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아픈 역사의 현장, 도심 명소로 재탄생

  • 정치/행정
  • 대전

[연중기획] 아픈 역사의 현장, 도심 명소로 재탄생

  • 승인 2017-07-24 15:56
  • 신문게재 2017-07-25 13면
  • 강우성 기자강우성 기자
대전시, 옛 형무소 터에 다크 투어리즘 추진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구금, 한국전쟁엔 아픈 역사의 현장




대전시 중구 중촌동에 위치한 형무소 터.

지난 1919년 5월 1일 개소했을 때는 그 해 3·1운동에 참가한 한국인들을 수감하기 위해 만든 감옥 중 하나였다.

일제는 철도 개통으로 전국 어디에서나 수인들을 수송할 수 있는 편리함을 갖췄다는 이유로 대전을 선택, 총독부령으로 대전감옥을 만들었다.

4년 뒤인 1923년 교도소였던 명칭은 대전형무소로 이름을 바꿔졌고, 수많은 독립지사들을 가뒀다.

애초부터 건립의 취지가 독립운동가와 사상가를 수용하기 위한 것이었던 만큼, 형무소에는 중구금시설도 갖췄고, 내부에서의 탈출을 막기 위해 이중벽이 둘러졌다.

붉은 담벼락만 아니라 일제는 혹시나 모를 탈옥에 대비해 망루도 세웠다.

1939년에는 시설이 확장돼 2400여 명에 이르는 독립운동가가 구금됐고, 이 가운데 도산 안창호 선생을 비롯해 여운형, 김창숙 등도 옥고를 치뤘다.

대전형무소는 광복 이후에도 존립했다. 한국전쟁 당시인 1950년 7월 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1800여 명이 산내면 골령골(동구 낭월동의 옛 지명)에 끌려가 학살됐다.

같은해 9월엔 연합군에 밀려 패퇴하던 북한군에 의해 1300여 명의 양민 등 6000여 명이 무참하게 죽임을 당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우물에 생매장당한 이도 있었고, 대부분의 시신이 여러 곳에 가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1961년 형무소는 재차 교도소로 개칭됐으며, 84년 유성구 대정동으로 이전하기까지 유지됐다.

아파트 단지와 인접해 있고, 일부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 악용되는 등 현재는 흉물이라는 비난도 받는 시설이지만, 민족의 아픈 역사와 기억해야할 유산이란 얘기다.

대전시가 이런 대전형무소 터를 주목하고 나섰다.

비극적인 장소지만, 역사를 되짚어 교훈을 얻는 역사공원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즉, 형무소 터를 통해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과 나라사랑의 참된 뜻을 유지시키도록 하자는 취지다.

우선, 시는 형무소 망루 앞에 안창호와 여운형의 전신 동상을 설치한 포토전을 조성할 방침이다. 우물과 120년 수령 추정의 왕버들나무 주변을 정비하고 옛 형무소 정문을 재현해 배치하는 구상도 세웠다. 흔적만이 아닌 형무소 모습을 일부나마 복원한다는 의미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민주화운동기에 이르기까지 한국 근현대사를 통틀어 시대별로 형무소에 얽혀 있는 수감인물과 발생한 역사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도 개발, 스토리 월에 소개할 계획이다.

여기에 시티투어 버스를 활용, 형무소 터와 국립대전현충원, 거룩한 말씀의 수녀성당, 옛 충남도청, 산내 골령골 등을 잇는 관광코스도 마련키로 했다.

이른바 ‘대전판 다크 투어리즘’이다.

시는 문화재 형상변경 심의 및 콘텐츠 관련 저작권 사용 추진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다만, 인근 주민들과 공존 여부가 향후 사업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앞서 시가 지난 4월 형무소 터를 역사공원화하기 위한 계획을 밝혔을 때도 일부에서는 시설 존치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은 바 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봉명동 시대 가고 '옥산 시대' 온다… 청주 농수산물 시장의 화려한 변신
  2. 전광석화처럼 뚫린 대전 숙원사업… 멈춘 현안들 속도전
  3. 내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첫 주는 출생년도 끝자리 요일제 적용
  4. 세종교육감 2차례 여론조사… 단일화 효과 반영되나
  5. 한밭대 우주국방첨단융합학과, 미래 안보·우주 인재 양성
  1. 출연연 공통행정 반대 목소리 잇달아 "중앙집중 통제 수단 변질"
  2.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3. "부동층 잡아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세 결집 표심 쟁탈전
  4. [주말 사건사고] 4월 마지막 주말, 화재로 인명·재산피해 잇따라
  5. 지난해 둔산·탄방 엘리베이터 나흘에 한번씩 멈췄다

헤드라인 뉴스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최대격전지이자 민심 바로미터인 충청 민심 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지역 현안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충청의 표를 애걸한다. 광역교통망 구축과 국가사업 유치, 대전교도소 이전, 원도심 활성화, 청년 유출 대응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여러 국정 현안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지역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주요 현안 상당수가 이처럼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충청의 명운이 달린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27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찾은 대전 중구 오류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은 각종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지만, 한쪽에 마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창구는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때와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긴 대기줄과 혼잡은 보이지 않았고, 조용히 신청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민들만 오갔다. 이날 창구에서 신청을 마친 차상위계층 오 모(70) 씨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오 씨는 지원금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우리 같은 영세한 사람들은 이럴 때 한번 기분 내는 거지"라면서 "지인들과 맛있는 걸 사 먹을 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나누거나 배달음식을 여러 사람이 소분하는 음식 나눔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창고형 대형마트 등에서 구매한 물품을 서로 나누는 형식은 자주 목격됐으나, 고물가 장기화에 일반 대형마트와 배달음식을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모임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27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과 SNS 등에는 대형마트부터 배달음식까지 다양한 분야의 소분 모임이 형성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구매한 상품을 N분의 1하는 형식의 소분 모임이 중심이다. 설명 글에는 "각종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