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톡] 함께 잘 사는 법 - 규칙

[공감 톡] 함께 잘 사는 법 - 규칙

  • 승인 2017-07-07 00:01
  • 김소영(태민)김소영(태민)


어느 날 뜻하지 않게 남편에게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아가와 설이라는 유기견을 키우시고 계시죠? 블로그를 통해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SkyPetPark '잘살아보시개‘라는 반려동물&휴먼다큐 프로그램입니다. 아가랑 설이, 포미를 방송에 출연시켰으면 하는데요.”

‘잘살아보시개’는 반려동물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반려인들이라면 한번 쯤 들어본 프로그램일 것이다. 우리도 평소 즐겨보던 프로그램이라 우리 반려견들의 이야기를 TV를 통해 보게 된다니 색다른 추억이 될 것 같아 수락을 하게 되었다.

1시간짜리 프로그램이라 최소 3일에서 5일은 촬영해야 한다고 했다. 우린 꼬박 3일을 찍게 되었다. 두 명의 촬영기사들은 3일 동안 촬영하며 지켜보더니 다른 반려견들에 비해 포미와 설이는 말썽 한 번 부리지 않고 매우 이상적인 반려견이라고 했다. 특별히 키우면서 비결 같은 게 있냐며 물어왔다.

그 답은 바로 어릴 때 지켜야 할 규칙들을 처절히 교육시키는 것이었다.

나는 한 달 동안 오로지 반려견에게만 관심을 가지며 교육을 시켰다. 그렇게 3주에서 한 달 정도이면 어느 정도 교육이 된다. 교육의 내용은 배변훈련과 함께.

첫째, 쇼파와 침대에는 사람이 들어올리기 전에는 스스로 올라오지 못하게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강아지들은 고관절이 약하다. 그래서 수술을 하는 애완견들이 점점 많아지는데 그 수술이 매우 고통스럽고 위험한 큰 수술이기 때문이다.

둘째, 사람이 식사를 할 때는 절대 달라고 매달리지 않게 식사 도중에 먹을 것을 주지 않는다. 이것은 견(犬)주가 지켜야 할 규칙이기도 하고 견주의 식사시간을 방해하지 않고 식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게 한다.

셋째, 현관에서 사람이 나오라고 하기 전에 밖으로 나가거나 집안으로 들어오게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이 현관문을 열자마자 튀어나가 견주가 인지하지 못하게 되면 유기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옆집 개는 현관문만 열리면 자주 나가서 찾느라고 애를 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밖에서 집으로 들어올 때도 더러운 발로 집 안에 바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현관에서 기다렸다가 곧 화장실로 들어가 발을 씻고 집 안으로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 정도의 규칙만 잘 지키게 교육을 시키면 반려견과 견주가 평생 서로에게 아무 문제없이 잘 지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선 한 해에 약 10만 마리의 유기견들이 발생한다고 한다. 하루에 약 273 마리의 유기견이 발생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대부분 어린 강아지가 귀엽고 예뻐서 키우겠다고 무작정 애완견들을 집으로 데리고 온다. 하지만 제대로 배변훈련과 교육을 시키지 못하면 갈수록 불편한 점이 생기고 서로 스트레스가 쌓여 결국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버려지게 되는 것이다.

규칙을 정하는 것은 상대를 억압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함께 하는 동안 서로 잘 지내기 위해서이다.

강아지 한 마리 키우는 것은 아이를 한 명 키우는 것과 매한가지이다.

“이 집 아이들은 사춘기도 없이 말썽 한번 부리지 않고 잘 키운 비법이 뭐야?”
아이들을 키우는 동안 다른 학부모들이 이런 질문을 내게 수시로 했었다.

아이들은 7살 때까지 예의(禮義:사람이 지켜야 할 예절과 의리)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규칙들을 중요히 생각하게 가르쳤다. 많은 것을 함께 하며 하지 말아야 하는 일과 해야 할 일을 구분하게 했고 조금은 엄격한 엄마로서 예의와 규칙을 가르쳤던 것 같다.

이렇게 답하면 다른 엄마들은 “에이, 집의 아이들은 워낙 착하게 태어나서 엄마말을 잘 따랐던 거지 우리집 애들은 별나서 말해도 안들어”라고 한다.

그럴 수도 있다. 우리집 아이 둘과 애완견 두 마리 다 착하게 태어났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잘 따라 주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많은 인류학자들에 의하면 타고 난 성향은 30%에 불과하고 자라는 환경에 의해 사람의 성격이 형성된다고 한다.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사상가 중의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는 인간은 출생 후 5~6년 사이에 성격의 기본 구조가 거의 결정되며, 그 이후는 이러한 성격구조가 정교화 되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만큼 어릴 때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그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고 있다. 그 중에서 부모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한다.

노자의 ‘도덕경’에 보면 ‘아이가 예쁘다고 칭찬하는 모습을 보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아름답다고 알지만, 아이를 가만두는 것만 못하다. 그 모습이 모두 선하다고 알지만, 이것은 선하지 못한 행동이다.’ 라고 하였다.

이 말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부모의 행동 하나하나가 말 없는 가르침이 된다는 의미인 것이다. 이처럼 성장 시기에 올바른 교육은 동물이나 아이가 얼마나 남들과 어울려서 잘 살아가게 하는가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한다.

나의 반려견이나 아이들이 사람들과 더불어 잘 어울려서 살아가는 모습은 얼마나 흐뭇한 일인가!

3일 동안 조금 힘들었긴 했지만 우리가족이 반려견들과 함께 잘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겨졌길 바란다.

김소영(태민)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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