 '철도기념물 지정' 예정

딘 소장 구출 작전에 투입됐다며 전쟁 영웅으로 알려졌던 '미카형 증기기관차 129호'에 대한 역사적 사실이 뒤바뀌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한 절차가 본격 진행된다. 6·25 전쟁에 투입됐고, 한국 철도 역사에도 큰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국가등록문화유산에 등재됐던 미카 129호가 결국 등록 말소되면서 대전 지역 곳곳에 놓여있는 여러 상징물에 대한 수정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23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미카형 증기기관차 129호가 지난 12일 국가등록문화유산에서 말소됐다. 당시 북한군에 포위된 제24사단장 윌리엄 F. 딘 소장을 구..

벽걸이형 에어컨 냉방속도 제품마다 최대 5분 차이
벽걸이형 에어컨 냉방속도 제품마다 최대 5분 차이

벽걸이형 에어컨의 냉방속도가 제품마다 최대 5분가량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에어컨 설정·실제 온도 간 편차나 소음, 가격, 부가 기능도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벽걸이형 5종인 7평형 에너지소비효율등급 1등급 제품 LG전자(SQ07FS8EES)와 삼성전자(AR80F07D21WT) 각 1종, 6평형 5등급 제품 루컴즈전자(A06T04-W)·캐리어(OARB-0061FAWSD)·하이얼(HSU06QAHIW) 각 1종에 대해 평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냉방속도는 삼성전자 제품이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국힘 충청권 국회의원·당협위원장 “해양수산부 이전 철회하라”
국힘 충청권 국회의원·당협위원장 “해양수산부 이전 철회하라”

국민의힘 소속 충청권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23일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수부 부산 졸속 이전은 충청도민에 대한 심각한 배신행위”라며 “이미 오래전에 국민적 합의가 끝난 행정수도 건설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행정수도 건설은 특정 지역의 유불리와 관계없는 일이다. 헌법 제123조에 명시된 가치인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진행돼온 일이며, 대한민국 전체와 모든 국민을 위한 일”이라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해수부 이전을 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첫 여름김장 봉사 ‘온정 듬뿍’ 대전 첫 여름김장 봉사 ‘온정 듬뿍’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국제유가 상승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국제유가 상승

  • 장맛비에 잠긴 돌다리…‘물이 넘칠 때는 건너지 마세요’ 장맛비에 잠긴 돌다리…‘물이 넘칠 때는 건너지 마세요’

  • 코스피 3000 돌파…3년 6개월 만 코스피 3000 돌파…3년 6개월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